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잃은 호남 민심 어디로 흘러들까
  • 이건상 ㅣ 전남일보 기자 ()
  • 승인 2009.09.29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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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전북 / 민주당 독주 체제에서 친노·진보정당·무소속 등 다양한 스펙트럼 형성

ⓒ연합뉴스


내년 지방선거는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존재가 사라진 사상 첫 선거이다. 정당과 인물을 떠나 호남에서 ‘김심(金心)’은 당선증과 동일했다. 매번 “이제는 DJ 그늘에서 벗어나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선거 때면 ‘미워도 다시 한 번 DJ당’에 지지를 보냈다. 그런 그가 지금은 떠나고 없다. 따라서 내년 호남 지역 지방선거는 DJ의 공백이 원심력으로 작용하면서 다극 체제의 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출마 예상자들은 일단 정당 지지도가 높은 민주당으로 대거 몰리고 있지만, ‘친노’ 신당의 출범도 예고되어 있어 정치적 스펙트럼은 민주당 외에도 친노, 진보정당, 무소속 등으로 다양해질 전망이다.

박광태 강력한 수성 의지에 ‘친노’ 정찬용 등 상당한 변수 도사리고 있어


박광태 광주시장의 3선 여부가 최대 관심거리이다. 박시장은 2015년 하계 유니버시아드대회를 유치해 3선 교두보를 마련했지만, 김대중·노무현 정부를 거치면서 배출한 거물급 인재풀의 공세도 만만찮은 상황이다. 광주 지역 일부 국회의원들도 민주당 개혁 차원에서 광주시장의 물갈이를 공언하고 있어 박시장의 ‘수성’ 가도에 불편한 기운이 퍼지고 있다. 특히 친노 신당이 공식 출범할 경우 정찬용 전 청와대 인사수석이 대표 주자로 민주당과 박시장의 아성에 도전할 공산이 크다.

민주당 후보군으로는 정동채·양형일 전 의원과 전갑길 광산구청장이 나서고 있다. 또, 현직으로는 강운태 의원을 비롯해 2~3명의 국회의원들이 거론된다. 강의원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시장과 오차범위 내에서 1위를 다투고 있다. 강의원이 공식 출마를 선언할 경우 광주시장 공천 레이스는 전국적인 열전 지역으로 분류될 것으로 보인다. 정 전 의원은 일찌감치 외곽 단체인 사단법인 ‘국제문화도시 교류협회’를 설립하고 이사장으로 활동 중이다. 양 전 의원은 시장 출마를 위해 조선대 교수직을 내던지는 배수진을 쳤다. 전갑길 구청장은 시의원, 국회의원 등 다양한 정치적 경험을 바탕으로 활기 넘치는 광주시정을 약속하고 있다. 정 전 인사수석은 지역 인재 육성을 목표로 출범한 ‘무등사랑’을 통해 다양한 인사들과 접촉하면서 정치적 보폭을 넓혀가고 있다. 정 전 수석은 추석 이후 출마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민주노동당에서는 전남대 총학생회장 출신인 오병윤 당 사무총장이, 진보신당에서는 윤난실 전 광주시의원이 후보 물망에 오르내리고 있다. 기초자치단체에서는 광산구가 가장 뜨거운 관심 지역이다. 현 전갑길 구청장의 시장 출마설로 무주공산이 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무려 11명의 후보자가 문을 두드리고 있다.

▲ 광역·기초 단체장 후보군 (한=한나라당, 민=민주당(친노 진영 포함), 노=민주노동당, 진=진보신당, 무=무소속) ※순서는 정당 순·가나다 순


지방자치 최고의 스타 이석형 함평군수, 박준영 아성 깨뜨릴까


전남도지사의 관전 포인트도 역시 ‘3선 등극’이다. 박준영 지사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잠재적 경쟁 후보들을 여유롭게 물리치며 순항하고 있다. 2010년 F1국제자동차대회와 2012년 여수엑스포, J프로젝트 등 서남 해안 개발 사업이 일정한 성과를 보이면서 주가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암초도 존재한다.

