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에 금박 입히니 ‘블링블링’
  • 김정철 | IT칼럼니스트 ()
  • 승인 2009.10.20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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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 듀퐁·삼성 조르지오 아르마니폰, 금장에 첨단 기능으로 무장하며 소비자들 눈길 유혹

▲ 스카이 듀퐁폰은 커버를 열 때마다 라이터 소리가 난다.

금값이 연일 폭등이다. 달러가 기축통화로서의 위상이 흔들리면서 가치가 낮아지고 있고, 향후 거시 경제가 불확실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서민들에게는 금값이 폭등해도 혜택이 없다. 외환위기 당시에 금 모으기로 집안에 있던 금들을 모두 팔아버렸고, 아이들을 많이 낳지 않기 때문에 돌잔치에서 금반지를 받을 일도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시대에 휴대전화에 과감히 금을 넣은 제품들이 출시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프랑스 유명 명품 브랜드로 에스티 듀퐁이 있다. 이 회사는 명품 라이터로 유명하다. 가격이 비싼 것은 물론이거니와 커버를 열 때 들리는 경쾌한 금속음은 남자들에게 짜릿한 오르가슴을 선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흡연이 죄악으로 취급되는 요즘 시대에 듀퐁의 금속음을 듣는 일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이런 안타까운 현실에 휴대전화 회사가 소매를 걷고 나섰다. 스카이에서 출시한 듀퐁폰(IM-U510S)은 1백37년 전통인 듀퐁 라이터의 모티브를 그대로 따와 디자인한 제품으로 홀드커버를 열 때 들리는 경쾌한 금속음은 듀퐁 라이터의 그것과 80% 이상 흡사하다. 또, 금을 상단에 도금해 자신이 부자라는 것을 누구에게나 알릴 수 있도록 배려했다.

디자인에만 신경 썼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3인치 풀터치 스크린과 지상파 DMB, GPS, 블루투스 그리고 원터치 음악 감상을 지원해, 담뱃불을 붙이는 것 외에는 꺼낼 일이 없는 라이터보다 훨씬 유용하다. 단점이 있다면 금연을 원하는 이라면 이 휴대전화를 사는 순간 금연을 포기해야 한다는 것과 비행기에서 듀퐁폰을 꺼내면 승무원들이 달려들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원터치 음악 감상 지원하는 기능도 있어

LG전자는 지난 2007년 6월, 이탈리아의 유명한 패션 브랜드인 프라다와 제휴한 프라다폰을 내놓았다. 80만원이 넘는 비싼 가격이었지만 고급스러운 디자인과 세계 최초의 풀터치 스크린을 지원해 국내는 물론이고 전세계적으로 크게 인기를 끌었다. 삼성전자는 유럽 전화번호부를 펼쳐 가장 먼저 나온 패션 브랜드인 아르마니(Armani)와 아디다스(Adidas)에게 의뢰해 휴대전화를 만들게 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아르마니폰과 아디다스폰이다. 이 두 전화는 국내에 출시되지 않았었는데 최근 2세대 아르마니폰을 내놓으며 국내에도 드디어 조르지오 아르마니폰(SCH-W820)을 출시했다. 아르마니폰은 풀터치 스크린과 슬라이드 키패드를 갖추고 있고, 5백만 화소의 카메라, 지상파 DMB, 블루투스 등을 갖추고 있다. 물론 이런 기능보다는 금으로 번쩍이는 바디 디자인과 전면에 붙은 ‘Giorgio Armani’라는 글자가 사람들의 눈을 사로잡을 것이다.

아쉬운 점은 있다. 해외판 아르마니폰이 윈도모바일을 지원하는 스마트폰인 것에 반해, 국내에서는 일반 휴대전화라는 것이다. 해외에서는 기능으로 승부하고 국내에서는 브랜드로만 승부하는 것 같아 씁쓸하지만 국내 스마트폰 점유율이 워낙 저조한 것을 감안하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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