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스태프와 영화 만들 듯 창작”
  • 김진령 (jy@sisapress.com)
  • 승인 2010.04.13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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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로봇>전에 기계 생명체 연작 선보인 최우람 작가 인터뷰

ⓒ시사저널 박은숙
설치미술가 최우람씨(40)의 기계 생명체 연작은 보는 이로 하여금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알루미늄과 스텐레스 스틸, FRP, LED 전구로 이루어진 그의 작품은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고 빛을 발하며 관객에게 마치 영화 속의 한 장면 속에 서 있는 듯한 기분을 전해준다. 게다가 작품 밑에 붙어 있는 설명서에는 자연사 박물관에 전시된 공룡뼈처럼 발견 장소와 라틴어로 명명된 학명까지 붙어 있다. 그것을 보면서 ‘이거 정말일까’라고 생각하는 순간, 관객은 최우람의 판타지랜드에 제대로 접속한 것이다. 지금 작가 최우람은 세계적인 ‘뻥’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2월 미국 내슈빌 프리스트 아트센터 개인전에 이어 5월1일 뉴욕 비트폼갤러리에서 개인전을 갖고 내년 초에는 록펠러 재단이 운영하는 뉴욕의 아시아 소사이어티 미술관에서도 개인전이 잡혀 있다. 그를 만났다.

작품에 기계적인 요소가 많다. 설계는 내가 직접한다. 함께 일하는 팀이 5명인데 그중 한 분이 전자공학 전공이라 전기적인 부분을 맡아서 한다. 내 이름을 걸고 하는 것이지만, 수많은 스태프가 있는 영화 작업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내가 욕심이 많기 때문에 나 혼자 할 수 있는 이상의 일들을 하고 있고, 아이디어가 자꾸 떠올라서 더 많은 사람과 함께 작업하고 싶다.

프라모델(플라스틱 조립식 완구)과 차이가 있나? 새로운 시도라는 전제나 희소성 문제도 있겠지만. 본질적인 차이는 없다. 페라리를 보고 어떤 사람은 예술이라고 평할 수도 있다. 예술은 대상과 그것을 보는 사람과의 특수한 관계일 뿐이지, 일률적으로 예술이 어떤 것이라 말할 수 없다.

만드는 기계 생명체마다 스토리를 부여하는데, 나중에 만든 캐릭터를 이용해 영화를 만들 수 있지 않나? 언젠가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 가짜 다큐멘터리를 만들 것이다.

먼저 스토리를 만들고 작품을 만드는가? 작품 이미지가 먼저 떠오르기도 하고, 스토리가 떠오르기도 한다. 이번 뉴욕 출품 작품은 스토리 없이 아이디어로 먼저 시작했다. 나중에 짤막한 신화가 덧붙을 수도 있다.

SF영화를 좋아할 것 같다. 상상하는 것을 좋아한다. 스토리로 좋아하는 사람은 <공각기동대>의 대본을 쓴 시로우 마사무네이다. 요즘은 <숫타니파타>를 읽고 있다. 불교의 우주관이 나랑 잘 맞는 것 같다.
   
작품 영감을 어디서 얻나? 자연 다큐멘터리를 많이 본다. 최근에는 작은 기계 장치와 대화하는 꿈을 꿨다. 그게 살아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꿈에서 이미지나 아이디어를 얻는 경우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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