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님의 힘은 아직 살아 있다
  • 안성모 (asm@sisapress.com)
  • 승인 2009.08.18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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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득 의원, 대통령에게 가장 영향력 큰 인사로 꼽혀

ⓒ시사저널 이종현
현재 이명박 대통령에게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는 인사는 누구일까. 1위는 이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25.6%)이 차지했다. 이의원은 정권 출범 때부터 권력의 실세로 부각되었다. 각종 인사에 ‘형님 인맥’이 중용되면서 ‘만사형통(萬事兄通)’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지난 4월 재·보궐 선거 이후 ‘정치 2선 후퇴’를 공식적으로 선언했지만, 전문가들은 여전히 대통령에 대한 영향력이 큰 것으로 보았다.

이는 노무현 정권 때와 다른 양상이다. 노 전 대통령 재임 시절에는 차기 대권 주자나 청와대 핵심 참모가 가장 영향력이 큰 인사로 꼽혔다. 2004년에는 당시 여권의 유력 주자로 대권 수업 중이던 정동영 통일부장관이 1위에 올랐다. 이듬해부터 2년간은 대통령을 지근에서 보좌한 문재인 청와대 민정수석과 이병완 청와대 비서실장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6인회’ 멤버들도 상위권 포진

여권의 유력한 대권 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는 18.4%로 2위에 올랐다. 한나라당 대선 후보 자리를 놓고 지난 2007년 경쟁을 펼쳤던 박 전 대표는 그동안 이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면서 영향력을 과시해왔다. 최근 들어 이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유럽 방문을 결정하는 등 관계 변화 가능성이 조심스레 점쳐지고 있다.
이상득 의원과 함께 이른바 ‘6인회’ 멤버들이 3~5위에 나란히 이름을 올리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친이(친이명박)계’의 좌장격으로 정계 복귀를 준비 중인 이재오 전 한나라당 최고위원이 13.9%로 3위를 차지했고, 원로 그룹을 대표하는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7.4%)과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5.6%)가 그 뒤를 이었다.

청와대 인사 중에서는 정정길 대통령 비서실장이 4.2%로 6위, 야권 인사로는 2.5%를 얻은 정세균 민주당 대표가 7위로 유일하게 10위권 내에 들었다. 한나라당 지도부에서는 안상수 원내대표(2%)가 공동 8위, 정몽준 최고위원(1.8%)이 10위에 각각 올랐다. 영부인 김윤옥 여사는 공동 8위이다.

그외에도 한승수 국무총리,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 류우익 전 대통령 비서실장, 박형준 청와대 홍보기획관 등 정부 및 청와대 핵심 인사와 정두언 의원, 김형오 국회의장,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 등 국회 인사가 20위권에 들었다. 경제인 중에서는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15위)이 유일했으며, 이대통령이 다니는 소망교회의 김지철·곽선희 목사가 영향력 20위 내에 이름을 올렸다는 점도 이채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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