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에 맞는 업종’이 대박 지름길
  • 김미영 | 창업 칼럼니스트 ()
  • 승인 2010.02.09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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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경력과 궁합 맞는 사업 택하는 것이 중요…남들이 싫어하는 분야에도 몸 던질 용기 가져야

▲ 창업박람회에 모인 예비 창업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2010년 베이비부머를 위한 창업 전략

창업 시장에서 2010년은 주목할 만한 한 해이다. 베이비붐 세대(1955~63년생)의 맏형인 1955년생이 만 55세를 맞아 정년 퇴직을 하고, 이후에도 이들의 은퇴 행렬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문제는 건강과 경제력을 갖춘 이들이 일을 포기하기에는 너무 젊다는 것. 국내 청년 실업률이 심각한 상황에서 이들의 재취업 여건은 말할 것도 없다. 따라서 이들의 상당수가 창업으로 2막 인생을 설계할 것으로 보여 2010년 창업 시장은 더욱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된다.

창업 전문가들은 은퇴자의 경우 젊은 층에 비해 자금 여유가 있고 풍부한 사회 경험과 넓게 형성된 인맥 등을 창업에 유리한 장점으로 꼽는다. 물론 위험 요소도 존재한다. 이들 대다수는 직장 생활 외에 다른 업종을 접해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자신감만으로 무턱대고 창업 시장에 뛰어들었다가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자칫하면 퇴직금까지 날릴 수도 있는 것이다.

한 창업 사이트의 조사에 따르면 은퇴 후 창업으로 제2의 인생을 출발하는 퇴직자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문제가 바로 업종 선정이다. 회사 근무 경력을 그대로 살릴 수 있는 업종을 찾는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유망성이나 본인의 자금 사정, 지인의 권유만으로 섣불리 업종을 선택했다가 실패하는 사례가 많다는 것이 창업 전문가들의 말이다.

대기업 영업 부서에 근무하다 퇴직한 양 아무개씨(44세)가 그러한 사례이다. 양씨는 지난해 3월 문구점을 창업했다. 수익이 안정적이라는 말만 듣고 별다른 고민 없이 창업에 나선 것이 문제였다. 원래 어린아이들을 좋아하지 않는 성격인데 협소한 공간에서 몇백 원짜리부터 몇천 원짜리 물건을 팔면서 어린이들과 승강이해야 하는 일은 그에게 전혀 맞지 않았고, 결국 6개월 만에 가게를 내놓았다. 총무부에서 내근직만 했던 정 아무개씨(47세)의 사례도 마찬가지다. 성장 가능성을 믿고 광촉매 코팅 사업을 시작했지만, 영업 경험이 전혀 없던 정씨에게는 거래처를 발굴하고 관리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는 사업을 정리하고 새로운 일을 모색 중이다.

금융권 출신-외식업, 유통업 출신-이동 통신 대리점 ‘유망’

양씨나 정씨처럼 자신의 커리어나 적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업종을 택해 실패하는 사례도 있지만 반대의 경우도 많다.  철강회사에 근무하다가 퇴직한 임 아무개씨의 경우 칼국수 전문점 사업에 나서 연봉 1억원대 자영업자로 성공을 거두었다. 품질 관리 부서 출신이었던 그는, 궁중 칼국수 비법을 전수받아 창업했는데 회사 생활 경력을 살려 반죽 관리부터 조리 과정 관리, 내부 시설물 관리에 이르기까지 음식점 운영 전반에 품질 관리 시스템을 도입해 표준화된 맛을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반도체회사에서 근무했던 조광현씨(48) 역시 경력을 살려 창업에 성공한 경우이다. 그는 특수제조 파트에 근무해 공정 관리에 대해서는 자신이 있었다. 그런 그가 택한 업종은 영어학원이었다. 조씨가 택한 사업에서는 교사 관리와 학습 진도 관리를 통해 학생의 성적을 올려주는 것이 성공 포인트였다. 조씨는 특수제조 파트에서 공정 관리를 했던 경력과 학생들의 학습 진도 관리를 통해 성적을 올려주는 시스템 사이에는 유사성이 매우 크다고 말한다. 실제로 조씨의 학원에서 몇 달 만에 성적이 오른 사례가 소문이 나면서 창업 3~4달 만에 손익 분기점을 넘어서고 월 6백만원대의 순수익을 올리고 있다.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이경희 소장은 퇴직자가 종사했던 산업, 직장에서의 근무 부서, 개인의 적성에 따라서 퇴직자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가 다르므로 궁합에 맞는 업종을 선택해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15%가 넘으며 7백만명이 넘는, 1955년~63년에 출생한 1차 베이비붐 세대는 대기업 세대라고 할 만큼 대기업 취업이 잘 되고 러시를 이루던 연령대이다. 특히 금융업, 방송 및 언론, 건설 분야의 직종이 인기를 얻었으며 중공업과 전기 분야로 진출한 이공계 출신들도 많다. 지금부터 향후 3~5년 사이에 급격하게 퇴직하게 될 세대들은 주로 1980년 전후에 직장 생활을 시작한 계층이다. 이들이 주로 종사했던 산업은 유통·금융 서비스나 대기업의 제조 관련 부서, 관리직 분야가 많으므로 이런 직종의 특성을 잘 살리는 것이 창업 성공 비결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그렇다면 직종의 특성에 따라 궁합이 잘 맞는 창업 아이템을 선택한다면 성공률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직종과 잘 맞아떨어지는 환상의 창업 짝꿍으로는 어떤 것이 있을까.

