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 줄까” “전자투표할까” “4학년 빼!” 각 대학 총학 선거 투표율 높이기 백태
  • 김회권 (judge003@sisapress.com)
  • 승인 2009.12.15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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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총학생회 선거에서 연장 투표는 기본 사양이다. 올해도 서울대, 서강대, 세종대, 중앙대, 성균관대 등 주요 대학들은 개표를 하기 위한 투표율을 채우지 못해 연장 투표에 들어갔다. “총학생회 선거가 무산될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투표하고 가세요”라는 선거본부원들의 외침만으로는 한계에 이르렀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투표율 올리기’는 선거마다 최우선 고민거리이다. 투표율 달성을 위해 다양한 준비를 해야 하는 이유이다.

특히 졸업을 앞두고 취업 준비에 여념이 없는 4학년들은 투표율을 떨어뜨리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한다. 심지어는 4학년생의 투표권을 박탈하자는 섬뜩한 이야기도 나왔다. 서울시립대에서는 4학년에게 투표권을 주어야 할지를 두고 논란이 있었다. 대학의 선거철은 11~12월이지만 차기 당선인의 임기는 4학년이 졸업한 다음 해라는 이유에서였다. 논의 끝에 결정된 안은 4학년의 투표권을 이전처럼 인정하되 개표를 하기 위한 성사 투표율을 40%로 낮추는 방법이었다. 그리고 제도 시행 첫해인 올해 서울시립대는 47.24%의 투표율을 기록해 연장 투표 없이 당선인을 발표할 수 있었다.

전자 투표는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고려대학교는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모바일 투표를 실시했고, 숙명여대와 숭실대는 인터넷 투표를 병행했다. 대리 투표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지만, 투표율도 실제로 상승하는 등 실보다는 득이 많아 순조롭게 정착되고 있다.

전북대는 올해 77.63%라는 놀라운 투표율을 기록했다. 이유는 선물 공세였다. 전북대의 경우 투표 용지와 함께 2010년도 다이어리를 주었다. 보통은 새학기에 다이어리를 배포하지만 투표율을 높이는 일종의 고육지책으로 그 시기를 앞당겼다. 그러나 투표율을 높이는 데 가장 바람직한 것은 역시 학생들의 자발적인 참여 의식이다. 여기에 선거 양상이 초박빙의 접전으로 전개되면 금상첨화이다. 제주대의 투표일은 지난 11월17일 단 하루에 불과했고 하필이면 눈이 내려 날씨도 도와주지 않았지만, 75.1%라는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고용희 ‘제주대학보사’ 기자(21)는 “경선으로 진행된 선거가 워낙 팽팽해 학생들의 열기가 뜨거웠다. 제주대는 전통적으로 학생들이 선거에 관심이 많아 별 다른 캠페인을 벌이지 않아도 투표율이 높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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