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규 선배와 호동이의 ‘인간사’
  • 하재근 | 문화평론가 ()
  • 승인 2010.01.05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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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 의 출연진들. ⓒKBS
강호동과 이경규의 관계는 유명하다. 이경규가 강호동을 연예계로 이끌어준 은인, 혹은 스승이라는 것이다. 그렇게 ‘규 라인’의 일원으로 출발한 강호동은 ‘강 라인’의 수장이라는 거대한 산맥이 되었다. 이경규는 이제 강호동이 맹주로 있는 <해피선데이>에서 상대적으로 작은 비중의 코너를 맡고 있는 형편이다. 그래도 이경규는 강호동의 성장을 진정으로 흐뭇해하는 것 같고, 강호동은 언제나 고마움을 표시하고 있어 인간미를 느끼게 한다.

이경규, 유재석, 강호동은 현재 예능계 빅 3라고 할 수 있다. 2009년 KBS 연예대상에서도 이들이 집중 조명되었다. 이 중에서 이경규는 재치와 카리스마, 독설을 모두 갖춘 종합형 MC라고 할 수 있다. 유재석은 재치와 함께 젊은 층에 어필할 수 있는 트렌디한 매력을 갖췄다. 강호동은 재치는 떨어지지만 카리스마와 힘에서 이경규와 유재석을 압도한다.

이경규는 한때 야생에 적응을 못해 지는 해가 되었었다. 하지만 그는 강호동의 야생성과 남성성을 배워 따라 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남자들의 감동적인 고생담을 테마로 하는 <남자의 자격>은 결국 성공을 거두었고, 이경규는 재기할 수 있었다. 강호동을 연예계로 이끌었던 그가, 강호동에게 다시 배워 연예계에서 재기한 것이다. 스승을 뛰어넘은 강호동, 흔쾌히 후배에게 배울 수 있었던 이경규. 인간사를 생각하게 하는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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