금융직 출신의 최대 장점은 서비스 매너와 화이트칼라로서 갖춰야 할 업무 교육을 많이 받았다는 점이다. 또, 최근 관심이 높은 재테크 분야에 대한 지식도 다른 직종에 비해 많고, 인터넷에도 비교적 능숙하다는 것을 꼽을 수 있다. 

따라서 창업 전문가들은 외식업이나 주점업이 서비스 마인드를 가진 금융권 출신들에게 잘 어울릴 것으로 추천했다. 최근에 인기를 얻고 있는 퓨전 요리 주점이나 테마형 주점, 꼬치 주점, 차별화된 호프 전문점 등도 고려해볼 만하다. 떡쌈 삼겹살 전문점, 저가격 쇠고기 전문점, 냉동 복요리 전문점, 장어 요리 전문점 등 대중적 외식업도 잘 어울린다. 브랜드 파워가 있는 프랜차이즈 외식 업종들도 이들에게 추천할 만한 업종이다. 다만, 주점의 경우 야간 영업 시간이 길어 화이트칼라라면 어느 정도 각오가 필요하다. 주점업은 서비스 업종 중에서도 특히 영업 부서 근무자들에게 적합하다. 내근직으로 근무했다면 주점보다는 외식 업종이 더 유리하다. 그 밖에 전문성이 필요한 인터넷 사업, 부동산중개업, 자산 관리 자문 서비스업 등도 고려해볼 만하다.

유통업계 퇴직자들은 사내에서 판매 기법 및 유통 환경, 서비스 관련 교육을 많이 받는 편이고 일상적으로 판매나 매출 관리, 새로운 상품에 대한 마케팅과 프로모션 및 고객 관리에 노출되는 것이 특징이다. 때문에 소매업이나 외식업, 영업력을 필요로 하는 서비스업 등과 궁합이 잘 맞는다. 최근 WCDMA를 중심으로 한 3세대 이동통신 시장 개막을 앞두고 새롭게 각광받고 있는 이동통신 대리점은 역동적인 성향의 유통업 퇴직자들에게 잘 맞는 분야이다.

3억원대 안팎의 투자비가 있으면 이동통신 초기와 같은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어 고소득을 기대할 수 있다. 기업들을 대상으로 하는 사무 문구 전문점이나 사무 편의점, 기업형 꽃집, 균일가 생활용품 전문점도 후보 업종군이다.

일반 대기업의 관리직 출신이라면 영업력이나 대인 관계를 많이 필요로 하는 분야보다는 전문성이 중요한 업종이 잘 어울린다. 

대기업 임원 출신이라면 3억원 이상의 투자가 요구되면서 점장을 채용하거나 직원을 뽑아 실제 업무를 대행시킬 수 있는 분야가 적합하다. 어느 정도 규모가 있으면서 A급 입지에 출점할 경우 고소득을 기대할 수 있는 스테이크 레스토랑, 샤브샤브 전문점, 이탈리아 요리 전문점 등은 품격과 고소득을 기대할 수 있어 임원 출신들에게는 잘 어울리는 분야이다. 퇴직자 가운데 상당수가 농촌 귀환을 원하고 있는데, 이 경우라면 전원형 음식점이나 펜션 사업을 고려해볼 수 있다.

