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히 혹 뗄 ‘여성 3대 질환’ 방심하다 큰 혹 붙인다
  • 노진섭 (no@sisapress.com)
  • 승인 2010.04.26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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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근종·난소낭종·질염, 생명에 큰 지장 주지 않지만 때 놓치면 대수술 불러…조기 검진이 절대 중요

ⓒ더와이즈황병원 제공

피부에 뾰루지만 생겨도 병원을 찾지만 몸속을 진단하는 데에는 인색한 여성들이 적지 않다. 산부인과에 드나드는 자체를 수치스럽게 여기는 사람도 많다. 이런저런 이유로 병을 키우면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막지 못하게 된다. 특히 생명에 큰 지장을 주지 않는 여성 질환을 만만하게 여기는 사례가 늘고 있다. 자궁근종, 난소낭종, 질염 등의 질환이 대표적이다. 

자궁근종은 20~30대 가임기 여성의 20~50%에서 발병할 정도로 흔한 여성 질환이다. 흔히 ‘아기집에 생긴 혹’으로 알려진 자궁근종은 자궁벽에 생기는 양성 종양을 말한다. 자궁에 생긴 혹이라고 해서 지레 겁을 먹을 필요는 없다. 자궁근종은 다른 장기로 전이되지 않아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 그렇다고 방치할 만큼 만만한 질환도 아니다. 불임이나 유산의 원인이 된다. 1% 미만으로 드물지만 근종이 암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자궁근종은 40대 이후 폐경기부터는 줄어드는 특징을 보인다. 그러나 이 시기에 자궁근종이 생겼다면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40대에서 발견한 근종은 크기가 크거나 빨리 자라기도 한다. 필요 이상으로 큰 수술을 받을 수도 있으므로 가능하면 일찍 발견해야 한다. 최근까지 다이어트로 살을 빼던 주부 김소미씨(45·가명)는 복부 살만 빠지지 않고 오히려 단단해지자 산부인과를 찾았다. 진단 결과는 자궁근종이었다. 통증이나 특별한 증상은 없었지만 근종이 15cm로 크고 앞쪽에 위치해 있고 손으로 만져질 정도여서 자궁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

자궁근종이 생기는 원인은 분명하지 않다. 가족력이 작용하며 인종적인 차이도 있어 같은 연령대의 흑인이 백인에 비해 2?3배나 높은 발생 빈도를 보인다는 정도로 알려져 있다. 원인이 불분명한 만큼 자궁근종이 생겼는지 모르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다. 자각 증세도 거의 없다. 환자 세 명 가운데 한 명은 월경 과다, 비정상 자궁 출혈, 생리통, 빈혈, 골반통, 성교통, 빈뇨, 변비, 불임 등의 증상을 보인다. 종양 크기가 크면 아랫배에서 혹이 만져지거나 살이 찐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출혈이나 복통 증세가 나타나면 이미 많이 진행된 경우이다.

진단은 간단하다. 초음파검사를 통해 근종의 위치와 크기, 수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치료는 환자의 연령, 향후 출산 계획, 증상, 근종의 크기 등을 고려해 결정한다. 특별한 증상이 없고 작은 종양이라면 3~6개월마다 관찰해서 치료 여부를 결정한다. 최근에는 출혈을 예방하거나 크기를 줄일 목적으로 다양한 호르몬제를 사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것은 일시적인 효과만 기대할 수 있으며 사용을 멈추면 종양이 다시 자라기도 한다. 종양 크기가 크거나 명백한 증상이 있고 임신을 원하지 않을 때는 자궁적출술이 일반적인 치료법이다. 자궁을 제거하기 때문에 재발 우려가 없다. 재발에 따른 재수술률이 2~8%로 낮은 편이다. 향후 임신을 계획한 여성이라면 자궁을 남겨두고 종양만 제거하는 근종절제술을 받을 수 있다. 물론 수술 후 다른 부위에 또 다른 자궁근종이 생길 가능성은 남는다. 최근에는 내시경이나 복강경을 이용해 수술하기 때문에 수술 흉터도 거의 없다. 물론 자궁근종이 큰 경우에는 개복 수술을 받아야 한다. 

