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율 앞세운 CG 작업
  • 반도헌 (bani001@sisapress.com)
  • 승인 2009.08.04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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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K필름 제공
영화 <해운대> 제작진은 대형 쓰나미를 시각적으로 구현해내는 데 성공했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물 CG(컴퓨터그래픽)가 고난이도 작업이고, 대낮을 배경으로 하면 어려움이 더 크다는 것을 감안하면 완성도가 제법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시각 효과는 <해운대>를 성공하게 만든 밑거름이 되었다. 제작비 절반을 투입하고, 언론 시사회 직전까지도 CG를 다듬었던 제작진의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이다.

<해운대>가 성공한 것은 한국 CG업계가 한 단계 도약했음을 의미한다. CG업계는 시각 효과를 앞세운 영화와 함께 성장한다. 뉴질랜드 웨타 스튜디오만 보아도 그렇다. 이 업체는 영화 <반지의 제왕>이 세계적인 성공을 거두면서 할리우드 굴지 CG업체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한국 CG업계도 시각 효과 비중이 높은 블록버스터와 함께 발전했다. 문제는 대부분이 실패작이었다는 점이다. <청연> <중천> 등은 CG 완성도에서 훌륭하다고 평가되었지만 흥행에서는 참패했다. 한국형 블록버스터의 연이은 실패는 한국 CG업계가 나래를 펼칠 자리를 점점 좁혀왔다. 이런 상황에서 <해운대>가 반전의 계기를 만들었다. <해운대>가 거둔 성과는 앞으로 제작될 <로보트 태권브이> 같은 작품에 대한 기대로 이어지고 있다.

국내 CG 기술은 효율성이 높다. 미국 폴리곤엔터테인먼트와의 공동 작업을 통해 <해운대>라는 성과물을 만들어낸 모팩스튜디오의 장성호 대표는 “창의적인 면과 기술적인 면을 절대치로 보면 할리우드 수준과 아직 차이가 있다. 그러나 국내 업체의 강점은 효율성에 있다. 조건 대비 완성도를 뽑아내는 것에는 자신 있다. <해운대> 작업을 통해서 우리 작업 체계의 효율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만, 시스템 인프라 구축이라는 측면에서 뒤지는 것이 아쉽다. 지금까지 쌓아놓은 경험에 인프라까지 따라준다면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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