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의 월드컵’에서 건강 지키기
  • 노진섭 (no@sisapress.com)
  • 승인 2010.06.08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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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 약한 사람은 가정에서 응원하는 것이 좋아…수면 부족 유의하고 간식·술 자제해야

ⓒ삼성서울병원

2010년 남아공월드컵 기간에 심장질환이 있는 사람은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실제로 과거 월드컵 기간에 심장질환자가 급증했다. 극도의 흥분과 긴장 상태는 맥박 수를 늘리고 혈압을 상승시켜 심장에 부담을 준다. 특히 심장은 새벽에 가장 불안정한 상태가 되므로 6월23일 나이지리아전과 같이 새벽 시간대 경기를 볼 때는 유의해야 한다. 심장이 약한 사람은 많은 사람이 모인 곳보다 가정에서 월드컵을 관람하는 편이 안전하다. 응원 열기가 뜨거워지면 자신도 모르게 과도하게 흥분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이상철 삼성서울병원 심장혈관센터 교수는 “갑자기 쓰러지거나, 숨이 가쁘거나, 가슴에 통증이 느껴지면 신속하게 환자를 병원으로 옮겨야 한다. 심근경색인 경우 일반인이 할 수 있는 응급 처치가 없다”라고 말했다.

또, 수면 부족에 유의하고 수면 리듬이 깨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불규칙한 수면 시간이 장기화되면 수면 리듬이 깨져 불면증 또는 수면 장애가 생길 수 있다. 홍승봉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는 “되도록 밤 12시 이후에 열리는 경기는 예약 녹화를 하거나 다음 날 재방송으로 관람하는 편이 좋다. 중요한 경기가 없는 날에는 평소보다 일찍 취침해 전날 부족한 수면을 보충해야 한다. 잠이 부족하더라도 아침에 기상 시간은 일정해야 정상적인 수면 리듬을 유지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축구 경기를 보면서 먹는 간식과 술은 위에 부담을 줄 수 있다. 특히 만성질환자는 과식과 과음을 경계해야 한다. 심장질환, 당뇨병, 신장질환이 있는 사람은 단맛이 나는 음식과 치즈, 오징어, 육류 등의 술안주를 피해야 한다. 고열량·고콜레스테롤 식품이기 때문이다. 술은 심장을 빨리 뛰게 하므로 심장질환자는 과음을 삼가야 한다. 이향림 서울시 북부노인병원 내과 과장은 “과음과 과식으로 역류성 식도염이나 기능성 위장장애가 생길 수 있다. 간식을 먹어야 할 경우라면 위에 부담이 덜 되는 샐러드, 두부, 토마토 등을 택하는 것이 좋다”라고 말했다.

과도하게 응원하다 성대 다칠 수도

응원을 과도하게 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목소리가 쉬거나 통증을 느끼게 된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성대 점막이 변하는 성대 결절이 생길 수 있다. 방치하면 목이 자주 쉬고 장기적으로는 음성마저 변하게 된다. 술과 커피는 성대를 건조하게 하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손영익 삼성서울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물을 충분히 마시고, 건조하거나 공기가 탁한 곳에서 큰 소리로 응원하는 행동을 자제해야 한다. 목에 통증이 있다면 성대를 쉬게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TV를 시청하는 자세도 중요하다. 소파에 비스듬히 기대어 1시간 이상 TV를 시청하면 관절과 인대에 손상이 올 수 있다. 목받침을 하고 누워서 경기를 관람할 경우에는 목뼈에 무리가 올 수 있다. 가급적 허리를 펴고 TV를 시청하고, 축구 전·후반전 사이에는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긴장된 근육을 풀어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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