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완 긴급회의, 왜?
  • 김회권 (judge003@sisapress.com)
  • 승인 2010.04.06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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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잉주 타이완 총통 ⓒ연합뉴스
타이완의 움직임도 주목된다. 이례적일 정도로 대응이 빨랐다. 천안함이 침몰한 3월26일, 마잉주(馬英九) 타이완 총통은 안보 책임자들과 긴급회의를 가졌다. 타이완 유력지 중국시보는 “침몰 사고가 일어나자 타이완 정부는 천안함이 북한의 공격을 받았을 가능성을 두고 논의했다”라고 보도했다. 마잉주 총통은 전군에 비상 경계령을 내리는 등 안보 체제를 가동시켰다. 당시 태평양 여섯 개 도서 국가를 순방 중이던 마잉주 총통은 팔라우에 머무르고 있었다.

최근 국내에 상주하는 외신 가운데 일부는 천안함 사건에 대한 타이완의 조치를 의아해했다고 한다. 세 차례에 걸쳐 일어난 서해교전 때도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던 타이완이 이번 천안함 사고에 기민하게 대처하는 것이 예사롭지 않다는 지적이었다. “타이완이 무언가 예사롭지 않은 움직임을 포착했던 것이 아니냐”라는 관측이 나왔던 이유이다. 실제로 일부 외신기자들의 경우 타이완의 움직임이 중국과 관련된 것은 아닌지 취재에 들어가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관련설이 나온 출발점은 한·미 독수리 훈련이다. 중국 해군에게 서해는 전략적 요충지이다. 베이징과 텐진을 방어하는 북해함대와 상하이와 타이완 해협을 무대로 하는 동해함대의 작전 지역이 서해이다. 천안함이 침몰한 3월26일에는 독수리 훈련을 위해 미 해군 이지스함 두 척이 서해에서 해상 훈련을 하고 있었다. 중국의 입장에서는 코앞에 미 군함이 떠 있는 상황인 셈이다. 이 때문에 중국이 천안함 사고와 어떤 관련이 있을 수도 있다는 추론이 중국 관련설의 내용이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단지 ‘설’로만 남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익명을 요구한 한 외신기자는 “타이완의 움직임 때문에 중국과 이번 사건의 직·간접적인 관계를 따져보는 정도이다. 이번 사건을 중국과 연관 짓는 데는 무리가 있는 듯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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