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아이돌’ 과거를 말해봐
  • 반도헌 (bani001@sisapress.com)
  • 승인 2009.08.10 18:2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타 아이돌’ 과거를 말해봐이돌 그룹 한 팀이 탄생하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치게 될까. 우선 수많은 연습생이 필요하다. 이들은 더 많은 연예인 지망생 중에서 오디션을 통해 자질을 인정받아 선발된 재목들이다. 연습생 중에서 치열한 경쟁을 거쳐 살아남은 소수만이 데뷔라는 단맛을 경험하게 된다. 단맛도 잠깐, 많은 아이돌 그룹이 데뷔와 함께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진다.

아이돌 그룹이 만들어지는 전 과정을 관장하고 있는 것이 거대 기획사이다. SM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가 대표적이다. 아이돌 그룹으로 대변되는 국내 대중음악계는 이들이 3등분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거대 기획사는 스타 아이돌 그룹을 만들어내기 위해 막대한 투자를 한다. 연습생 단계에서부터 노래, 안무, 작곡, 외국어, 상식, 말하기 등 스타가 되기 위한 각종 교육을 전담한다. 연습생들에게 기획사는 기숙학교와 다름없다. 빅뱅이 한 광고에서 “친구들이 대학생이 될 때 우리는 연습생이 되었다”라고 한 말은 연습생과 기획사의 관계를 잘 대변해 준다.

동방신기 사태에서 가장 쟁점이 되고 있는 부분인 장기 계약 문제는 여기서 나온다. 그룹 하나를 탄생시키기 위해 막대한 자금을 쏟아 부은 기획사로서는 수익을 얻기 위해 장기간의 계약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아이돌 그룹 대부분이 최소 5년에서 13년까지 장기 계약에 묶여 있다. 만약 법원에서 아이돌 그룹의 장기 계약이 부당하다는 판결이 나온다면 거대 기획사들이 지금까지 쌓아올린 시스템에 붕괴를 가져올 수 있다. 1인당 수억 원 이상을 투자하는 지금의 방식으로는 수익을 얻을 수 없는 구조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기획사들이 SM과 동방신기 멤버 간의 분쟁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래도 아이돌 그룹을 만들어내는 거대 기획사들이 쉽게 사라질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음악평론가 성시권씨는 “이번 판결 여부에 따라 기획사들이 타격을 입을 수도 있겠지만, 기획사들을 통해 새로운 아이돌 그룹들은 계속 만들어질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