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싹쓸이’의 추억 서린 곳 야권, 전열 갖춰 ‘탈환’ 벼른다
  • 김지영 (young@sisapress.com)
  • 승인 2009.09.29 18:3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기·인천 / 한나라당, 김문수·안상수 현 지사·시장 ‘수성’ 다짐…야권, ‘스타’ 없어 고민

ⓒKBS


경기도는 인구 1천1백55만명에 유권자 수만 8백50만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큰 선거구이다. 특히 서울시장과 함께 ‘경기도지사=대통령 후보’라는 인식이 강해 전국적인 관심 지역이기도 하다. 그러다 보니 대권을 노리는 여야 중량급 인사들이 벌써부터 물밑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현재 경기지사 출마 예상자로 20여 명이 거론되고 있다. 인천 지역은 지난 2006년 선거에서 한나라당 후보가 광역단체장과 기초단체장을 싹쓸이하다시피 했다. 기초단체장 자리 10곳 가운데 단 한 곳만 무소속 후보가 당선되었을 뿐이다. 당시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으로 여권 표가 분산된 데다 심각한 인물난까지 겹쳐 패인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내년 지방선거에 도전장을 던진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 후보들의 면면이 만만치 않아 한나라당이 고전할 것이라는 게 지역 정가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김문수 지사 재출마하면 여당 후보 교통정리…민주당, 김진표 의원 ‘의욕’


한나라당에서는 김문수 현 지사의 재출마 여부가 가장 큰 변수이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 지지율 면에서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는 김지사가 재선 출마를 선언할 경우 한나라당 후보는 자연스럽게 교통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대권 도전을 노리고 재출마 카드를 접을 경우 당내 후보 경쟁이 상당히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현 시점에서 김지사는 향후 자신의 거취에 대해 특별히 언급하지 않고 있다. 김지사측은 올해 말까지 재출마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참모들 사이에서는 대권 도전과 재출마 여부를 놓고 의견이 분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기 도지사 자리를 노리는 후보자 가운데 4선의 김영선 국회 정무위원장(고양 일산서)이 최근 들어 언론 접촉을 늘려가면서 상당히 의욕적으로 뛰고 있다. 3선의 정병국 의원(양평·가평)과 원유철 도당위원장(평택 갑), 심재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안양 동안 을) 역시 ‘정중동’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4선의 남경필 의원(수원 팔달) 역시 차기 주자로 거론되지만 정작 본인은 손사래를 치고 있다.  2006년 도지사 후보 경선에서 고배를 마신 전재희 보건복지가족부장관의 출마도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김지사의 아성에 맞서 민주당에서는 경제 및 교육부총리를 역임한 김진표 의원(수원 영통)이 가장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3선의 이종걸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장(안양 만안) 역시 당내 경선에 도전할 뜻이 있음을 내비친 상태이다. 4선 중진인 이석현 의원과 정장선 국회 지식경제위원장(평택 을)도 자천타천으로 거론되고 있다. 경기 북부 지역 인사 가운데는 박기춘 도당위원장(남양주 을)이 신발 끈을 조여매고 있다. 대인 관계가 원만한 3선의 김부겸 의원(군포) 역시 출마 여부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후보군에 속한 원혜영 의원(부천 오정)은 김진표 의원과 경복고·서울대 후배여서 한 발짝 뒤로 물러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고양 지역에서 국회의원 배지를 달았던 한명숙 전 총리와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장관의 출마설도 나오고 있으나 경기지사가 아닌 서울시장이나 다른 지역에 출마할 것이라는 관측이 더 우세하다. 

여기에 진보 진영인 민주노동당에서는 안동섭 도당위원장, 진보신당에서는 심상정 전 의원이 유력하게 거명되고 있다.

경기도 기초단체는 현재 한나라당판이다. 2006년 지방선거에서 경기도 기초단체 31곳 가운데 28곳을 한나라당이 석권했다. 내년 선거에서는 지자체 간 통합 문제가 큰 변수로 떠오른 가운데 3선에 도전할 것으로 예상되는 현직 시장만 무려 10명에 달한다.

수원의 경우 3선 도전이 유력한 한나라당 소속 김용서 현 시장의 아성에 맞서 민주당에서는 2006년 선거에서 고배를 마신 염태영 전 청와대 비서관과 이대의 도당 부위원장 등이 다시 도전장을 내밀었으며, 이기우 전 국회의원도 출마 여부를 놓고 저울질하고 있다. 

3선 연임을 선언한 이대엽 성남시장은 지난 2006년 선거에서 맞섰던 변호사 출신인 이재명 민주당 부대변인과의 재격돌이 유력하다. 민주당 김덕배 전 국회의원과 강재홍 교통개발연구원장 등도 3선 도전이 예상되는 강현석 고양시장과의 한판 대결을 벼르고 있다. 

