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이벤트성 선교 단체 때문에 전체가 위험에 빠진다”
  • 정락인 (freedom@sisapress.com)
  • 승인 2009.09.15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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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이만석 이란인교회 목사

ⓒ시사저널 이종현


이만석 이란인교회 목사(56)는 지난 1986년 목사 안수를 받자마자 자비를 들여 이란으로 선교를 떠났다. 2004년에 추방당할 때까지 꼬박 18년을 그곳에서 지냈다. 국내로 추방당한 후에는 이란인들을 대상으로 한 이란인교회를 개척했다. 여전히 선교사인 셈이다. 

이란에서는 왜 추방되었는가?

이슬람 지역에서의 선교 활동은 보안이 생명이다. 나도 보안을 철저히 지키면서 선교를 했는데, 지난 1994년에 이란 목회자들의 연쇄 살인 사건이 있었다. 이란 내 개신교 목회자들이 15명 있었는데, 6개월 사이에 세 명이 살해당했다. 그 사건 이후 순교를 각오하고 이란에 뼈를 묻기로 했다. 그때부터 적극적으로 성경 활동과 찬양 활동을 했다. 그런 와중에 이란 종교성으로부터 추방 명령을 받았다.

정부가 해외 선교 활동을 제한하려고 하자 반발이 심하다.

정부가 성급한 것이다. 개인의 양심과 신앙 그리고 여행의 자유를 공권력으로 제한하려는 것은 잘못이다. 미국이 초창기 우리나라에 선교사들을 보낼 때를 생각해보자. 우리나라도 선교사들을 탄압하고 죽였다. 그런 상황에서도 선교를 포기하지 않고 계속 선교사를 보냈기 때문에 우리나라가 세계적인 강국이 될 수 있었다. 

정부는 선교 활동이 재외 국민에게 위협이 된다고 한다.

이슬람은 한국을 친이스라엘로 오해하고 있다. 미국이 기독교 국가이고 한국이 미국을 돕기 때문에 기독교를 돕는 것으로 간주한다. 오해를 푸는 것이 시급하다. 우리가 안티 이슬람도 아니고 개신교 국가도 아닌 중립적이라는 것을 이해시키는 것이 해결책이다.

일부 선교 단체의 선교 방식에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 아닌가?

이슬람 국가의 선교에 대해서는 몇 가지 원칙이 있다. 이벤트성 선교를 피하고, 해당 국가의 법의 테두리를 벗어나지 않으며, 현지인들에게 신뢰를 얻으라는 것이다. 그런데도 어떤 선교 단체는 자기네 세를 과시하기 위해 홍보·이벤트성 선교를 한다. 이런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 때문에 전체가 위험에 빠지는 것이다. 하지 말라고 말리고 충고하는데도 자기네 돈을 가지고 하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

단기 선교에 대한 문제점도 많이 지적된다.

‘단기 선교’라는 용어 자체가 잘못이다. 이것은 엄밀히 따져서 선교라고 볼 수 없다. 이슬람권에서는 단기 선교를 ‘자기네 체제를 전복시키기 위한 행위’라고 본다. 국내에서 선교단을 모집할 때는 ‘단기 선교단’으로 모집하지만 실제 현지 활동은 ‘단기 문화 체험단’이나 ‘조사단’ 개념으로 간다. 현지를 경험하기 위해서 가는 것이지 선교가 아니다. 일부 돌출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현지법을 어기고 선교사들을 욕 먹이고 있는 것이다.

선교 방식의 전환이 필요한 것은 아닌가?

단기 선교를 보낼 때는 교육을 충분하게 시킨다. 현지 경험이 있는 선교사 등을 통해 그 나라의 문화와 에티켓 등을 알려준다. 선교사들이 현지 문화를 무시한다는 경우는 극히 일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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