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기회…서두르세요” ‘절판’ 마케팅에 속지 마라
  • 송승용 | ㈜희망재무설계 컨설팅 팀장 ()
  • 승인 2009.10.20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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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보험, 가입보다는 유지가 더욱 중요…약관 내용 직접 살펴야

▲ 요즘 30~40대 직장인들은 노후 대비를 위해 연금보험이나 노후예금 등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국민은행 용산 지점에서 한 직장인이 노후 상품 안내 책자를 보고 있다. ⓒ시사저널 임영무

서울 잠실에 사는 30대 후반의 안루미씨는 지난 9월 손해보험사의 연금보험에 가입했다. 비슷한 시기에 여러 보험사에서 전화를 받았는데 다음 달이 되면 연금보험료가 인상되고, 적용되는 금리도 불리해지니까 서둘러 가입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노후가 걱정이었던 안씨는 서둘러 가입을 결정했다. 하지만 연금보험은 장기 상품인 데다 전화로만 급하게 설명을 들었기에 자신의 선택이 잘한 것인지 불안한 생각이 들었다.

몇 달 전 실손의료보험에 이어 최근에는 연금보험 상품에 대한 절판 마케팅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절판 마케팅이란 특정 상품이 더 이상 판매되지 않는다는 것을 강조하며 판매촉진행위(마케팅)를 하는 것을 말한다.

연금 상품에 대해 절판 마케팅이 벌어지는 이유는 늘어나는 평균 수명 때문이다. 보험사들은 평균 수명을 감안할 때 통계청의 자료를 사용하지 않고 경험생명표라는 자체 통계 자료를 사용한다. 경험생명표란 보험 가입자들의 실제 사망 경험치를 바탕으로 만들어지며 보통 3년에 한 번씩 변경된다. 평균 수명이 늘어나면 평생 연금을 지급하는 상품을 파는 보험사들로서는 연금 지급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정기적으로 늘어난 수명이 적용된 새로운 경험생명표를 반영하게 되는 이유이다. 연금보험에 가입하려는 사람들로서는 평균 수명이 더 늘어나기 전에 가입해야 연금 수령액이 줄어드는 것을 피할 수 있다. 따라서 평균 수명이 늘어난 경험생명표가 반영되기 전에 연금에 가입해야 유리하다는 보험사의 마케팅 자체는 잘못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10년 이상 불입할 수 있는 금액이어야

문제는 가입만을 독촉할 뿐 정확한 설명을 제대로 해주지 않거나 안 해주는 데 있다. 연금보험은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에서 모두 가입할 수 있다. 그러나 연금 지급 방식에서는 큰 차이를 보인다. 생명보험사 연금 상품의 경우에는 평생 연금을 지급하는 방식이 가능하나 손해보험사의 경우에는 정해진 기간 동안에만 연금이 지급된다. 따라서 평균 수명이 늘어나더라도 정해진 기간 동안만 연금을 지급하는 손해보험사 상품은 변동 사항이 없다. 결과적으로 안씨의 경우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의 연금 상품이 같다고 생각해서 서둘러 가입하는 실수를 한 셈이다. 적용되는 금리에 대한 설명도 부족했다. 지금 가입하면 1년간은 연 5.1%의 금리가 적용되지만 다음 달에 가입하면 변동금리가 적용되어서 금리 면에서 불리해진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금리는 상승 추세에 있다. 변동금리가 적용되더라도 크게 불리해질 것은 없다는 의미이다.

연금보험은 장기 상품이다. 또한, 보험 상품 특성상 평균 4~5년이 지나야 원금이 회복된다. 무리하게 가입했다가 유지를 못하게 되면 낸 돈도 못 건질 수 있다. 참고로 대다수 생명보험사는 새로운 경험생명표 적용 시기를 11월 이후로 늦추었다. 연금보험에 가입하기에 앞서 꼼꼼히 따져보고 10년 이상 유지가 가능한 금액으로 불입해야 후회가 없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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