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으로 파고든 첨단 소재 옷들이 정말 ‘날개’가 된다
  • 김진령 (jy@sisapress.com)
  • 승인 2009.09.22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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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복 소재 스포츠 웨어·항균 속옷·오염 안 되는 양장 등 진화한 의류 줄이어

▲ 서울 용산 아이파크백화점 내 한 등산용품 매장에서 쇼핑객이 기능성 소재 고어텍스로 만든 재킷 등을 고르고 있다. ⓒ시사저널 임영무


첨단 소재를 사용한 의류들의 진화가 눈부시다. 쓰임이 더욱 넓어지고 있다. 과거에 남극이나 에베레스트 등 극한에 도전하는 탐험가나 우주인에 쓰이던 첨단 의류 소재가 이제는 스포츠 웨어나 일상복에서도 사용되고 있다.

인비스타가 만들어내는 라이크라 소재는 뛰어난 신축성으로 아레나나 레노마 같은 수영복 전문 브랜드에서 고급 소재로 쓰이다가 최근에는 청바지나 셔츠의 소재로도 쓰이고 있다. 노스페이스 같은 전문 아웃도어 브랜드는 물론 트루릴리지언처럼 고가 정책을 펴는 패션 청바지 메이커에서도 라이크라 소재를 활용하고 있다.

처음 개발될 때에는 절연 전선과 케이블용으로 쓰였던 고어텍스는 1980년대에는 우주복 재료로 쓰였고 1990년대에는 인공 혈관이나 코 수술, 가슴 성형수술의 재료로 각광받았다. 1990년대 말부터는 아웃도어용 의류 재료로 사랑받고 있다. 버버리, 프라다, 휴고보스 같은 명품 브랜드에서 고어텍스를 소재로 하는 제품을 내놓고 있고 국내에서도 영원무역이나 금강제화, 제일모직 등에서 의류와 신발을 내놓는 등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다.

대표적인 첨단 고기능성 직물 메이커인 쉘러와 고어텍스, 인비스타가 만들어낸 제품은 아웃도어 용품 전문점뿐 아니라 요즘은 패션 의류 매장에서도 태그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첨단 기능성 의류 소재가 어디까지 발전했는지 알아보자.

인비스타   인비스타는 세계에서 가장 큰 합성섬유 및 폴리머 제조 회사 중 하나로 나일론이나 스판덱스·폴리스터 관련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인비스타라는 이름이 낯선 이들도 쿨맥스나 라이크라라는 이름은 들어보았을 것이다.

독특한 4채널 섬유 구조의 쿨맥스는 땀 흡수가 빠르고 빠르게 마르는 ‘흡한속건’ 기능성 원단의 대명사이다. 최근에는 속옷이나 양말, 셔츠 등 거의 모든 의류 제품에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다. 쿨맥스는 원사 함유율에 따라 익스트림, 액티브, 에브리데이로 나뉜다. 일반적인 레저용 의류에는 쿨맥스 액티브가 가장 많이 쓰인다.

▲ (맨 왼쪽)쿨맥스 에코메이드는 플라스틱 폐기물을 재활용해 만들어낸다. (맨 오른쪽)섬유 자체가 자외선 차단 역할을 하는 쿨맥스 UPF 소재의 의류.

쿨맥스 후레쉬는 쿨맥스에 비활성 은을 기본으로 하는 항균 첨가제를 혼합시켜 항균 효과를 얻고 있는 제품으로 악취 제거 기능과 항균 기능을 겸비한 직물이다. 쿨맥스 시리즈의 최신 제품은 쿨맥스 에코메이드이다. 이 제품의 소재는 재활용품이다. 인비스타는 첨단 가공 기술을 활용해 버려지는 플라스틱 소재의 병을 재활용해 고기능의 폴리에스터 실을 뽑아내고, 이를 가공해 4채널의 흡한속건 기능을 갖춘 쿨맥스 제품으로 되살려낸다. 기능성이라는 미덕 외에도 친환경적 제품이라는 미덕을 갖추고 있는 것이다. 인비스타는, 쿨맥스 에코메이드가 소재의 흡수성과 수분 조절 기능, 염색성, 내구성에서 기존 쿨맥스 제품과 같은 성능을 보였고 백색도 실험에서는 오히려 다른 제품들보다 우수했다고 밝혔다.

인비스타의 또 다른 최신 제품은 X피트라이크라 데님이다. 청바지 소재에 라이크라를 적용한 것이다. 인비스타가 개발한 X피트라이크라 데님 원단은 상하좌우로 당겨도 원상 회복도 매우 잘 되어 디자이너에게는 스타일 디자인에 대한 자유로움을 주고, 소비자에게는 착용감과 실루엣에 대한 만족도를 높여주고 있다. 기존의 데님 소재는 가로로만 늘어났지만 X피트라이크라 데님은 가로 세로 모두 늘어나기 때문에 더욱 다양한 디자인 연출이 가능하고 소재 특성상 워싱 기법도 더욱 다양하게 쓸 수 있어서 실루엣이나 디자인이 더욱 자유로워졌다. 해외에서는 마리떼프랑소와저버나 피오루치, 빨질레리, 트루릴리지언 등의 유명 패션 메이커가 이 소재를 사용한 제품을 내놓고 있다.   