종양의 크기가 수술을 하느냐 마느냐를 결정하는 기준은 아니다. 크기가 작아도 자궁 안쪽 공간(자궁 내강)이나 자궁벽에 위치해서 자궁을 압박하거나 출혈을 일으키는 증상이 나타나면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불임이나 반복적인 유산, 근종이 갑자기 커지는 경우에도 수술을 받아야 한다. 수술 후 배뇨·배변 기능, 성생활에 별 문제는 없다. 성생활 만족도는 심리적인 데다 주관적이어서 개인 차가 있을 수 있다. 김병기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자궁을 없애면 여자 구실을 못하거나, 힘이 빠지거나, 체중이 늘어날 것이라고 걱정을 하는 환자가 많다. 자궁은 출산 외에는 특별한 기능을 하지 않는다. 정작 중요한 생식기는 난소이다. 난소에서 여성호르몬을 분비하기 때문에 자궁이 없더라도 정상 생활을 영위하는 데 전혀 지장이 없다”라고 강조했다.

난소도 종양이 생기기 쉬운 기관이다. 매달 배란하는 난소에서 호르몬 분비가 원활하지 않으면 배란 장애가 발생한다. 이때 난소 점막에 염증과 부종이 생기면서 낭포, 즉 물혹이 생기는데 이를 난소낭종이라고 한다. 배란 전후에는 생리적으로 물혹이 생길 수 있으며 대개는 저절로 없어진다. 그러나 병적인 난소 물혹은 수술로 제거해야 한다. 콕콕 찌르는 듯한 아랫배의 통증, 하복부의 팽만감, 가슴 답답함, 빈뇨 등의 증상이 느껴질 정도라면 낭종이 상당히 커진 경우이므로 빨리 치료를 받아야 한다. 낭종은 선천적으로 난소 발육이 저하된 경우에도 생기지만 생활 습관이 미치는 영향도 크다. 육식 위주의 식습관, 정신적인 스트레스, 무리한 다이어트가 대표적인 원인이다. 자각 증세는 없다. 혹이 커지더라도 난소 기능이 유지되므로 생리에 이상이 없고 임신도 가능하다.

낭종은 초음파검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일단 물혹이 확인되면 대부분은 양성이지만 악성 종양(난소암)일 수도 있으므로 주기적으로 관찰해야 한다. 악성 여부는 골반 초음파와 CT, MRI 등으로 판단한다. 전이가 되지 않으므로 난소낭종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사람이 많다. 수술하면 된다는 생각은 위험하다. 낭종을 떼어낸 후에도 재발할 수 있어 근본적인 치료가 어렵기 때문이다. 크기가 작을 때에 종양을 발견하면 몸속 노폐물과 어혈을 자연스럽게 빠져나가게 함으로써 어렵지 않게 치료할 수 있다. 방치하면 혈류가 차단되어 괴사가 일어나면서 심한 통증이 생길 수 있다. 이 정도로 심해지면 난소와 난관을 모두 잘라내야 하는 상황을 맞게 된다.

▲ 복부 측면 자궁근종을 촬영한 MRI 영상(왼쪽)과 초음파 사진. ⓒ 더와이즈황병원 제공

‘여성의 감기’ 질염, 폐경기 이후도 나타날 수 있어

여성이 산분인과를 찾는 가장 흔한 이유는 질 분비물이다. 질 분비물 이상으로 산부인과를 찾았다가 질염을 진단받는 여성이 많다. 질염은 ‘여성의 감기’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흔한 여성 질환이다. 보통 질 분비물은 가려움증이나 악취를 동반하지 않는다. 질 분비물이 가려움증이나 악취를 동반하는 경우에 질염을 의심해보아야 한다. 질염은 치료 시기가 중요하다. 방치하면 골반염증으로 발전해 난관손상으로 이어져 불임을 유발할 수 있다.

