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형차 ‘추격전’ 다시 불붙었다
  • 조재길 | 한국경제신문 산업부 기자 ()
  • 승인 2010.01.19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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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SM5·로체 이노베이션·토스카 익스클루시브 등 속속 출시…‘절대 강자’ 쏘나타에 차별화·고급화로 도전장

▲ 뉴SM5(왼쪽)와 YF쏘나타(오른쪽).                                                                               ⓒ르노삼성자동차(왼쪽), 현대자동차(오른쪽)  

국내 자동차 업체들이 중형차를 잇달아 출시하거나 후속 모델을 내놓고 있어 국산 중형차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르노삼성자동차가 5년 만에 신차 뉴SM5를 내놓자 현대자동차는 쏘나타 2400cc급 모델로 맞불을 놓고 있다. 기아자동차는 오는 5월 로체의 후속 모델(프로젝트명 TF)을 출시 할 계획이다. 기아차는 동력 성능과 연비를 높이고 외관을 완전히 바꾸기로 했다. 인기 준대형 세단인 K7과 ‘형제’임을 강조하기 위해 이름을 ‘K5’로 짓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GM대우자동차는 7월 중대형 세단 VS300(프로젝트명)을 각각 선보일 계획이다. 쏘나타, 뉴SM5, 로체와 경쟁할 수 있는 차종이다.

중형 세단은 준중형 세단과 함께 인기가 높은 차종이다. 중형차 모델은 제조업체마다 성능·사양·가격 측면에서 다양하다. 중형차는 값이 2천만원이 넘고 한번 구입하면 최장 10년 넘게 사용하는 내구재이다. 이 때문에 자기 취향이나 필요에 맞게 신중하게 차종을 선택하지 않으면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차종별 특징과 장단점은 무엇일까.

YF쏘나타, 3개월 만에 10만대 계약 ‘질주’

현대차가 지난해 9월 출시한 신형 쏘나타의 누적 계약 대수는 이미 10만대를 돌파했다. 영업 일수 기준으로 하루 평균 1천대 이상 계약된 셈이다. 계약자 가운데 40대의 비중이 30%를 차지한다. 기존 구매층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디자인을 개선해 젊은 층까지 마케팅 타깃으로 삼고 있다.

쏘나타는 1~6세대에 걸쳐 ‘검증’을 받았다. 신형 쏘나타는 파격적인 쿠페(뒤가 낮은 승용차) 스타일이라는 점이 눈에 띈다. 얼핏 보면 메르세데스벤츠의 명차 CLS로 착각할 정도이다. 탑승객을 배려한 각종 편의 장치는 쏘나타의 가장 큰 장점이다. 운전 자세에 맞도록 한 번 조정해놓은 시트의 위치를 최대 2명까지 기억했다가 재현할 수 있다. 운전석 메모리시트 덕이다. 패들시프트(운전대에서 손을 떼지 않고 변속 제어를 가능하게 만든 장치)와 버튼 시동 스마트키, 3단형 파노라마 선루프, 와이퍼 결빙 방지 장치, 하이패스 시스템 등도 갖추었다. 차선을 바꿀 때 방향 지시등 레버를 한 번 터치하면 지시등이 3번 점멸한다.

쏘나타의 동력 성능과 연비는 동급 최고 수준이다. 2천cc급을 기준으로 최고 출력이 1백65마력, 최대 토크가 20.2㎏·m이다. 뉴SM5의 1백41마력, 19.8㎏·m보다 훨씬 앞서는 수준이다. 연비 역시 ℓ당 12.8㎞로, 국산 중형차 중 가장 뛰어나다. 전 모델에 차체자세제어장치(ESP)를 기본으로 장착했다. ESP는 위급 상황 때 엔진 출력을 자동 조절하거나 각 바퀴를 독립 제어해 빗길이나 빙판길에서 미끄러짐을 막는 안전 장치이다. 다만, 가격이 2천1백30만~2천8백20만원으로, 중형차 중에서는 가장 비싸다. 현대차는 고압 연료를 엔진 내연소실에 직접 분사하는 방식의 2천4백cc급 쏘나타도 내놓았다. 최고 출력 2백1마력, 최대 토크 25.5㎏·m의 성능을 발휘한다. 연비도 ℓ당 13.0㎞에 달할 정도로 수준급이다.

