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로 또 같이’ 다양한 행보 봉하마을 일에는 ‘한마음’
  • 김회권 (judge003@sisapress.com)
  • 승인 2009.12.22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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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사람들’ 지금 어디서 무엇하나 / 국민참여당 활동·단체장 출마 준비·시민주권모임 등 활발

▲ 지난 9월10일 서울 종로구 수운회관에서 열린 시민주권모임 발족식에서 참석자들이 책자를 들여다보고 있다. ⓒ시사저널 유장훈


안희정 민주당 최고위원은 2007년 12월, 대선에서 패배한 직후 ‘친노(親盧)’를 ‘폐족(廢族; 조상이 대죄를 지어서 벼슬을 할 수 없게 된 가문)’이라고 칭했다. 민주개혁 세력의 패배에 자신들의 책임이 크다는 자기 비판이었다. 친노 ‘폐족’들은 시나브로 중심에서 멀어지기 시작했다.

2009년 5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했다. 친노 인사들에게는 새 국면이 열렸다. 당장 민주당이 친노의 높아진 위상을 의식하고는 손을 내밀었다. 전 국민적인 추모 열기와 참여정부를 재평가하는 움직임은 지방선거를 앞둔 민주당에 필요한 자원이었다. 그동안 정치적으로 움직일 공간이 마땅치 않았던 친노도 ‘노 전 대통령을 계승할 정당이 필요하다’라는 당당한 명분을 가질 수 있었다. 움츠림에서 벗어나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그런 ‘노무현 사람들’은 지금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친노 신당을 표방한 ‘국민참여당’이 우선 주목된다. 국민참여당은 지난 9월20일 발기인대회를 연 이후 공식적인 창당 절차를 밟는 중이다. 이병완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창당준비위원장을 맡고 있고, 천호선 전 청와대 대변인이 서울시당위원장으로 활동 중이다. 활동 초기에는 ‘중량감 있는 인사가 없다’라는 비판이 있었다. 하지만 지난 11월10일 ‘리틀 노무현’ 유시민 전 장관이 입당하면서 이런 인식은 어느 정도 해소되었다.

국민참여당의 면면을 뜯어보면 친노 인사 상당수가 포함되어 있다. 이재정 미래발전연구원 이사장(전 통일부장관)은 자문위원장 겸 통일정책자문위원을, 이정우 경북대 교수(전 청와대 정책실장)는 경제정책 자문위원을, 김병준 전 청와대 정책실장은 국가전략자문위원을, 이백만 전 청와대 홍보수석은 언론정책 자문위원을 맡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의 ‘왼팔’ 안희정 최고위원과 ‘오른팔’ 이광재 의원 그리고 서갑원·백원우 의원 등은 민주당에 적을 두고 활동하고 있다. 안최고위원은 지난 양산 재·보궐 선거에서 친노의 막내 격인 송인배 민주당 후보를 지원하는 유세에 나섰고, 이의원은 강원 강릉 홍준일 민주당 후보의 선대위원장을 맡았다. 이의원은 현재 노무현 재단 묘역조성지원위원장을 맡아 전국을 돌며 ‘국민 참여 박석(얇고 평평한 돌) 모으기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일부는 한명숙 전 총리 변호에도 가세

▲ 지난 12월16일 서울 마포구 곤자가 컨벤션홀에서 열린 출판기념회에서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인사를 하고 있다. ⓒ시사저널 유장훈

한명숙 전 총리나 이해찬 전 총리는 정치권과는 거리를 두며 외곽에서 민주개혁 세력의 힘을 결집하는 데 관심을 두고 있다. 두 전직 총리는 친노 인사들을 중심으로 발족한 정치운동 단체 ‘시민주권모임’ 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시민주권모임은 운영위원회에 네티즌 단체를 참가시키는 등 ‘열린 참여’ 방침을 펼치는 모임이다. 김두관 전 장관 역시 시민주권모임 활동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에서는 ‘노무현 가치’를 재평가하고 학술·정책적으로 확산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중심에는 미래발전연구원이 있다. 미래발전연구원은 참여정부를 통해 실천했던 민주주의 원칙과 시민 시대 진보 정신을 정책과 비전으로 발전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통일부장관을 역임했던 이재정 전 장관이 이곳의 이사장이다. 장하진 전 여성가족부장관은 연구원 원장을, 김용익 서울대 의대 교수가 부원장을 맡고 있고, 청와대 정책실장을 역임했던 이정우 경북대 교수가 자문위원회를 담당하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의 집필 작업을 보좌했던 김창호 전 국정홍보처장은 기획위원회를 맡았다. 김 전 처장은 최근 노 전 대통령의 뜻을 계승한 작업 결과로 <다시 진보를 생각한다>라는 책을 펴냈다.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은 30여 명의 변호사로 구성된 법무법인 ‘원’에 합류했다. ‘원’은 법무법인 ‘자하연’ ‘한길’ ‘새길’의 서울사무소가 합병한 로펌이다. 최근 대한통운 비자금 사건과 관련해 한 전 총리의 변호인단에 합류했다.

출마를 선언한 사람도 있고, 출마설이 나오는 사람도 있다. 정찬용 전 청와대 인사수석은 광주시장 선거에 출마하기로 했다. 유인태 전 의원은 서울시장 출마설이 나오고 있고, 시민주권모임 운영위원으로 활동 중인 이강철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은 대구 시장 출마설이 흘러나온다. 친노 인사들을 묶을 수 있는 것은 ‘노무현’이라는 이름 석 자밖에 없다. ‘노무현 재단’에는 모든 친노 인사들이 포함되어 있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현재 노무현 재단 상임이사를 맡고 있다. 문 전 실장은 친노와 관련된 행사에는 빠짐없이 참석하며 외곽에서 지원하고 있다. 영화배우 문성근씨는 재단 상임운영위원을, 양정철 전 홍보기획비서관은 재단 사무처장을 맡고 있다. 이기명 전 노무현 후원회장의 이름도 재단 고문 명단에서 발견할 수 있다. 또 다른 후원자인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은 회사 돈 2백70여 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되었고, 1심에서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3년을 판결받았다, 강회장은 이에 불복하고 항소장을 접수시킨 상태이다.

같은 듯하지만 조금씩 다른 길을 걷고 있는 노무현 사람들은 봉하마을 일이라면 하나로 뭉친다. 특히 묘역 조성 문제와 노 전 대통령의 유업을 잇는 일에는 너나 할 것 없이 함께하는 모습이다. 최근에는 한명숙 전 총리에 대한 검찰 수사가 이들을 한데 묶는 연결 고리가 되고 있다. 범친노가 다시 한 번 결집한 모양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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