김문원 의정부시장 역시 민주당의 후보로 거명되는 강충구 국회부의장 비서실장이나 조명균 전 청와대 비서관 등과의 ‘일합’에서 이겨야 3선의 고개를 넘을 수 있다.

용인은 단 한 명의 시장도 연임을 허용하지 않은 곳으로, 한나라당 서정석 현 시장은 이정문 전 시장과 우태주 전 도의원 등과 당내 치열한 경합을 벌여야 할 것으로 관측된다.

▲ ▲ 광역·기초단체장 후보군 (한=한나라당, 민=민주당(친노 진영 포함), 친박=친박 연대, 노=민주노동당, 진=진보신당, 무=무소속) ※순서는 정당 순·가나다 순



 
 안상수 시장 3선 성공할지 관심…기초단체장 한나라당 석권은 어려울 듯



한나라당 소속인 안상수 인천시장의 아성에 맞서 예비 출마 후보자로 10여 명이 거명되고 있다. 차기 시장은 ‘2014년 인천 아시아 경기대회’의 성공적인 개최와 구도심 재생 사업 등의 짐을 짊어져야 한다는 것이 대체적인 지역 여론이다.

안시장은 일찌감치 3선 연임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밝힌 상태이다. 현재 추진하는 인천경제자유구역 등 대형 사업을 안정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는 적임자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당내에서는 이윤성 국회부의장(남동 갑)과 박상은 의원(중동·옹진) 등이 도전장을 내밀 태세이다. 이부의장은 인천의 현안을 꾸준히 챙기면서 지역 기반을 다져왔다. 박의원은 대한제당 대표이사와 인천시 정무부시장, 외교부 경제통상 대사 등 다양한 사회 경력을 갖고 있으나 아직 초선 의원이라는 것이 약점이다.

여기에 제물포고 출신으로 경기 김포시를 지역구로 두고 있는 유정복 의원의 이름도 오르내리고 있다. ‘친박계’인 유의원은 박근혜 전 대표의 대권 도전 행보를 도울 것이라며 시장 출마설에 손사래를 치고 있는 상황이다.

설욕을 다짐하는 민주당에서는 전직 국회의원들이 잇따라 도전 의사를 밝히면서 선거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인천시 정무부시장 출신으로 현재 인천시당 위원장을 맡고 있는 유필우 전 의원이 유력하게 거명되고 있다. 여기에 문병호·이기문·이호웅·전 의원 등도 직·간접으로 출마 의사를 밝혔으며, 김교흥 전 의원은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역 국회의원으로는 송영길 최고위원(계양 을)의 출마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송위원은 아직 출마 여부에 대해 가타부타 아무런 말이 없다. 민주노동당에서는 지난 2006년 지방선거에 출마했던 김성진 전 최고위원이 재도전할 뜻을 밝혔다.  

인천 지역 기초단체장 자리는 지난 2006년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안덕수 현 강화군수를 빼고 나머지 아홉 곳 모두를 한나라당 후보가 거머쥐었다. 하지만 내년 지방선거에서는 선거 판세가 크게 바뀔 것으로 보고 있다.

역대 지방선거에서 단 한 번도 ‘재선 구청장’을 허용하지 않았던 남구에서는 이영수 현 구청장이 재선에 처음으로 성공할지 주목된다. 이구청장에 맞서 민주당에서는 이변이 없는 한 박우섭 전 구청장이 재선에 도전할 것으로 관측된다.

부평구는 한나라당 소속 박윤배 구청장이 3선에 성공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하지만 지난 4월 부평 을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민주당 홍영표 후보가 한나라당 이재훈 후보를 압도적인 표차로 누르면서 박구청장의 3선 가도에 ‘빨간불’이 켜졌다.   

한나라당 돌풍이 불었던 지난해 18대 총선에서 계양구는 인천 지역에서 유일하게 민주당 국회의원들(송영길·신학용)이 당선된 지역이다. 이에 민주당 깃발로 출마하려는 예비 후보자들의 움직임이 분주한 반면, 이익진 현 구청장 등 한나라당 출마 예비자들은 잔뜩 긴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서구 지역은 한마디로 ‘군웅할거’의 형국이다. 여당 프리미엄을 갖고 있는 한나라당뿐 아니라 이훈국 현 구청장을 비롯한 민주당 주자들도 대거 뛰어들 태세이다. 특히 지난해 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이구청장과 대결해 3천여 표 차이로 낙선한 강범석 한나라당 인천시당 대변인이 설욕전을 다짐하고 있다.

▲ 광역·기초단체장 후보군 (한=한나라당, 민=민주당(친노 진영 포함), 친박=친박 연대, 노=민주노동당, 진=진보신당, 무=무소속) ※순서는 정당 순·가나다 순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