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조 서비스는 보험이 아니다
  • 송승용 | <재테크 쇼크> 저자·㈜희망재무설계 컨설팅 ()
  • 승인 2010.03.23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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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세한 상조회사 난립해 피해 사례 잇달아…허가제 아니어서 소비자가 안전 여부 확인해야

 

▲ 상조 서비스는 ‘선납’ 할부 금융 성격을 띠고 있어 보험처럼 보장을 받는 것이 아니라 서비스를 제공받고 난 뒤 정산하는 시스템이다. ⓒ시사저널 우태윤
최근 각종 매체를 통해 상조회사의 상조 서비스에 가입해서 피해를 보는 사례를 많이 볼 수 있다. 상조회사를 이용하기에 앞서 상조 서비스에 대한 개념을 정확히 이해해야 피해를 줄이는 동시에 상조 서비스를 제대로 이용할 수 있다. 상조회사는 장례식 때 장례 행사와 관련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를 말한다. 여기에는 상복이나 장례 차량 등 장례와 관련된 전반적인 물품 제공과 함께 장례 도우미가 파견되어 장례 행사를 도와주는 것까지 포함된다. 문제는 작고 영세한 상조회사들이 난립해 있어 잘못 가입했다가는 제대로 된 서비스는 물론이고 낸 돈도 돌려받지 못한다는 점이다.

흔히 상조 서비스를 보험과 혼동하는 경우가 많다. 상조와 보험은 전혀 다른 상품이다. 보험은 사고가 나면 약속된 보험금을 받고 남은 보험료를 정산하지 않는다. 반면, 상조 서비스는 매월 돈을 내고 상조 서비스를 받을 때 다 내지 못한 돈을 정산해야 한다. 또한, 상조회사들은 가입자에게서 미리 돈을 받는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물건을 사고 돈을 지불한다. 할부인 경우에는 미리 물건을 받고 돈을 매월 나누어 지급한다. 하지만 상조 서비스의 경우 돈을 조금씩 미리 내고 나중에 서비스를 받기 때문에 일반적인 할부와 반대의 개념인 선납 할부 금융이라고 보면 된다. 또 다른 차이가 있다. 보험사 등 금융회사들은 회사를 설립할 때 정부의 허가를 받고 영업을 한다. 반면 상조회사는, 정부에 신고(등록)만 하면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다. 즉, 상조회사의 안전 여부를 정부가 책임지지 않는다.

검증되고 믿을 만한 상조회사의 조건

회사를 만들기 쉽고 받을 돈을 미리 받기 때문에 너도나도 상조회사를 만들고 싶어 한다. 하지만 검증되고 믿을 만한 상조회사를 골라야 나중에 약속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믿을 만한 상조회사의 조건을 살펴보자.

첫째, 상조회사가 재무적으로 튼튼해야 한다. 적정한 자본금의 규모는 법률적으로 규정되어 있지는 않지만 20억~30억원 정도는 되어야 안전하다. 또한, 고객들이 낸 돈과 회사의 자본금을 합한 금액이 고객들이 낸 돈의 비율인 지급 여력 비율의 최소 100%를 넘어야 안전하다. 둘째, 공정거래위원회의 ‘상조 서비스 표준약관’을 쓰는지 확인해야 한다. 이는 일방적으로 상조회사에게 유리한 계약서를 만들지 못하게 하기 위함이다. 셋째, 가입 당시 약속한 서비스를 제공하는지 여부이다. 이 부분은 본인이 장례를 치르기 전에는 직접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에 실제 서비스를 이용한 주변 사례를 확인해보는 것이 최선이다. 넷째, 가입하고자 하는 서비스 등급을 적절히 선택해야 한다. 너무 저렴한 서비스를 선택하게 되면 추가 비용을 지불할 수도 있으므로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받으려면 중간 등급 이상의 서비스를 선택하는 것이 안전하다.

상조 서비스도 잘만 활용하면 편리할 수 있지만, 부실한 회사를 선택하면 돈만 날릴 수 있다. 제대로 된 상조회사를 선택하기 어렵다면 차라리 스스로 준비하는 것이 나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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