한편, 퇴직금이 많지 않고 성실하며 젊고 개척 정신이 강한 퇴직자라면 영업형 사업과 궁합이 맞다. 오존을 이용해 실내 환경을 개선해주는 사업이나 광촉매 코팅 사업, 건물 청소 대행업, 욕실 리모델링 사업 등을 고려해볼 수 있다.

여성 퇴직자의 경우 남성들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업종의 폭이 넓다. 떡 베이커리, 천연 화장품 전문점, 교육 사업, 유기농 식품점, 빅사이즈 의류점, 균일가 액세서리 전문점, 액세서리 카페 등이 좋다.

확신 서지 않으면 전문가와 상담해서 고르는 것이 유리

하지만 동일한 분야의 퇴직자라도 개인적인 성격이나 투자 자금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으므로 전문가와 상담해서 궁합이 잘 맞는 업종을 선정하는 것이 성공의 지름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김상훈 스타트비즈니스 소장은 “창업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먼저 의식의 패러다임부터 바꾸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라고 강조한다. 즉, 잘나갔던 직장인은 과거를 빨리 잊어야 한다. 창업 시장에서는 깨끗하고, 남 보기 좋고, 편해 보이고, 운영·관리하기 쉬운 창업 분야를 택하기보다는 남들이 하기 싫어하는 분야에 과감히 몸을 던질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치킨집·피자집 배달원 체험을 해본다든지, 전단지 아르바이트, 한정식집 설거지 아르바이트도 체험해보면서 창업 시장에 진입하는 연습을 하면 많은 도움이 된다. 이런 노력 없이 창업 자금만 가지고 얼마 투자하면 얼마 벌 수 있다는 숫자 놀음부터 한다면 창업 성공은 나와는 먼 얘기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베이비부머의 창업 시장 접근 방법 및 유의점

창업 초보자는 어떤 아이템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사업의 성패가 좌우된다고 믿는 경향이 강하다. 그러나 성공 여부는 아이템과 크게 상관이 없다. 오히려 창업자의 역량에 따라 성공 여부가 결정된다고 볼 수 있다.

무엇보다 퇴직 이후 창업을 고민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창업 시장에 접근할까 하는 문제부터가 고민이다. 김상훈 스타트비즈니스 소장은 먼저 직장 생활을 정리하고, 인생 2막을 위한 충분한 준비 기간을 가질 것을 조언한다. 일반적으로 고용보험에서는 퇴직 이후 실업급여를 최소 90일에서 2백40일까지 지급하게 되므로 이 시간을 창업을 위한 충분한 숙고의 시간, 시뮬레이션 기간으로 유용하게 보낼 필요가 있다. 직장인 모드에서 자영업 모드로 전환하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를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은 정부 및 지자체에서 실시하고 있는 신규 창업자 교육 프로그램을 이수하는 것이다. 창업을 위해 업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체험하는 기간을 갖는 것도 한 방법이다.

많은 은퇴자는 창업을 하게 되면 직장 생활과는 달리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고 자유로운 시간 활용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나아가 이들은 운영이 편리하고 남들이 보기에 깨끗하고 깔끔한 사업을 찾는다. 수익은 월급 못지않은 수준 또는 그 이상을 바란다. 그러나 이는 환상일 뿐이다. 전문가들은 그런 사업은 이 세상에 없다고 단언한다. 그런 점을 고려해 베이비부머들이 간과하기 쉬운 유의점을 하나하나 짚어보자.

직장에서 다른 사람의 눈치는 불편함에 불과하지만 고객의 눈치는 가게의 존폐를 좌우한다. 고객의 눈 밖에 나는 순간 수백 명의 고객이 발길을 돌려버린다. 운영 시간도 마찬가지다. 음식점 운영자는 직장인들이 곤히 자고 있는 새벽에 식재료를 마련하기 위해 바쁘게 움직인다. 직장인들이 잠자리에 들 무렵에야 하루 일과를 끝내고 내일의 준비를 시작하는 사람들도 있다. 어떤 업종이든 사장이 매일 지키지 않아도 완벽하게 돌아갈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놓지 않는 한 여유로운 시간을 갖기는 쉽지 않다.

