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빈털터리인데, 부인은 여전히 재력가?
  • 김지영 (young@sisapress.com)
  • 승인 2009.11.30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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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순영 전 신동아그룹 회장의 부인 이형자씨 소유의 집이 있는 서울 한남동 빌라. ⓒ시사저널 유장훈
최순영 전 신동아그룹 회장은 지난 2006년 법원으로부터 징역 5년에 추징금 1천5백75억원의 형을 선고받았으며, 이 추징금을 포함해 전체 1천9백63억원을 체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최 전 회장은 주변에 “집과 가재도구까지 모두 경매 처분되어 현재는 빈털터리이다”라고 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월간조선> 3월호에서 “나도 추징금 체납액을 내고 싶다. 하지만 방법이 없다. 내가 가진 게 아무것도 없다. 회사를 되찾으면 국가에 내야 할 추징금을 반드시 낼 것이다”라고 말했다.

<시사저널>은 2008년 1월, 최 전 회장의 부인 이형자씨가 ‘한국판 베버리힐즈’로 불리는 서울 한남동 유엔빌리지에 고급 빌라를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그렇다면 최 전 회장이 재기를 노리고 있는 현재 시점에서 당시 빌라는 어떻게 되어 있을까. 등기부등본을 들여다보니, 여전히 이형자씨 소유로 되어 있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 15-12·14번지에 있는 지상 3층에 지하 4층짜리 빌라의 3층(83평)이 바로 이씨 명의로 등재된 곳이다. 이씨는 이 빌라를 건축했던 ㄴ건설로부터 2006년 1월에 35억원에 매입했고, 지난 2007년 3월부터 유 아무개씨에게 18억원에 전세를 준 상태이다. 이씨는 현재 서울 서초구 양재동 57-2번지에 위치한 신동아빌라에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형자씨가 소유한 한남동 빌라를 매입했던 자금의 출처가 어디냐는 점이다. 예전에 신동아그룹 사건 수사를 지휘했던 전직 검찰 간부는 최근 기자와 만나 “이형자씨가 교회 사업만 헌신했을 뿐 돈을 버는 등 사업을 한 적은 없다. 따라서 이씨 명의로 된 재산이 있다면 그것은 최 전 회장의 주머니에서 나왔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라고 말했다. 전 신동아그룹 관계자 역시 “화가 출신인 이씨는 돈을 버는 사업을 한 적이 없다”라고 말했다. 이에 이씨의 빌라 매입 자금 출처가 최 전 회장이 아니겠느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물론, 이형자씨의 이 빌라가 ‘순수한’ 개인 재산이라면 법적으로는 문제 삼을 수 없다. 하지만 최 전 회장의 은닉 재산으로 밝혀질 경우에는 회수도 가능하다는 것이 검찰 관계자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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