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간 천막 끌며 이어온 ‘짚시 선교’ 집념
  • 감명국 (kham@sisapress.com)
  • 승인 2010.05.04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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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영삼 선교사

손영삼 사진 제공


‘따따따따-땅, 따따따따-땅, 땅땅’. 플라멩코의 음률인지는 몰라도 이 춤을 보면 짚시를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다. 짚시족은 전세계 유랑 민족 두 개 종족 가운데 하나이다. 짚시족을 상대로 기독교 선교 활동을 하는 손영삼 선교사(50·사진 가운데, 뒤는 천막교회 모습)를 만났다. 그는 왜 하필이면 짚시를 상대로 기독교 복음 활동을 할까.

아버지가 목사였던 그는 처음부터 짚시 사역을 꿈꾸었다. 아테네 대학에서 1년간 그리스어를 공부한 뒤 바로 선교 현장에 뛰어들어 23년간 ‘짚시 선교’를 해왔다. 그리스 안에 있는 짚시족은 50만명이다. 이 가운데 9천8백명 정도가 그리스로 귀화해 그리스 국적을 갖고 있으나 나머지 49만여 명은 국적 없이 유랑하는 민족이라고 한다. 사는 지역도 따로 없고 때를 따라, 일거리를 찾아 동서남북을 넘나드는 날품팔이족 짚시. 이들을 대상으로 한 선교는 이동 천막을 끌고 다니면서 한 주는 딸기밭에서, 한 주는 포도농원에서, 또 다음 주는 철판 공장 주변에서 예배를 진행하는 곡마단 선교라고 해야 할까?

구제·의료·교육 선교, 이 세 가지 선교 활동을 한다지만 밀가루 등을 무료 배포하고, 상처 난 사람을 치료해주고 어린 꼬마들에게 글을 가르쳐주는 것이 주된 활동 내용이다. 짚시들은 거의 전부가 문맹자들이다.

손선교사는 짚시를 두 사람이나 입양시켜 양육했다. 열두 살에 입양해 올해 32세가 된 그의 양아들은 신학을 공부해 이제 예배 때 설교를 맡아서 하는 수준이 되었다. 모임에 참가하는 숫자는 많으면 1백50명, 적으면 50명 등 평균 100명 선이라고 한다.

이동식 천막 교회이기 때문에 발전기, 마이크 시설 등을 갖추어 움직이고 있고, 겨울철에는 짚시들의 이동이 중지되기 때문에 한 군데에 천막 교회를 세워 6개월가량을 버틴다.

손선교사는 “신학교에서 헬나어나 선교론을 강의하라는 요청을 받기도 하지만 한국에 돌아가면 교회 목회를 하고 싶다”라고 소망을 피력했다. AFC라는 초교파 선교단체가 그를 후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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