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을 제대로 ‘이용’하는 법
  • 박혜정 | 재테크 컨설턴트 ()
  • 승인 2010.05.11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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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환율 등 알면 단순 거래만 하는 데서 벗어날 수 있어…행사·상품 정보 얻어 저축·투자하는 게 유리

 

▲                                        ⓒ시사저널 임준선

당신에게 은행은 어떤 곳인가?은행원이 되기 전에 은행은 내게 돈을 입출금하기 위해 들르는 곳일 뿐이었다. 은행원 언니가 말해주는 금리로 적금을 가입했고, 유학하면서 한국으로부터 송금도 받고 환전도 자주 했지만 항상 정해진 환율대로 따랐다. 가끔 이체나 지로를 납입하기 위해 은행에 들를 때면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 아깝고 빨리 볼 일 보고 나가고 싶었던 곳이 바로 은행이었다. 아마도 많은 사람이 비슷한 생각을 갖고 지금도 은행을 찾고 있을 것이다.  

은행원이 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은행에 대한 생각이 바로 바뀌었다. 그것은 ‘은행 거래 고수’ 와 조우한 후부터였다.

은행 거래 고수 | “예금 하나 만들러 왔습니다. 1천만원을 1년 묶어둘까 하는데 금리는 얼마까지 해줄 수 있어요?”

병아리 은행원 | “1년 예금 금리는 4%입니다.”

은행 거래 고수 | “금리 4%는 너무 낮네요. 이 근처 ○○은행은 4.2% 준다고 하던데…. 여기가 주거래 은행이라 일부러 이곳으로 왔습니다. 그러니 금리 좀 올려주세요.”

병아리 은행원 | “예금 금리는 4%로 정해져 있습니다.”

(어리둥절해 있는 나를 보고, 눈치 빠른 선배 은행원이 재빨리 달려온다.)

선배 은행원 | “고객님께만 특별히 예금 금리 4.25%를 제공하겠습니다. 다른 은행 어디 가도 이 금리는 못 받습니다. 지점장 승인까지 받아 특별히 제공하는 것입니다.”

이럴 수가! 금리가 바뀔 수 있다니. 내가 만난 첫 번째 은행 거래 고수의 모습이다. 은행에 들어간 지 얼마 안 되었을 때 이렇게 금리를 조정해 가는 고객의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은행 거래 고수는 예금 적금만 다른 사람보다 더 높은 금리로 가져가는 것이 아니었다. 대출을 할 때에도 자신이 원하는 시기에, 원하는 금액을, 원하는 금리로 대출을 받아갔다. 환전을 하더라도 적용받는 환율이 다른 이들보다 낫고, 상품에 관한 여러 정보와 조언을 얻어 기회를 확보한 후 저축하고 투자하고 있었다. 대다수 사람이 은행을 그냥 ‘다니기만’ 한다면, 그들은 은행을 자신들에게 최대한 유리하게 ‘활용’하고 있었다.

대표 사례가 특판 금리 상품이다. 은행도 다른 소매업체처럼 세일 행사를 한다. 예금이나 대출 금리가 낮은 상품이 갑자기 나왔다가 사라진다. 은행 고수들은 평소 은행원과 친하게 지내며 상품 정보를 수시로 파악해 여유 자금을 굴린다. 그러니 재테크를 하려면 은행 거래 요령부터 알아야 한다.

은행 거래 고수 대부분은 부자이다. 하지만 은행 거래 요령들이 부자만의 노하우는 아니다. 누구나 은행에서 챙겨갈 수 있는 것들이 있다. 다만, 몰라서 못 챙겨가는 것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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