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 많은 원내대표 수첩 속에 적힌 대통령 4대 지시 사항
  • 감명국 (kham@sisapress.com)
  • 승인 2010.04.13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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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 유장훈

<시사저널> 카메라에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잡혔다. 지난 4월8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 안대표는 무언가를 열심히 들여다보고 있었다. 수첩이었다. 최근 ‘봉은사 사건’과 관련해 구설에 올랐기 때문인지 ‘말조심’이라고 쓴 부분이 우선 눈에 띈다. 하나하나 기록된 내용을 살펴보니 도드라진 부분이 눈에 확 들어왔다. 오른쪽 하단의 메모란이었다. <시사저널> 사진기자가 단독으로 포착한 부분이다.

‘3/31 대통령’이라고 쓴 것으로 보아 이날 안대표는 이명박 대통령을 만난 것으로 보인다. 오른쪽 숫자로 볼 때 시간은 오전 10시로 추측된다. 안대표는 이날 나눈 대화의 핵심 내용을 다섯 가지로 정리해 수첩에 기록했다. 내용상으로는 세 가지이다. 3월31일은 천안함 사고가 발생한 지 6일째 되는 날이고, UDT 대원 한주호 준위가 사망(30일)한 다음 날이다.    

기록 내용 가운데 일부가 안대표의 오른손에 가려져 있어 완성된 문장을 확인할 수는 없으나, 문맥의 의미로 볼 때 대강의 내용은 파악이 가능하다. ‘1. 천안함 사태 중심 잡고…’는 천안함 사태에 대해 당에서 중심을 잘 잡고 나가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2. 사고 현장에 위험부…’는 고 한주호 준위의 사망 등과 관련해 현장에서의 구조나 인양 과정에서 안전에 유의하라고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3. 6인 중진협의체 충실히…’에서는 세종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구성된 한나라당 6인 중진협의체에 대해 대통령의 당부가 있었던 것으로 유추해볼 수 있다. ‘4. 봉은사 사건은 신경 쓰지…’라고 되어 있다. 조계종 총무원이 봉은사를 직영 사찰로 지정하는 과정에서 압력을 넣었다는 의혹이 제기된 안대표에게 이대통령이 신경 쓰지 말라고 위로한 것이 아닌가 추측되는 대목이다. 이상의 네 가지 지시 사항과 함께 마지막에는 ‘5. 사태 끝난 후 술 한잔…’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안상수 수첩’에 기록된 내용은 이대통령의 현재 관심사가 어디에 있는지를 보여준다. 요약하면 ‘천안함, 세종시, 봉은사’이다. 하나같이 정국에 폭발력을 가진 사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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