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대 국내 만화 역사, 한 권에 담았죠”
  • 감명국 (kham@sisapress.com)
  • 승인 2009.11.24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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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동호회 ‘클로버문고의 향수’ 임재헌 운영자

ⓒ시사저널 박은숙


<유리의 성> <대야망> <소년 007> <바벨 2세>. 이름만 들어도 만화 주인공이 어렴풋이 떠오를 정도로 어린 시절 우리의 동심을 사로잡았던 책들이다. 공통점은 비닐 커버가 씌워진 노란색 표지의 ‘클로버문고’ 만화책이었다는 점이다. 기자는 특히 윤승운 화백이 그린 <두심이 표류기>를 좋아했다. 어린 시절 용돈을 아끼고 모아서 클로버문고를 서점에서 한 권씩 구입하는 재미에 푹 빠졌더랬다. 책상 위에 노란 클로버문고가 하나씩 늘어갈 때마다 뿌듯한 포만감에 빠져들었다.

하지만 세월의 변화와 함께 그 책들은 지금 다 사라졌다. 클로버문고 역시 폐간된 지 오래다. 지난 1970년대 소년·소녀들의 상상의 욕구를 마음껏 채워준 이 책이 사라진 지 20여 년 만에 다시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인터넷 카페 모임인 ‘클로버문고의 향수’ 회원들이 지난 5년간 각고의 노력 끝에 이 귀중한 자료들을 모아서 이번에 <클로버문고의 향수>라는 책을 발간했다.

카페 운영자인 임재헌씨(42, 사진 왼쪽에서 세 번째)는 “어린 시절 마냥 즐겨보던 클로버문고를 못 잊어 지난 2004년 8월께에 인터넷 동호회 카페를 만들었다. 하나 둘씩 공감하는 회원들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책들을 수집해보자는 데에 의견이 모아졌다. 일부 회원들의 경우 소중하게 간직한 소장본이 있었지만, 부수가 턱없이 부족했다. 전국의 헌책방과 해외를 찾아 헤맸고, 만화가들과 당시 클로버문고 관계자들을 어렵사리 수소문해서 직접 만나기도 했다”라고 밝혔다.

현재 이 카페의 회원 수는 전국적으로 6천2백여 명에 이른다. 연령대는 대부분 40대이지만, 30대 후반과 50대도 있다.

클로버문고는 전체 4백29권까지 발간된 채 1984년 폐간되었다. 동호회 회원들이 각고의 노력을 해서 묻혀진 4백7권을 확보할 수 있었다. 하지만 끝내 나머지 22권은 아직 ‘수배’ 중이다. 임씨는 “일단 지난 5년간 소중하게 모은 자료들을 묶어, 주요 내용만을 발췌한 7백여 쪽 분량의 책을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의 도움으로 이번에 발간하게 되었다. 동호회에서 공개 지원을 받아 선발한 42명의 필자들이 만화와 함께 자신의 추억을 글로써 함께 담기도 했다. 국내의 만화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고 자부하지만, 우리의 남은 목표가 있다면 나머지 책을 마저 찾아서 전체 4백29권 전권을 재복간하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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