직장 생활을 오래 해 온 퇴직자들의 경우 젊은 창업자들과는 달리 창업을 했을 때 주변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바라볼까 고민하게 된다. 그러나 ‘남이 보기에 좋고 힘 안 드는 아이템은 부자가 되는 것과 거리가 멀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창업 성공 확률은 고작 20% 이내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초보 창업자인 은퇴 창업자들의 성공 확률은 그보다 훨씬 낮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소장은 “30~40대 창업의 경우 망하더라도 노후를 대비할 시간적 여유가 있지만, 50~60대 퇴직자들의 경우는 다르다. 실패할 경우 다시 일어날 시간적·경제적 여유가 없으므로 과거 창업 경력이나 노하우가 없는 사람이라면 좀 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한다.

창업 전문가들은 베이비부머 창업자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자신의 경력을 바탕으로 창업하는 것, 직장 생활을 통해 구축한 인맥, 자격 사항 등을 잘 활용하는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평소 갖고 있던 취미와 관련된 업종으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세대별 창업 성공 사례

1. 40대 베이비부머 박보영씨

40대 베이비부머인 박보영씨(46)는 인천 부평역 주변에서 4백46㎡(1백35평) 규모의 일본풍 룸 테마주점 오락실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7월 매장을 열어 한 달만에 8천만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그가 운영 중인 주점은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독립식 룸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일본풍 인테리어를 가미하고 사케 전문점 수준의 일본 전통 주류도 구비하고 있다.

김씨는 19년 동안 자동차 제조회사에서 검사 업무를 담당했다. 그러다 4년 전 주방장 1명과 의기투합해 개인이 운영하는 패밀리 레스토랑을 열었다. 개점 초기부터 매출이 부진했던 매장은 지난해 폐점했다. 김씨는 “직장 생활만 19년 했던 사람이 혼자 운영하는 음식점을 열었기 때문에 실패할 수밖에 없었다. 프랜차이즈를 염두에 두고 10여 가지 창업 아이템을 두고 고민하다가 현재의 아이템을 선택했다”라고 말했다. 김씨 매장의 영업 시간은 오후 4시부터 다음 날 아침 10시까지이다. 초기에는 아침 시간에 매장을 열어두어도 고객이 거의 방문하지 않았다. 운영한 지 두 달이 지나면서 주말과 휴일에는 아침까지 음주를 즐기는 고객이 많아졌다. 평일에도 아침 10시까지 꾸준히 문을 열어두었더니 입소문을 타 고객이 점차 늘어났다. 현재 매장 방문 인원의 90%는 20대이고, 그중 70%는 여성이다. 룸 테마주점을 선호하는 여성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 그는 “인테리어에서 여성이 선호할 만한 요소를 많이 갖추었다”라고 설명했다.

김씨는 개점 초기 마케팅을 활발히 펼치지 않았다. 매장 운영이 매끄럽지 않은 상황에서 너무 많은 손님이 몰리면 서비스의 질이 낮아져 자칫 나쁜 소문이 퍼질 것을 걱정해서였다. 대신 방문하는 고객에 대한 마케팅은 확실히 펼쳤다. 재방문할 때 사용할 수 있는 무료 안주 및 주류 쿠폰을 제공했고, 쿠폰에 도장을 찍어주고 다섯 번 방문한 고객에게는 술값의 5%를 적립하는 맴버십 카드를 발행했다. 

2. 50대 베이비부머 노주석씨

▲ 노주석씨가 안양 성결대 앞에서 운영하는 도시락 전문점.
지난해 8월부터 안양 성결대 앞에서 도시락 전문점 한솥도시락을 운영하는 노주석씨(55세)는 창업 후 가장 행복한 것이 가족 간의 화목을 되찾은 것이라고 말한다. 18년간 출판 영업을 했던 노씨는 인센티브제 영업 직원의 특성상 계획을 세우고 생활할 수 없었기에 가족 간의 불화가 심해 창업을 결심했다.

