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도 함께 제시해달라”
  • 정리·조현주 기자 (cho@sisapress.com)
  • 승인 2010.05.31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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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기 독자위원들이 본 5월의 <시사저널> / “일부 기사, 사건 추적에만 치우친 경향”

지난 5월26일 <시사저널> 제1기 독자위원회 회의가 본사 회의실에서 열렸다. 1시간여 동안 진행된 회의에서는 5월 한 달 동안 발행된 <시사저널>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가 이루어졌다. 문정신·윤석민·조상욱·주영래 독자위원이 참석했다. 본지 안성모 기자가 사회를 보았다.

▲ 지난 5월26일 본사 회의실에서 열린 독자위원회 회의. ⓒ시사저널 윤성호

사회 | 커버스토리에 대한 평가부터 시작해보자.

조상욱(이하 조) | 예측 불허의 한반도 정세 등은 이슈에 맞물려 잘 선정이 되었다. 반면에 지방선거 판세 분석 기사는 일단 표지의 ‘6316’이 무슨 의미인지 한눈에 알아보기 힘들었다.

주영래(이하 주) | 맞다. 자세히 들여다보아야 그 의미를 알 수가 있었다. 처음에는 눈에 딱 들어오지가 않았다.

윤석민(이하 윤) | 대체로 디자인은 좋았다. 표제와 잘 어울렸다. 몇몇 걸리는 것도 있었다. 검찰 스폰서와 관련한 표지 제1071호는 꺼내놓기 민망하기도 했다.

조 | <시사저널>은 다른 주간지에 비해 원색 계열의 색상을 많이 사용한다. 빨간색을 쓰는 경우도 많고, 그래서 표지는 눈에 잘 들어온다.

사회 5월 한 달간 나온 기사 중에서 좋았던 점과 아쉬운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조 | 스페셜리포트 중 5·18 비석에 새겨진 비문 기사는 신선했다. 비문 내용을 그대로 옮겨 놓아 읽기에도 좋았고, 눈에도 잘 들어왔다.

주 | 플라스틱 유해 물질에 관한 기사와 유기농 우유에 관한 기사를 재미있게 보았다. 쉽게 간과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지적한 점이 좋았다. 아쉬운 점은 지역별로 선거 판세를 분석했는데, 중요한 선거인 교육감과 교육의원에 대해서는 심도 있게 다루지 않았다는 점이다. 교육감·교육의원 선거가 이슈 거리로 부각되지 못하고 있다는 인상이다.

문정신(이하 문) | 선거 판세 기사는 유익했다. 지역별로 어떤 점이 포인트라는 것을 알기 쉽게 요약해서 흥미로웠다. 아쉬운 점은 몇몇 표지 디자인이다. 숨은 표의 비밀을 다루었던 커버스토리 표지는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주 | 아쉬운 점을 덧붙이자면 자살과 관련한 기사의 경우 너무 사건에만 치우치는 경향이 있다. 자살을 예방할 수 있는 대안도 함께 제시해주면 좋겠다. 그러면 극단적인 행동을 하기 전에 한 번 더 생각을 해보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윤 | 대개 시사 잡지의 경우 일정 부분 성향이 있는데, <시사저널>은 그러한 성향이 잘 잡히지 않는다. 잡지의 성향을 정하는 문제는 어려울 수 있지만, 너무 중도를 지키려다 보니까 굵직한 기사가 외려 밋밋하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그래서 오히려 작은 정보성 기사들이 더 눈에 잘 들어오기도 한다.

 

ⓒ시사저널 윤성호

 

사회 천안함 사건 이후 한반도 문제가 최대 이슈였다. <시사저널> 보도는 어떠했나?

주 | 일부 보수 언론에서는 ‘북풍’을 조장하기 위해서 이 문제를 비중 있게 다루고 있고 추측성 보도를 쏟아내고 있다. <시사저널>은 사실에 바탕을 두고 다룰 수 있는 부분을 최대한 다루었다. 주변국의 국제 정세를 풀어낸 것도 좋았다. 좌초설에 대한 기사도 관심 있게 보았다. 당시에도 북한 어뢰에 의한 공격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전반적인 분위기였는데, 좌초설 기사를 보도하는 것이 쉬운 결정은 아니었을 것 같다.

