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나 깨나 의료 사고 조심”
  • 노진섭 (no@sisapress.com)
  • 승인 2009.11.03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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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진료소에서 외과적 치료를 하지 않지만 자칫 의료 사고가 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고열이 나는 다섯 살짜리 딸과 함께 병원을 찾은 김권희씨(35·여)는 “좁은 컨테이너 박스에서 진료받는 환자와 대기하는 환자가 1m도 떨어져 있지 않다. 건강한 사람도 신종플루 바이러스에 감염될 것 같다. 병 고치러 병원에 왔다가 오히려 병을 얻고 나갈 것 같다”라며 의료 사고를 걱정했다. 지난 10월27일 오후 경기도 파주에 있는 경기도립병원인 파주병원에서는 의료진의 실수로 약을 잘못 처방하는 약화 사고까지 발생했다.

약화 사고는 약물과 관련된 의료 사고이다. 고열과 기침 증세로 진료를 받은 노강민군(9ㆍ가명)은 신종플루 의심환자로 분류되어 항바이러스제가 필요하다는 판단이 나왔다. 일반적으로 어른에게는 75mg 타미플루가 처방되지만 45kg 이하 아이들에게는 45mg 타미플루가 처방된다. 체중 22kg인 노군은 45mg 타미플루 5일치를 처방받았다. 그러나 이 병원 약제팀은 성인용인 75mg 타미플루를 환자에게 내주었다. 이에 대해 약사들은 “큰 약화 사고이다. 간이 약한 아이라면 고용량 약물로 간이 망가지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현기증, 구토, 설사 등 일반적인 의약품 부작용도 더 심하게 나타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 병원 김현승 원장과 정은미 약제과장은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 생겼다. 신종플루 환자가 하루에 최고 8백명이 몰리다 보니 의료진이 정신이 없어서 생긴 사고이다.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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