뉴SM5, 사전 계약만 1만5천대 넘어

르노삼성은 지난해 12월22일부터 SM5 3세대 모델인 ‘뉴SM5’의 사전 예약을 받기 시작했다. 1월18일 공식 출시 직전까지 계약 대수는 자그마치 1만5천여 대이다. 예약금 10만~20만원을 내야 하는 사전 계약 대수로는 르노삼성 역사상 최대치이다. 구형 SM5가 지난해 매달 5천~6천대씩 팔렸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례적으로 많다. 뉴SM5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무난한 디자인으로 ‘패밀리 세단’을 선호하는 소비층을 집중 공략했기 때문이다. 르노삼성차의 SM 시리즈에 대한 고객 충성도가 비교적 높은 데다, 신형 쏘나타보다 100만원 안팎으로 가격을 낮게 책정한 점도 계약률이 높은 비결이다.

뉴SM5는 동급 최초로 바이제논 능동형 전조등을 달아 야간 주행 때 폭넓은 시야를 확보할 수 있도록 했다. 뒷좌석 온도 독립 제어 장치와 엑스트로닉 무단 변속기를 장착했다. 엔진 변속기 등 파워트레인의 경우 일본 자동차 업체 닛산의 기술력이 녹아 있다. 은은한 향기를 배출하는 전자식 방향제인 ‘퍼퓸디퓨저’가 쾌적한 공기를 유지시켜준다. 시동을 끄면 자동으로 작동하고 가속 페달을 밟으면 해제되는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와 운전석 마사지 기능 등 그동안 고급차에서만 볼 수 있던 첨단 장치도 있다. 마사지 시트는 에어튜브 5개가 운전자 허리와 등을 부드럽게 마사지해 장시간 운전에 좋다.

르노삼성은 두 자녀를 둔 30~40대 중산층 가족을 뉴SM5의 마케팅 타깃으로 삼고 있다. 차체를 확대하고 승차감을 높인 것은 이 때문이다. 차체 길이가 4천8백85㎜로, 쏘나타보다 65㎜ 길다. 실내 공간을 재는 잣대인 휠베이스(앞뒤 바퀴 간 길이)만 놓고 보아도 구형 SM5보다 43㎜ 길다. 뉴SM5는 부드러운 주행감과 정숙감을 장점으로 내세운다. 르노삼성 연구원들은 뉴SM5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달리는 거실을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고 한다. 프리미엄 보스 음향 장치와 스피커 10개를 탑재했다. 국산중형 세단에 보스 음향 장치를 단 것은 뉴SM5가 처음이다.

가격 역시 구형 SM5에 비해 1.4~4.1% 인상하는 데 그쳤다. 기본 모델인 PE는 2천80만원, SE2천2백만원, SE플러스 2천3백70만원, XE 2천4백30만원, LE 2천5백30만원, RE 2천6백50만원이다. 색상은 울트라 실버를 비롯해 7가지이다. 뉴SM5의 외관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린다.

‘10년을 타도 싫증나지 않을 디자인’이라는 호평과 라디에이터 그릴을 포함한 전면 디자인이 너무 밋밋해졌다는 지적이 동시에 나온다. 뉴SM5의 약점은 기본이 아니라 선택 사양(옵션)으로 되어 있는 ESP이다. 르노삼성측은 ESP 옵션 가격을 40만원 선으로 낮게 책정했다고 설명했다.

독특한 입지 굳힌 로체와 토스카

기아차와 GM대우는 2010년형 로체 이노베이션및 토스카 익스클루시브로 쏘나타와 뉴SM5 아성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2010년형 로체는 무난한 디자인이 장점이다. ‘나만의 스타일’을 강조한 광고에다 인기 드라마 <아이리스> 덕도 톡톡히 보고 있다. 종전 가로 줄 대신 벌집 모양의 새 라디에이터 그릴을 적용해 역동성을 강조했다. 버튼 시동 장치와 오디오, 에어컨 등 실내 조작 부위에 크롬 장식을 적용했다. 단점이라면 6단이 아닌 4단 자동변속기를 장착해 상대적으로 승차감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가격은 LX20 1천9백57만〜2천39만원, LEX20 2천96만〜2천4백18만원, LEX24 2천7백80만원 등이다.

GM대우는 2010년형 토스카와 함께 ‘익스클루시브 스페셜 에디션’을 추가했다. 익스클루시브 모델은 센터페시아(운전석과 동승석 사이의 차량 오디오가 있는 부분)를 무광 검정색으로 재단장하는 등 내장을 고급화한 것이 특징이다. 기어봉과 운전대를 가죽으로 감쌌고, 17인치 휠과전 좌석 열선 내장 시트를 채택했다. 다만, 연비가 ℓ당 10~11㎞로 다소 낮은 것이 흠이다. 가격은 2천32만~2천8백78만원이다. 기아차와 GM대우는 로체와 토스카가 신차가 아니라는 점을 감안해 최대 100만원 넘게 차 값을 할인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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