문 | 역시 좌초설 기사를 재미있게 보았다. 일반적인 보도와 다른 시각을 보여준 점이 좋았다. 또, 인터뷰 내용을 보니 꽤 설득력도 있었다.

윤 | 천안함 사건은 다루기 쉽지 않고 예민한 부분이다. 베일에 싸인 부분이 많아서 잘못 쓰면 추측성 기사같이 되어버린다. 다양한 가능성에 대한 문이 닫혀 있는 와중에 좌초설을 주장하는 서프라이즈 신상철 대표를 인터뷰한 것은 단연 눈에 들어왔다. 좌초설에 관한 인터뷰는 인터넷에서 소문으로는 볼 수 있었지만, 그것이 실제로 기사화된 것은 사실 얼마 없었다. 북한 공격 가능성과 관련된 내용을 다룬 매체는 많았지만, 좌초설을 다룬 곳은 매우 적었다. 그래서 더 눈에 들어왔던 것 같다. <시사저널>은 북한 어뢰 공격과 좌초설을 함께 다루어 중심이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주 | 조금 미흡했던 점도 물론 있었다. 천안함 사건 이후 경제적인 파장도 다루어야 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북한 공격설에 대한 여론 몰이가 한국 경제에 악영향을 많이 미치는데, 그런 것에 대한 기사를 다루어주면 좋았을 것 같다. 

사회 지방선거 보도는 어떠했나?

문 | 투표율을 높일 수 있도록 하는 기사가 필요했다. 처음 투표하는 유권자에게 선거의 의미를 짚어주었으면 어땠을까. 그리고 이번 선거에서는 한 번의 투표로 총 여덟 명을 뽑다 보니까 투표 방식이 복잡하다. 이에 대한 자세한 안내가 있었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

윤 | 사실 나 역시도 시장과 교육감 외에 어떤 사람들을 8명이나 뽑아야 하는 것인지 자세히 모른다. 후보에 대해서도 동네 구의원 정도에 대한 정보만 알 뿐이다. 기본적으로 우리나라 선거가 복잡하다. 또, 요즘 보면 교육감 선거와 같이 중요한 문제가 기타 의원 선출에 묻혀가는 듯한 인상이다. 교육이 정치와 맞물려들어가서 이슈화되지 못하고 있다. 교육 부문 대통령을 뽑는 것과 똑같은 것인데, 정치권과 맞물리다 보니까 소외된다. 어쩌면 우리나라 지방자치 고유의 문제이기도 할 텐데, 이런 문제에 대한 진단을 <시사저널>에서 해주었다면 좋았을 것 같다.

사회 그 밖에 더 보완했으면 하는 부분이 있다면 무엇일까? 

윤 | <시사저널>을 읽고 나서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듯한 시원한 느낌을 받지 못해서 아쉽다. 잡지를 보고 나서 비판적인 사고를 갖고 싶은데, <시사저널> 기사를 보고 나서는 중간에 끝나버리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조 | 개인적으로 4대강에 대한 기사가 부족하다는 인상이다. 다른 매체를 보면 연일 4대강 개발에 대한 기사를 특집으로 보도한다. 특집까지는 아니더라도 4대강 개발과 같이 환경에 큰 영향을 미치는 이슈 등은 놓치지 않고 다루어야 하지 않을까.

윤 | 동의한다. 4대강도 분명 많은 사람이 궁금해하고 있는 문제인데, <시사저널>에서는 다소 소홀한 인상이다. 물론 4대강을 다루는 것 자체가 정치적인 문제로 인식될 수도 있다. 매체 성향에 대한 독자들의 지적이 뒤따를 수도 있을 것이다. 4대강을 환경 문제로 다루어도 정치적인 문제로 보는 시각이 분명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다수 독자는 4대강에 대한 궁금증과 의문이 상당할 것이다. 

문 | 요즘 안보 문제가 가장 큰 이슈이다. 북한의 도발에 의해 긴장 관계가 형성된 것인지, 아니면 우리 정부가 안보 측면에서 무능한 것인지를 확실하게 지적해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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