전남도청이 목포권으로 이전한 뒤 여수, 순천, 광양 등 전남 동부권의 민심이 여전히 곱지 않고, 더욱이 여수 출신인 주승용 의원이 도지사 출전 의사를 표명하면서 지역 대결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여기에 전국적인 스타 단체장으로 상종가를 치고 있는 이석형 함평군수가 미래농업과 문화관광을 연계한 매력 있는 전남도를 제시하며 박지사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민주당 전남도당 위원장을 맡고 있는 주승용 의원은 최근 전남 지역 22개 시·군을 순회하면서 사실상 공천 레이스에 들어갔다. 여수엑스포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서는 동부권 인사가 차기 도지사에 적임이라는 논리를 펼치고 있다. 주의원은 9월 정기국회가 마무리 되면 공식적으로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다. 함평 나비축제의 창설자인 이석형 군수는 자타가 공인하는 우리나라 지방자치단체의 스타이자 롤 모델이다. 3선 연임 제한 규정에 묶여 더 이상 군수 직에 출마할 수 없어 오래전부터 도지사 출마가 점쳐졌다. 이군수는 민주당에 복당한 데 이어 전남 지역 사회단체의 초청 강연 형식으로 전남 동부권을 집중적으로 파고 들고 있다. 이군수는 특히 농민 단체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한나라당의 경우 적극적인 인재 영입을 통해 경쟁력 있는 후보를 만들어내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아직 후보군이 떠오르지 않고 있으나, 이만의 환경부장관 등 현 정부 내 호남 출신 관료들의 차출이 예상되고 있다. 지역에서는 김기룡 전남도당 위원장이 거론되고 있다. 진보 진영에서는 이렇다 할 후보 윤곽이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전남 지역 기초단체장 선거는 지연·혈연 등 원시적 수준의 연줄이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어 친민주당 성향의 무소속들이 난립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예전과 달리 유창종 전 전남도 기획관리실장(담양), 정현복 전 광양 부시장(광양), 김양수 전 전남도 자치행정국장(장성) 등의 도 출신 고위 공직자들이 출전 의사를 나타내 지방선거의 열기를 더해주고 있다.

정종득 목포시장, 신정훈 나주시장, 이성웅 광양시장, 황주홍 강진군수, 서삼석 무안군수, 김종식 완도군수 등은 3선에 도전한다. 지난 민선 4기 선거에서 뚜럿한 공적을 남기고도 3선 벽에 막힌 유능한 단체장이 적지 않았던 점을 감안할 때 이들의 귀환 여부 또한 관전 포인트이다.

 

▲ 광역·기초 단체장 후보군 (한=한나라당, 민=민주당(친노 진영 포함), 노=민주노동당, 무=무소속) ※순서는 정당 순·가나다 순


‘친 정동영’ 성향의 ‘무소속 연합’ 돌풍 이어질까


전북 지역은 선거 때마다 민주당 독식 현상이 강한 탓에 지역 정가의 관심은 오로지 민주당 후보군의 움직임과 민주당 공천 가도에서 누가 우위를 점하고 있는지에 쏠렸다. 하지만 지난 4·29 국회의원 재선거를 계기로 묘한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정동영(전주 덕진), 신건(전주 완산 갑), 유성엽(정읍) 국회의원 등 3인이 무소속 벨트로 묶어지면서 이들의 민주당 복당 여부와 그 시기에 따라 전북 지역 지방선거가 커다란 변수를 맞게 된 것이다.

기초단체장 후보군 중 상당수가 정동영을 중심으로 한 무소속 의원을 추종하고 있다. 이들이 민주당에 복당할 경우 공천 과정에서 현직 지역위원장과의 힘겨루기가 불가피한 상황이고, 복당이 무산되면 무소속 대연합을 통해 기초단체장은 물론 광역단체장까지 후보를 내고 민주당과 일전을 불사하는 극단적 상황도 예상된다. 

얼마 전까지 전북지사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사람은 김완주 현 지사 한 명에 불과했다. 현직 프리미엄을 등에 업은 데다 특별한 과오가 없고 당내 뚜렷한 대항마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강봉균 민주당 도당 위원장, 한광옥 민주당 상임고문, 정균환 전 의원의 이름이 심심찮게 나돌고 있다. 추석을 전후해 한광옥·정균환 전 의원 등은 비밀리에 지역 민심을 살피기 위한 행보에 나섰다는 후문이다.

한나라당에서는 전희재 전 행정부지사, 태기표 전 정무부지사가, 진보신당에서는 염경석 도당 위원장의 도지사 출마 가능성이 있으나 아직은 거론되는 단계에 불과하다.

기초단체장의 경우는 14개 시·군 모든 지역에서 민주당과 무소속 간 대결 구도가 예상되는데, 이 역시 정동영-신건 연합의 복당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현 지역위원장과 관계가 매끄럽지 못해 민주당 공천이 어려워 보이는 몇 곳은 벌써부터 무소속 출마 또는 무소속 연합 대열에 합류했다는 소식도 들린다. 득표력이 있는 현역 시장·군수들은 “공천을 보장해달라”라며 지역위원장에게 공공연히 요구하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

▲ 광역·기초 단체장 후보군 (한=한나라당, 민=민주당(친노 진영 포함), 진=진보신당, 무=무소속) ※순서는 정당 순·가나다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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