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한 채가 ‘늦둥이 효자’
  • 이관석 | 신한은행 WM사업부 팀장 ()
  • 승인 2010.02.09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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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 대비 부동산 전략 / 주택연금 활용·임대 수익 창출 등 적절한 투자법 찾아야

ⓒ시사저널 이종현

우리나라 사람들은 가계 자산의 약 70%를 부동산으로 갖고 있다. 부동산 불패라는 신조어가 나올 정도로 우리나라 사람들의 부동산 선호 사상은 각별하다. 그러나 최근 가계 자산에서 부동산이 큰 부분을 차지함에도 인구 감소에 따른 부동산 가격 하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출산율 감소로 우리나라 전체 인구가 2018년을 기점으로 점차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또한, 평균 수명은 급격히 늘어나는데, 자녀 학자금 및 결혼 자금 등 지출이 늘어가는 시기에 조기 은퇴의 나락으로 내몰리는 현대인들에게 노후 준비는 그야말로 큰 공포로 다가오고 있다. 부동산을 통해 노후를 준비하려면 부동산 불패 신화만 믿고 막연히 투자하기보다는 치밀하고 꼼꼼한 부동산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 노후 대비를 위한 부동산 전략에 대해 살펴보자.

우선 ‘똘똘한’ 아파트 하나는 필수로 가지고 있어야 한다

나이가 들수록 주거의 안정은 생활에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주거를 만족시키는 실수요 차원에서 아파트는 필수 자산이다. 여기서 ‘똘똘한’ 아파트라 함은 향후 가치 상승이 기대되고 환급성이 큰 아파트를 의미한다. 통계청에서 발표했듯이 우리나라의 인구가 2018년 4천9백32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2030년 4천8백63만명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부동산 시장 상승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하지만 이 통계를 잘 살펴보면, 우선 인구가 2018년까지는 꾸준히 증가하고 인구가 줄어드는 2018~30년에도 전국적으로 약 70만명 정도만 줄어드는 것을 알 수 있다. 더욱 자세히 살펴보면 12년간 전체 인구의 약 1.4%가 줄어드는 것인데, 이것이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주택 수요를 가장 효과적으로 반영하는 가구 수는 2010년 1천7백15만 가구에서 2020년 1천9백1만 가구, 2030년에는 1천9백87만 가구로 꾸준하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극히 제한된 지역에 국한될 수 있겠지만 앞으로도 노후를 대비한 아파트 투자는 유효하다 할 수 있다. 하지만, 수도권과 특히 서울 일부 지역 아파트에 국한된 얘기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수도권 및 서울의 인구는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재건축과 재개발로 인한 멸실 증가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주택 공급이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안정적인 노후 생활을 위해서는 서울과 수도권에 있으며 가치 상승 가능성이 큰 ‘똘똘한’ 아파트 한 채 정도는 기본적으로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주택연금 활용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아파트 가격 상승은 소득 증가가 어려운 노후에 자산 증대 측면에서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주고 아파트를 담보로 한 주택연금을 활용하면 좀 더 여유로운 노후가 보장될 수 있다.

주택연금은 특별한 소득원이 없는 고령자가 주택을 담보로 사망할 때까지 자택에 거주하면서 노후 생활 자금을 연금 형태로 지급받고, 사망하면 금융 기관이 주택을 처분해 그동안의 대출금과 이자를 상환받는 방식이다. 또한, 배우자가 사망해도 생존해 있는 사람이 원하면 계속 생활비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부부 모두 사망해 대출 계약이 종료되면 주택금융공사는 담보로 갖고 있던 주택을 처분(경매)해 대출금을 회수한다. 이때 처분한 주택 가격이 대출 금액보다 작을 경우, 부족한 차액을 가입자나 상속자가 갚지 않아도 된다. 반대로 주택을 매각한 가격보다 대출한 금액이 적을 경우에는 잔액을 상속인에게 돌려준다. 매달 수령하는 금액은 주택 가격과 가입 시점에 따라 다르나, 3억원 상당(기준 시가) 주택으로 역모기지론을 받으면 사망할 때까지 매달 약 90만원을 받는다. 나이가 많고, 집값이 높을수록 연금 수령액이 많아진다. 때문에 노후를 대비해 가격 상승이 예상되는 ‘똘똘한’ 아파트를 매입하면 노후에 안정적으로 생활 자금도 확보하고 자녀에게 상속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다.

중·소형 아파트 투자로 환금성과 시세 차익을 동시에!

▲ 노후 준비를 위해 내 집 마련에 적극적으로 도전하는 젊은이들이 은행 직원과 상담하고 있다. ⓒ시사저널 임영무
노후에는 질병이나 자녀 결혼 등 큰 규모의 지출이 불가피할 경우가 많기 때문에 환금성이 큰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도 중요하다. 부동산은 원하는 시기에 현금화가 어렵지만 서울에 있는 한 대단지 내 중·소형 아파트는 비교적 환금성이 크기 때문에 유동성을 확보하는 데 용이하다.

중·소형 아파트는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수요가 늘고 있어 비교적 높은 시세 차익을 얻을 수 있다. 1인 가구는 2000년도 전체 가구 수의 15.6%였지만 2008년도에는 20.1%로 증가했고, 2030년에는 약 24%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인구 구조를 선행하는 일본의 경우 이미 2005년에 1인 가구가 전체 가구 수의 42.5%를 차지했다. 자녀들의 출가로 필요 이상의 중·대형 아파트를 소유한 경우도 중·소형 아파트로 갈아타서 현금, 펀드, 은행 예금 등 유동성이 큰 여유 자금을 확보하려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환금성이 큰 아파트에 대한 투자가 가장 중요한 포인트이다.

임대 수익으로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창출하자

여유 자금이 있다면 역세권에 소형 오피스텔이나 대학가 원룸 같은 수익성 부동산에 투자해 고정적인 임대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소형 오피스텔이나 원룸에 대한 투자는 독신 직장인 및 신혼 부부들의 안정적인 수요가 보장되고 은행 이자보다 임대 수익과 향후 시세 차익까지 노릴 수 있어 여유 자금으로 노후를 대비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잃어버린 10년으로 대표되는 장기 경기 침체를 겪은 일본의 경우 정기예금 금리가 1%대인 반면, 부동산 장기 불황에도 원룸의 임대 수익률은 이보다 훨씬 높은 5~7%이다. 우리나라 역시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일본처럼 저성장에 따른 저금리 기조가 예상되고, 나 홀로 가구가 급증하고 있어 원룸 및 소형 오피스텔에 대한 선제적 투자가 유리하다.

자신의 주택을 활용한 임대 수익도 고려하자

수익성 부동산에 투자할 만큼 여유 자금이 넉넉하지 않을 경우에는 자신의 주택을 활용해 임대 수익을 얻을 수도 있다. 자신의 주택은 월세 임대를 주고 자신의 거처를 전세로 마련하거나, 자신의 주택을 전세로 주고 전세 자금으로 소형 오피스텔이나 대학가 원룸에 투자하는 것도 노후를 대비해 부동산 투자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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