“아내는 백화점에서 일했고 나는 출장이 잦았다. 서로 간의 대화가 전혀 없었다. 매장을 함께 운영하면서 이야기도 많이 나누게 되었고 무엇보다 영업에 대한 스트레스가 줄다 보니 마음이 많이 편해졌다.”

노씨는 창업하는 데 점포 구입비 1천만원(월세 80만원), 교육비와 가맹비, 인테리어에 5천5백만원을 투자해 창업했다. 점포 규모는 33㎡(10평) 정도로 20㎡(6평)는 조리 공간으로 13㎡(4평)는 접객 및 포장, 저장고로 사용한다. 매장은 오전 7시에 문을 열고 밤 9시에 닫는데, 현재 매출은 하루 평균 80만원 정도이다. 그의 아내는 메뉴를 조리하거나 세팅하는 전반적인 업무를 맡고 있고, 노씨는 배달을 하거나 전단 홍보를 주로 하고 있다. 성수기에는 2명, 비수기에는 1명의 직원을 더 고용한다.

노씨는 현재 전단 홍보 외에는 특별한 마케팅을 펼치지 않고 있다. 매장 운영을 원활히 하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노씨는 마케팅이 빛을 발하면 하루 매출이 2배까지 향상될 것으로 기대한다. 그는 투자금이 회수되면 2~3호점도 낼 계획이다. 

3. 60대 실버 창업자 김명로씨

▲ 30년 동안 대기업에 근무했던 김명로씨가 창업한 치킨 전문점.
서울 잠실 3동에서 치킨 배달 전문점 BHC를 운영하는 김명로씨(61)는 30년 동안 재직했던 대기업 계열사를 그만두고 소자본 창업으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해외에서 10년 넘게 근무하느라 결혼이 남들보다 늦었던 김씨는 아직도 한참 어린 자녀들 생각에 급한 마음이 들었지만 일단 매장부터 알아보았다. 재건축이 거의 끝나가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 앞에 좋은 자리를 찾았고, 입주와 동시에 매장을 열 계획을 세웠다. 김씨는 소상공인센터 등을 찾아다니며 창업 컨설팅을 받았다. 주변 상권 등을 고려해 추천받은 업종이 치킨집이었다.

“치킨집으로 업종을 정하고 나서는 온갖 창업박람회 등을 다니며 브랜드에 대해 고민했다. 심사숙고 끝에 선택한 것이 현재 브랜드이다.” 2007년 2월1일 점포 구입비 1억1천5백만원, 개설 비용 6천100만원을 들여 33㎡(10평) 규모의 매장을 열었다. 이 중 홀 영업 공간은 22㎡(6평)이다. 배달 매출 비중은 85%이며, 4인용 테이블 3개와 2인용 테이블 2개를 두고 운영되는 홀에서 나오는 매출은 15% 수준이다.

김씨는 매장에서 서빙은 물론 배달, 조리까지 전천후로 뛴다. 또 한 달에 6만부 이상의 전단을 배포하는 등 공격적인 전단 마케팅을 펼쳤다. 한강 둔치에서 매장까지 4km 이상 떨어져 있지만, 전단 덕에 김씨 매장으로 주문이 몰린다. 현재는 월 매출 6천만원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김씨는 만족하지 않는다. 그는 “이제 나이가 예순이다 보니 체력적으로 힘들 때도 있지만, 그래도 10년은 더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불황기에는 다들 홍보비며 인건비를 줄이게 마련이지만, 반대로 투자를 늘려서 월 1천만원 이상 매출을 향상시켰다. 무조건 열심히 일하고, 일단 고객들에게 신뢰를 주는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한다. 그 다음은 음식 맛과 매장의 청결 상태를 유지하는 데 힘썼다. 본사에서 제공하는 조리 매뉴얼은 까다롭기로 정평이 나 있지만 그보다 더 깐깐하게 닭을 튀겨 손님에게 냈다.

김씨는 초보 창업자는 적은 자금으로 안정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소자본 창업을 하라고 말한다. “‘회사에서 어떤 위치에 있었는데 내가 어떻게 직접 배달을 해’ 이런 생각은 실패를 부르게 된다.” 일단 창업을 했으면 전직이 무엇이었든 뼛속까지 장사꾼이라는 마음가짐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김씨는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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