세계가 놀란 한국산 토종
  • 김연수 (생태사진가) ()
  • 승인 2009.07.28 22:34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05년 5월, 영국의 과학전문지 <네이처(Nature)>에 허파 없는 미주도룡뇽과 비슷한 이끼도룡뇽(학명: 카르세니아 코레아나)이 한국에 서식하고 있다는 사실이 발표되자 전세계 생물학계가 흥분했다.

 ‘한국바위틈 도룡뇽’이라고도 하는 이 도룡뇽은 허파 호흡을 하는 아시아 도룡뇽과는 전혀 다른 혀, 발목, 두개골을 가졌고 특히 허파 없이 피부 호흡을 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끼도룡뇽은 2003년 대전시 장태산에서 미국인 과학교사 스티븐 카슨 씨가 우연히 발견했다. 세계적인 도룡뇽 전문가인 미국 버클리 대학의 데이비드 W. 웨이크 박사가 이를 심층 연구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이끼도룡뇽과 가까운 친척이 태평양 북서쪽에 서식하는데, 어떻게 한국에서 그것도 대전 이외의 전북, 충북 등 다른 곳에서 계속 발견되고 있는가?

웨이크 박사는 기존의 진화론의 신비와 판구조론, 양서류의 유전학을 새롭게 조명해야 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며 한반도와 인접한 중국의 산둥 지방에서도 이끼도룡뇽을 찾고 있다.

2006년부터 이끼도룡뇽의 서식지를 찾아다니며 집중 연구하고 있는 양서파충류연구가 김현태씨(서산중앙고 교사)는, 이끼도룡뇽의 주된 서식지가 낙엽층 속이고 낙엽과 비슷한 보호색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끼도룡뇽보다는 ‘낙엽도룡뇽’이 더 적합한 이름이라고 말한다.

양서류인 도룡뇽은 환경부 보호종이지만 이들에 대한 연구는 아직 미미하다. 깨끗한 물에 서식하는 것으로만 알려진 도룡뇽들은 실제로는 대부분 물 밖에서 생활한다. 산란기와 알에서 유생할 때까지의 기간만 물속에서 생활한다. 특히 이끼도룡뇽은 물과는 거리가 멀다. 산란도 낙엽 속에다 하며, 유생 과정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김교사의 관찰에 의하면 이끼도룡뇽은 어미 뱃속에서 알이 성장하며 알 속에서 유생 과정을 거쳐 살모사처럼 새끼 상태로 뱃속에서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의 연구관찰이 끝나는 9월이면 베일에 싸인 이끼도룡뇽의 유생 과정이 밝혀질 것 같다.

이끼도룡뇽이 다른 도룡뇽들과 구별되는 특징은 개구리처럼 혀를 길게 뻗어 먹이 사냥을 한다는 것이다. 왕관과 같은 발가락과 원통형의 꼬리, 그리고 낙엽과 비슷한 몸 색깔, 납작한 주둥이가 특징이며, 점프를 하는 능력도 지녔다. 다른 도룡뇽처럼 야행성이며, 작은 곤충의 애벌레, 실지렁이, 개미 등을 잡아먹는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