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고 간편한 타이완 ‘넷북’들의 대공습
  • 김정철 | IT칼럼리스트 ()
  • 승인 2009.09.29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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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수스, MSi 이어 에이서 국내 상륙…‘아스파이어 원’은 세계 시장 판매 1위 히트작

▲ 에이서는 지난해 기준 세계 시장 점유율 3위를 차지한 PC업계의 강자이다.

2007년 말, 타이완의 아수스(Asus)라는 회사에서는 아주 작은 크기에 가격은 2백99달러에 불과한 노트북을 내놓았다. 훗날 넷북이라고 불린 이 노트북은 곧 엄청난 히트를 기록했고, 전세계 노트북 시장의 20%를 장악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넷북의 습격에는 타이완 제조사인 아수스, MSi, 에이서가 앞장섰는데 최근 에이서가 국내에 상륙하면서 이제 한국에서도 타이완의 빅 3를 만나볼 수 있게 되었다.  

왜 타이완인가? 컴퓨터 강국은 미국, 일본, 한국이 아닌가?

타이완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는 것이다. 타이완은 전세계 PC의 절반을 생산하고 있고, 노트북 80%를 주문 생산(OEM)하는, PC 산업의 메카나 다름없다. 이런 엄청난 인프라를 바탕으로 타이완의 제조사들은 가격 경쟁력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그들이 만든 넷북은 30만원대의 가격으로도 윈도 XP가 완벽히 작동하고, 웹에 접속하고 문서를 작성하며 음악·영화를 즐길 수 있다. 한국에 수입되는 제품들은 50만~60만원대 제품이 주류를 이룬다.

아수스와 MSi도 그렇지만 에이서는 정말 생소한 회사이다.

노키아도 생소하지만 휴대전화 업계에서 세계 1위 아닌가? 에이서 역시 적어도 PC업계에서는 삼성과 LG보다 더 유명한 회사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세계 시장 점유율 3위를 차지하고 있고, HP와 델을 위협하는 강력한 경쟁자이다. 에이서는 1990년대에 국내에 진출했었으나 사업 부진으로 2001년 국내에서 철수한 아픈 과거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 당시에는 중소업체 정도의 위상을 가졌던 것과는 달리 지금은 글로벌 PC업체로 엄청난 경쟁력을 가지고 돌아왔으니 기대해볼 만하다. 그들이 한국에 출시한 에이서 아스파이어 원(Aspire One 751h)은 세계 넷북 시장에서 1위의 판매를 기록한 놀라운 히트작이다.

넷북은 사실 전부 비슷비슷해서 구분을 할 수가 없다.

맞는 말이다. 인텔 아톰 프로세서를 사용한 넷북들은 대부분 스펙이 동일하다. 단점도 비슷해서 퍼포먼스가 떨어지고 불편한 화면 사이즈를 제공하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저렴한 가격과 가벼운 무게, 오래가는 배터리 덕분에 서브 노트북으로 쓰기에는 그만이다. 특히 업무 시간에 하루 종일 켜놓아도 충전이 필요 없는 8~12시간의 배터리 시간을 제공하는 것이 최고의 장점이다. 

그러면 지금 가진 노트북을 팔고 당장 넷북을 사야 하는가?

넷북은 말 그대로 ‘넷’ 북일 뿐이다. 인터넷에 접속해서 동영상을 보고 게시판에 글을 쓰는 용도라면 추천하지만, 일반 노트북의 작업을 대체하기는 힘들다. 여러 개의 창을 띄우거나 포토샵 같은 무거운 프로그램을 돌리다 보면 가끔씩 다운되는 현상도 접할 것이다. 그럴 때면 작업을 멈추고 상판 디자인이나 감상하며 시간을 때우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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