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살 빨라진 정보의 바다
  • 김회권 (judge003@sisapress.com)
  • 승인 2010.04.06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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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블로그·게시판과 트위터, 천안함 소식 확산과 의혹 제기에 첨병 노릇…‘퍼나르기’로 정보 공유도 확대

 


지난 3월26일 천안함이 침몰하자마자 이 소식은 트위터를 통해 급속도로 번져나갔다. 1백40자의 짧은 글은 리트윗(확산)을 통해 꼬리에 꼬리를 물고 퍼졌다. 출발점은 김주하 MBC 앵커의 트위터였다. ‘밤 9시30분쯤 백령도와 대청도 사이에서 순찰 중이던 1천5백톤급 해군 초계함 바닷속 침몰 중. 해군 장병 구조하기 위해 구조 작업 진행 중’이라는 짧은 문장은 삽시간에 여기저기로 퍼졌다.

답답한 정부의 초기 대응 때문인지 김철균 청와대 뉴미디어홍보비서관의 트위터가 인기를 끌었다. 트위터 이용자들이 청와대 관계자, 정부 관계자의 트위터로 몰려들었기 때문이다. 해군 홈페이지에 올린 글이 삭제된 것 같다는 항의, 북한과 천안함 침몰을 연결시키지 말라는 지적 등이 그의 트위터에 고스란히 담겼다. 김비서관은 때로는 정부 입장을 홍보하고, 때로는 트위터 사용자들의 트윗에 일일이 답변을 하며 게시판지기와 같은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블로그나 포털 게시판에서는 좀 더 적극적인 의혹이 제기되었다. 특히 다음 아고라(agora.daum.net)에서는 초계함 근무 경험자라는 이들이 쓴 장문의 분석 글들이 베스트에 올랐다. ‘항해사가 본 천안함 침몰 원인은 침수이다’ ‘천안함 의혹 1~4’ ‘천안함 절단면이 깨끗한 이유’ 등 침몰 원인을 짚어가는 글에는 수십여 개의 댓글이 달리면서 논쟁이 벌어졌다.

“트위터의 공론장화는 자연스러운 단계”

블로그·게시판의 글은 트위터와 연동하면서 확산의 속도가 빨라진다. 트위터 이용자들은 링크를 걸고 리트윗을 하며 블로그나 게시판의 글들을 퍼뜨렸다. 블로그에서 한 개인이 ‘펌질’을 통해 글을 나르던 시절과 비교하면 리트윗을 통해 확산되는 속도는 견줄 수 없을 정도로 빠르다. 강장묵 세종대 정보통신공학과 교수는 “스마트폰 사용자가 1백30만명을 넘었다. 트위터를 통해 아젠더가 확대·재생산되고 공론화 단계로 넘어가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특히 트위터를 두고 미확인 주장이 펼쳐지는 통로가 된다고 비판한다. 예를 들어 김주하 앵커는 “북한 반잠수정이 침몰시킨 듯”이라는 트윗을 남겼지만, 이후 “군 관계자가 북한의 반잠수정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던 미확인 물체는 새떼일 수도 있다고 하네요”라고 정정했다. 김앵커가 트윗을 정정하는 그 짧은 시간 동안 온라인 공간에서는 ‘북풍’과 관련한 음모론이 횡행했다. 강교수는 “공론화 단계를 인정한 이후 순기능을 강화시키고 역기능을 제한시키는 지혜를 모아야 한다. 악플과 관련한 논의에서 겪었듯이 옳은가 그른가의 논의는 소모적일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강교수는 악플 논의 때와는 반대로 트위터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방향의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천안함 사고로 갑론을박하는 온라인 세상 밑바닥에는 천안함 실종자들의 무사 생환을 바라는 치열한 ‘염원’이 담긴 글이 이 시간에도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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