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문제의 열쇠, 평창동 갤러리 건물에…
  • 김진령 (jy@sisapress.com)
  • 승인 2009.11.10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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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 임준선
환기미술관 사태의 핵심에는 돈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 김화영 이사장측은 박미정 관장이 “내 돈 10억원을 빌려간 뒤 얼마 있다가 갑자기 건물을 샀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미술관의 고용 관장이 어떻게 갑자기 18억원을 주고 평창동의 갤러리 건물을 사들일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박관장은 “평창동의 갤러리는 은행 돈 1억원을 빌려 세를 끼고 샀고, 나머지는 내 돈과 친정, 시가의 도움으로 샀다”라는 주장을 폈다. 

문제의 갤러리는 최근 국세청 그림 로비 의혹 사건의 핵으로 떠오르고 있는 가인갤러리가 세 들어 있는 건물(사진)이다. 박관장은 이 건물을 지난 2005년 6월 남편 김 아무개씨와 함께 공동으로 사들였다.

박관장은 이 건물을 고암 이응노 화백의 미망인인 박인경씨로부터 사들였다. 이 건물이 바로 고암 이응노 미술관이 있던 자리였다. 미술계에서는 2000년 평창동에 고암미술관을 설립할 당시 미술계의 큰손인 가나아트에서 도움을 주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나아트는 김환기의 작품이 가장 많이 거래되는 화랑이기도 하다. 이후 이응노 미술관을 대전시에서 유치해가면서 박인경씨가 이 건물을 박미정 관장에게 매각했다. 박관장이 건물을 산 이후 2005년 가을에 가인갤러리가 이 건물로 세 들어 왔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박관장의 부동산 거래가 2004년 이후 잇달았다는 점이다. 박미정씨는 2004년 4월 신반포의 45평형대 아파트를 단독 명의로 사들였다. 이 아파트의 현재 매매 호가는 15억원 안팎이다. 박씨가 아파트를 살 당시 주소지는 바로 옆동 401호였다. 401호의 전세권자는 박씨의 친정 아버지였다. 전세 살던 박씨가 갑자기 2004년, 2005년에 연달아 10원대가 넘는 대형 부동산을 사들인 셈이다. 이에 대해 박관장은 “자금 문제는 경찰에서도 다 말했다. 김이사장이 내게 10억원을 빌려줬다는 것은 거짓말이다”라고 말했다. 박관장의 신반포 아파트는 2004년 매입 당시 근저당권이 설정되지 않다가 2005년 갤러리 건물을 매입하면서, 조흥은행에서 평창동 갤러리 건물과 신반포 아파트에 각각 채권 최고한도 5억2천만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했다.

박관장은 신반포 아파트에 살지 않는다. 환기미술관 별관의 수향산방에서 남편과 함께 살고 있다. 박씨가 출퇴근 시간이 너무 걸린다고 하자 김화영 이사장이 수향산방에서 살도록 한 것이다. 한국에 왔을 때 수향산방에 머무르던 김이사장은 수향산방을 비워주고 본관 3층으로 거처를 옮겼다. 돌이킬 수 없는 사이가 된 두 사람이 지금은 같은 울타리 안에서 대치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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