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는 필명에 담은 뜻은…
  • 조현주 기자 ()
  • 승인 2010.06.08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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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미술가 박불똥씨

ⓒ시사저널 임준선

지난 1985년 여름, 한국 현대미술에 한 획을 그을 만한 사건이 벌어졌다. 당시 35명의 젊은 작가들이 기획하고 참여한 ‘1985년 한국 미술 20대의
<힘> 전시회가 공권력에 의해 무산되고 말았다. 이로 인해 출품작 24점은 압수되고, 일부 작가는 구속되었다. 당시 <힘>전을 기획·주도한 사람이 바로 작가 박불똥씨(필명, 55)이다.

최근 서울 안국동 갤러리에 나이 ‘50’을 뜻하는 제목으로 한국예술종합학교 조인수 교수가 기획한 <지천명>전이 열렸다. 이 전시회에 박불똥 작가를 비롯해 <힘>전 사태 대책위에서 활동했던 주안수씨 등 다섯 명이 참여했다. 박작가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주기 추모 전시 <노란선을 넘어서>에도 작품을 출품했다.

박작가에게 많이 쏟아지는 질문은 필명에 대한 것이다. 박작가는 “내가 작품 활동을 시작했던 1980년대만 해도 문화·미술부 기자에게 촌지를 줘 명망을 얻는 예술가들이 꽤 되었다. 그런 식으로 내 작품을 알리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튀는 필명이었다. 하찮아 보이는 필명을 쓴 것은 아마 내가 처음이었을 것이다”라며 환하게 웃었다.

박작가는 오는 7월28일부터 8월12일까지 서울 인사동에 있는 가나아트센터에서 열리는 ‘현실과 발언’ 동인 30년 기념전을 준비하고 있다. 1980년에 창립한 ‘현실과 발언’ 동인은 ‘현실을 미술로 발언하겠다’라는 취지로 만들어진 민족미술 작가들의 모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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