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예능 프로그램 쌍두마차 방송 3사 황금 시간대 ‘석권’
  • 반도헌 (bani001@sisapress.com)
  • 승인 2009.10.20 21:54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유재석 이어 강호동이 각각 1, 2위…리얼버라이어티 전성기 이끌어

지상파 방송에서 예능 프로그램 전성시대가 계속되고 있다. 이전까지 드라마를 간판 프로그램으로 내걸었던 방송사들은 잘나가는 예능 프로그램을 확보하기 위해 전쟁을 치르고 있다. 개편 시기가 오면 가장 많이 올려지고 내려지는 것도 예능 프로그램이다. 시청자에게 외면을 받은 예능 프로그램은 한두 달도 못 가서 폐지되기 일쑤이다. 예능 프로그램이 힘을 받으면서 가장 각광받는 것은 프로그램을 책임지는 메인 MC이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성패를 좌우하는 또 다른 축인 포맷의 힘을 무색하게 할 정도로 누구를 메인 MC로 기용하느냐가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유재석과 강호동은 맡는 프로그램마다 성공을 거두면서 최고 주가를 기록하고 있는 방송가의 블루칩이다. 방송 3사를 넘나들며 황금 시간대 예능 프로그램을 모두 장악하고 있다. 유재석·강호동 두 MC의 힘은 연예 부문 차세대 리더 선정에도 영향을 미쳤다. 유재석이 1위, 강호동이 2위를 차지한 것이다.

전혀 다른 스타일로 시청자에게 웃음 줘

▲ : 로 주말 예능을, 로 평일 밤 시간 예능을 주름잡고 있다.

유재석은 모범적인 이미지와 게스트를 배려하는 진행, 어수선한 상황을 말끔하게 정리하는 능력이 돋보이는 진행자이다. 그가 진행하는 MBC <무한도전>과 <놀러와>, SBS <패밀리가 떴다>, KBS <해피투게더>는 동시간대 시청 점유율 최고를 자랑한다. 그중에서 <무한도전>은 유재석을 대표하는 프로그램이다. 고정 MC 여러 명이 등장해 각자 캐릭터를 형성하며 시트콤을 보는 재미를 느끼게 하는 리얼버라이어티 형식을 만들어낸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2인자 박명수, 쩌리짱 정준하, 돌+아이 노홍철, 개그만 빼고 다 잘하는 정형돈 등 개성 강한 진행자들을 잘 추스르며 매번 다른 형식과 아이템을 등장시키는 <무한도전>을 몇 년째 이끌고 있다.

토크쇼 형식의 <놀러와>에서도 게스트를 편안하게 만들어 자기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 있는 분위기를 유도한다. 유재석은 두 프로그램 출연료만으로 지난해 MBC로부터 9억4천3백60만원을 벌어들였다. SBS <패밀리가 떴다>에서는 선량하면서도 만만한 이미지가 통했다. 시골에 사는 노인분들에게 쉴 시간을 주고 농촌 체험을 하는 이 프로그램에서 김수로, 김종국, 이효리 등이 보여주는 강함을 부드러움으로 다독이며 프로그램을 이끌어나간다.

강호동은 유재석과는 정반대 스타일을 지녔다. 씨름선수 출신 특유의 건장한 체격에 정돈되지 않은 언어 구사, 억센 경상도 사투리 억양, 다짜고짜 밀어붙이는 진행이 매력이다. 어찌 보면 안티팬을 양산할 것 같은 특징들이지만 미워할 수 없게 만드는 매력을 지녔다. 강호동이 가진 다듬어지지 않은 날것의 매력이 잘 드러나는 것은 KBS <1박2일>이다. 이 프로그램에서 강호동은 우기기 대장에 때로는 장난스러운 폭력까지 행사한다. 진행자 중 맏형이기에 가능한 것이다.

하지만 일반인을 대할 때 더욱 돋보이는 솔직한 진행은 리얼버라이어티의 신뢰성을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MBC <무릎 팍 도사>에서 게스트를 앞에 두고 직설적인 화법으로 거침없이 쏟아내는 질문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속 시원히 뚫어주기도 한다. 강호동은 가을 개편을 맞아 이승기와 함께 SBS <강심장>을 내놓았다. 20명 가까운 게스트를 불러모아 에피소드를 들어보는 형식이다.  

연예 부문 차세대 리더 세 번째 자리는 배용준이 차지했다. 원조 한류 스타 배용준은 <태왕사신기> 이후 작품 활동이 뜸하지만 여전히 한국 연예계를 움직이는 큰손이고 일본 팬들에게는 영원한 ‘욘사마’이다. 배용준이 최근 펴낸 여행에세이 <한국의 아름다움을 찾아 떠난 여행>은 일본 주간 베스트셀러 2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여행 에세이 펴낸 배용준도 건재

박진영은 프로듀서이자 기획자로서의 능력을 여전히 발휘하고 있다. 그가 내세운 ‘짐승돌’ 2PM은 대표적인 아이돌 그룹으로 성장했고, 원더걸스는 미국 팝 아이돌 조나스 브라더스의 미국 투어에 참여하며 본토 시장에 문을 두드렸다. 박재범 논란으로 2PM이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인기 가수를 만들어내는 능력은 여전하다. 가수와 배우로서 두 마리 토끼 몰이를 하고 있는 비는 월드스타로 발돋움하기 위해 몸을 웅크린 형국이다. 야심차게 준비했던 영화 <스피드 레이서>는 흥행에서 예상만큼 성공을 거두지 못하면서 주춤했다. 할리우드 첫 주연작 <닌자 어쌔신>이 흥행을 거둘 수 있느냐가 앞으로의 입지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2NE1을 빅 히트시킨 양현석, 소속사와 일부 멤버 간 갈등을 빚고 있는 동방신기, 대작 드라마 <아이리스>에 출연 중인 이병헌 등이 차세대 리더로 선정되었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