▲ 나노스피어 처리를 한 옷은 오염 물질이나 수분이 쉽게 스며들지 못하고 방울져 흘러내리거나 물로 간단하게 씻긴다. ⓒ쉘러

쉘러  고기능성 직물 메이커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쉘러 스위스는 스위스의 작은 방적공장에서 출발해 지금은 스포츠 의류, 비즈니스 수트, 오토바이 의류 등 거의 모든 의류 분야에 적용되는 첨단 기술을 보유한 직물 메이커로 자리 잡았다. 쉘러의 대표적인 후가공 기술에는 나노스피어, 쓰리엑스드라이(3XDRY), 콜드블랙이 있다.

나노스피어는 나노 기술로 탄생된 방오(防汚) 가공 기술이다. 방오란 오염을 방지해준다는 말로 이 공법으로 처리된 직물의 표면에는 수분과 각종 이물질이 쉽게 스며들지 못하고 방울져 흘러내리거나 물로 간단하게 씻긴다. 이것은 연꽃과 같이 물이 안 묻는 특정 식물의 잎사귀 표면 구조를 모방한 표면 처리 기술 덕이다. 모든 액체는 직물 표면을 따라 방울져 흘러내리고 진흙이나 케첩, 꿀 등의 물질도 소량의 물로 간단하게 씻긴다.

쓰리엑스드라이는 의류의 쾌적감을 극대화시키는 가공 기술이다. 이 공법을 적용하면 겉에서는 수분과 먼지를 튕겨내서 옷이 쉽게 얼룩지는 것을 막아주고 안에서는 습기를 신속하게 흡수해 밖으로 방출시켜주기에 옷이 땀에 젖는 것을 어느 정도 막아준다. 이를 발수 흡한속건이라고 한다. 땀 흡수가 빠르다는 것은 원활한 체온 조절을 통해 쿨링 효과를 준다는 말과 같은 의미이다. 쓰리엑스드라이 직물은 최근에는 침구류에도 쓰일 정도로 부드러움과 쾌적성을 인정받고 있다.

콜드블랙은 후가공 기술로 원단 자체가 자외선 차단, 태양광선 반사 기능을 갖고 있는 직물이다. 옷이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고 있는 셈이다. 이 기술은 어두운 색이 햇빛에 노출되었을 때 직물이 뜨거워지는 현상을 낮춰주고 유해 자외선을 차단해준다. 햇볕이 강한 여름철에는 어두운 색 옷을 입으면 더 뜨거워진다는 이유 때문에 기피하게 된다. 하지만 콜드블랙 직물을 사용하면 한여름에도 어떤 색 옷이라도 입을 수 있을 뿐더러 자외선 차단 지수 30 이상의 화장품을 바른 것과 같은 효과를 얻게 된다.

 고어텍스   아웃도어 의류 분야, 그중에서도 겉감으로 최근에 가장 각광받는 소재는 고어텍스이다. 등산화나 러닝화, 등산용 재킷이나 방한 재킷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쓰인다. 그래서 고어텍스를 사용했다는 태그가 붙어 있는 의류는 고가 의류의 대명사로 여겨지고 있다.

요즘 고어텍스는 이런 전문적이고 무거운(?) 이미지를 벗고 가볍고 패션성이 뛰어난 원단이라는 이미지도 얻고 있다. 요즘같이 춥지도 덥지도 않은 날씨에서 가벼운 나들이 차림에 적합한 소재로는 ‘고어텍스 팩라이트 쉘’이나 고어텍스 소프트 쉘이 적당하다.

고어텍스 소프트 쉘은 춥거나 습한 환경에서 겹쳐 입은 옷의 수를 줄이고 움직임이 자유롭고 싶을 때에 추천할 만하다. 부드럽고 따뜻한 직물로 구성된 이 제품군의 의류는 강한 방수, 방풍, 투습성 등 기존의 고어텍스의 기능은 그대로 갖고 있으면서 부피가 작아 움직임이 자유롭고 편안하다. 고어텍스 소프트 쉘은 고어텍스 멤브레인이 부드러운 외부 직물과 부드러운 양모 또는 플란넬 안감으로 접합되어 있는 삼중 구조이다.

고어텍스 팩라이트 쉘은 도시에서 즐기기 쉬운 자전거나 달리기 등의 가벼운 스포츠에 적합한 소재이다. 고어텍스 특유의 높은 투습성과 강력한 방수, 방풍 기능을 최소한의 무게와 최소한의 부피를 가진 고어텍스 원단으로 구현했다. 멤브레인에 부착된 보호층이 별개의 안감을 불필요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무게가 가볍고 가방에 꾸깃꾸깃하게 넣어도 된다는 점, 유류에 대한 저항력이 강하다는 점도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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