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도요
  • 김연수 | 생태사진가 ()
  • 승인 2009.09.29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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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부리 매서운 갯벌의 사냥꾼


국민 가수 조용필의 히트곡 중 <마도요>가 있다. 사람들은 <마도요> 노래는 입가에서 흥얼거리지만, 정작 마도요새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마도요는 서식지가 갯벌이고 우리나라에는 봄, 가을에 지나가는 철새이다. 마도요는 갯벌 끝자락에서 물때를 따라 이동하기 때문에 바닷가에 사는 사람일지라도 만조 때나 겨우 볼 수 있다.

마도요는 몸길이가 58cm 정도로 도요새 중에서 가장 큰 편에 속한다. 부리가 특히 길며 아래로 구부러져 있어 멀리서 보아도 눈에 띈다. 13~16cm 정도의 긴 부리는 갯벌 속의 게를 잡기 위해 진화한 것으로 보인다. 농게들이 구멍 속으로 피신해도 마도요의 굽어진 긴 부리에는 속수무책이다. 잡은 게는 앞다리를 잘라내고 통째로 삼켜버린다.

마도요의 고향은 러시아와 중국의 아무르 강 유역이다. 이곳 습지에서 흩어져서 번식한 후 가을이 되면 우리나라 서남 해안으로 집결한다. 우리 갯벌에서 충분한 휴식과 영양을 섭취한 뒤 멀리는 호주까지 겨울을 나러 떠난다. 그곳에서 한겨울을 보낸 뒤 이듬해 봄에 다시 우리 갯벌을 거쳐 번식지로 돌아간다.
지구 온난화의 영향 탓인지 마도요들이 월동지로 떠나지 않고 우리 갯벌에서 겨울을 보내는 사례가 늘고 있다. 특히 충남 서천군 장항읍 유부도 갯벌에 1천여 마리가 넘는 개체가 해마다 월동하고 있다. 그러나 조용필의 노래 가사처럼 이 땅을 찾는 마도요는 먹이를 찾아 바다를 헤매겠지만, 그들을 맞이할 갯벌은 점점 사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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