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과 약 사이 ‘어정쩡한’ 불소
  • 김세희 기자 ()
  • 승인 2010.05.18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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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 우태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지난 5월4일 충치 예방 성분인 불소를 함유한 어린이용 치약을 구입할 때 ‘이 치약의 불소 함량은 ○○ppm임’이라는 문구를 반드시 확인할 것을 당부했다. 현행 보건복지부 고시 ‘의약외품 지정 고시’는 치약제의 불소 함량을 1천ppm(0.1%) 이하로 제한하고 있다. 기준치를 초과한 제품은 의약외품이 아닌 의약품 허가 대상으로 하고 있다. 치약 내 불소 성분은 치아가 산성 물질을 잘 견딜 수 있도록 해 충치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어린이용 치약의 경우, 불소 과다 함유에 따른 부작용에 유의해야 한다. 이른바 ‘불소증’이라는 부작용 탓이다. 불소를 장기간 과다하게 섭취하면 치아 표면에 백색의 반점이 나타나거나 황색 또는 갈색의 색소가 불규칙하게 착색한다. 그러다 보니 치약 제조회사들은 어린이용 치약에 불소를 성인용보다 훨씬 적게 넣고 있다.

미국의 치아 건강 전문 사이트 ‘덴탈플랜스닷컴’은 지난 1월20일 색다른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영국 맨체스터 대학 코크런 구강건강그룹 연구팀은 세계 어린이 7만3천여 명을 대상으로, 이들이 사용하는 치약의 불소 함유량과 충치 발생과의 상관관계를 조사했다. 그 결과 불소 함유량이 1천ppm 미만인 치약을 쓴 어린이들은 불소가 전혀 없는 치약을 사용한 어린이와 마찬가지로 충치 예방 효과를 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저농도 불소치약에 대해 혼란이 있을 수밖에 없다. 애경2080 양인실 연구원은 “불소 함량이 낮아지면 그만큼 충치 예방 효과가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어린이의 경우 치약을 삼킬 수 있어 그로 인한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서 불소 함량을 낮추고 있다”라고 말했다. 저농도 불소가 충치 예방의 기능을 못한다면 굳이 불소 함유 치약을 사용할 필요가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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