질염은 크게 세균성, 곰팡이성(진균), 원충류성(기생충)으로 구분한다. 세균성 질염이 가장 흔하고 다양한 증상을 보인다. 황색이나 백색의 분비물이 다량 나오고 가려움증이 지속되면 세균성 질염을 의심해보아야 한다. 의사의 판단에 따라 항생제나 소염제를 복용하고 국소적인 소독 치료를 받으면 된다. 원충류성 질염은 캔디다라는 진균에 의해 생기는 질환이다. 덥고 습한 여름 장마철에 발병률이 높다. 특히 면역력이 떨어진 당뇨 환자, 만성 질환자, 스트레스가 심한 수험생에게서 흔히 발생한다. 하얀색 두부를 으깬 것 같은 냉이 나오면서 심한 가려움을 동반한다. 외음부가 붉게 부어오르고 살이 헐거나 백태가 끼기도 한다. 항진균제로 치료하면 된다.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해 치료기간 중에는 성관계를 피하는 것이 좋다. 원충류성 질염은 기생충의 일종인 트리코모나스에 감염되는 질환이다. 성관계에 의해 전파되므로 성병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방치하면 골반염, 방광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감염된 여성 25%에서는 별다른 증상이 없지만, 대부분은 생선 썩는 듯한 악취를 풍긴다. 누렇고 물 같은 분비물이 속옷을 적실 정도로 많이 나오면 원충류성 질염을 의심해야 한다. 또, 질 점막은 빨간빛을 띠면서 심하게 부어오른다. 의사와 상담한 후 메트로니다졸과 같은 약물로 치료받으면 된다.

성관계를 할 때 질 점막에 물리적인 자극을 주면 염증을 유발하므로 질 분비액이 충분한 상태에서 성관계를 가져야 한다. 청결한 성관계는 기본이다. 치료해도 질염이 자주 재발하면 성관계 상대방도 동시에 치료받아야 한다. 최두석 삼성서울병원 사춘기클리닉 교수는 “질염은 15세 미만 소녀에게서도 발견된다. 배변 후 뒤처리 습관이 주요 원인이다. 항문에서 앞쪽으로 배변 후 처리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대변에 있는 균이 질에 감염되어 질염을 일으킨다. 어린 시절부터 항문 뒤쪽으로 뒤처리하는 습관을 길러주는 것이 질염을 예방하는 지름길이다”라고 조언했다.

질염은 폐경기 이후에도 나타날 수 있다. 나이가 들면 여성 호르몬이 부족해지면서 질이 건조해져 노인성 질염이 발생하기 쉽다. 대부분은 나이 탓으로 생각하고 관심을 두지 않아 병을 키운다. 가려움과 따끔따끔한 통증이 특징이다. 피나 고름이 섞인 짙은 황색의 냉이 생기며, 질 점막이 얇아지고 분비물이 적어져 질이 건조해진다. 가벼운 자극에도 출혈이 잦게 된다. 노인성 질염은 여성 호르몬 부족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에스트로겐 정제나 크림제를 질에 투여하는 등 부족한 호르몬을 보충해주는 치료를 병용하면 증상이 호전된다. 이성하 더와이즈황병원 산부인과 과장은 “대부분의 여성이 얼굴에 생긴 주름에는 신경 쓰지만 질부에 발생하는 질환에는 관심조차 두지 않는다. 증상이 나타나도 방치하다가 질이 발갛게 부어올라 세균성 염증으로까지 진행된 후에야 병원을 찾는다. 여성호르몬제 치료를 받으면 금방 좋아지기 때문에 빨리 병원을 찾아야 한다”라며 조기 검진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한 여성이 산부인과에서 여성 질환에 대해 상담하고 있다. ⓒ더와이즈황병원 제공
건강한 여성의 질 분비물은 희거나 투명하다. 생리를 할 때에는 주기에 따라 그 양상이 약간 변할 수 있다. 생리 전에는 주로 젖빛의 하얀 덩어리 냉이 소량 분비되고, 배란기에는 점액의 양상을 띤 끈끈한 냉이 분비된다. 일시적인 분비물 양의 증가로 가려움증이나 자극을 유발할 수 있으나 오래 지속되지는 않는다. 이런 상태가 가라앉지 않으면 질염을 의심해야 한다. 냉 분비, 심한 냄새, 가려움, 따끔거림 등이 계속되면 질염일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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