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절감, ‘습관’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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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06.22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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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는 열 에너지까지 모아서 연간 에너지 비용 15% 감축한 제품 출시 ‘눈길’

종합식품회사인 CJ제일제당은 일반 업무 환경에서부터 생산 시설 그리고 생산되는 제품에 이르기까지 경영 활동 전반에서 ‘그린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생산 현장에서의 에너지 절약은 물론이고 제품 개발에서도 녹색 성장을 염두에 두고 경영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다. 제조업의 특성상 생산 설비에서 사용되는 에너지 비용은 생산 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기업의 수익성에 크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원가를 절감하고 에너지를 절약하는 노력이 꼭 필요하다. 때문에 CJ제일제당은 시설과 설비에서 에너지를 절감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며 실천하고 있다.

햇반, 탄소 인증제 참여

CJ제일제당에서는 연간 7백30억원 수준의 에너지 비용이 발생한다. 이를 줄이고 수익성을 높여 결과적으로 친환경 경영을 하기 위한 활동이 최근 들어 더욱 구체화되고 있다. 에너지 절감 활동을 상시화·구체화하기 위해 전국 20개 사업장에 에너지혁신위원회를 상설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서 수립되는 에너지 비용 절감 대책은 각 사업장에서 실행되어 2009년의 경우 약 81억원에 달하는 절감 효과를 거두었다. 에너지혁신위원회의 활동은 사내·외에서 폭 넓게 이루어지고 있는데, 각 사업장에서 에너지 절감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실행하는 것이 주요 업무이다. 또, 매월 보고회를 통해 각 사업장의 에너지 혁신 활동이 진행되는 상황을 공유하고, 사내는 물론 사외에서까지 우수 사례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사내에 전파하는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최근 CJ제일제당 에너지 혁신위원회에서는 각 사업장 설비에서 발생하는 열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활동에 역량을 모으고 있다. 식용유와 고급유 제품을 생산하는 CJ제일제당 인천2공장(인천시 중구 신흥동3가 64번지)은 지난 2008년 생산 라인의 설비를 바꾸는 작업에 약 7억원을 투자했다. 이 교체 공사는 새로운 제품을 생산하기 위한 시설도, 생산 물량을 늘리려는 시설도 아니었다. 바로 에너지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시설이었다. 주로 설비 공정에서 발생하는 열에너지를 버리지 않고 재활용해 사용하는 열 교환 설비들이 도입되었다. 이 설비 투자로 CJ제일제당 인천 2공장은 연간 8억원의 에너지 비용을 아낄 수 있게 되었다. CJ제일제당은 비슷한 제조 공정에서 같은 원리로 에너지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이를 확대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편, CJ제일제당은 생산하는 제품에도 ‘그린 경영’의 의지를 반영하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대표적인 제품이 바로 국내 즉석밥 시장의 대표 브랜드인 ‘햇반’이다.

CJ제일제당의 햇반은 지난해 5월부터 CO₂ 배출량을 표기하는 ‘환경부 탄소 성적 표지 시범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탄소 성적 표지로 소비자들은 햇반이라는 제품이 쌀 단계에서부터 소비자에게까지 이르는 전 과정에서 얼마만큼의 탄소를 배출하게 되는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 환경에 관심 있는 소비자들이라면 같은 제품이라도 생산·유통 과정에서 탄소 배출이 적은 제품을 주목할 것이고, 이것은 일상생활에서부터 환경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을 높이는 역할을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다.

탄소 성적 표지 인증은 ‘제품 생산에서 탄소 배출량을 줄여 나가겠다’라는 기업의 사회적 약속이기도 하다. CJ제일제당은 실제로 생산 공정 라인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양을 줄이기 위해 철저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햇반을 생산하는 CJ제일제당 부산공장에서는 지난해 4월부터 폐기물 소각장에서 소각되어 공중으로 버려지던 폐열을 양질의 스팀으로 재생산해 햇반 제조 라인에서 사용하고 있다. 버려지던 폐기열 에너지를 스팀으로 재생산하기 위해 약 6억원을 들여 스팀을 만들 수 있는 ‘스팀 제너레이터’(steam generator) 설비를 도입하는 등 아낌없는 투자를 통해 탄소 배출량을 줄였다.

▲ CJ제일제당 인천 2공장에서 현장 직원들이 에너지 설비를 점검하고 있다.

친환경 바이오 사업도 벌여

또한, 햇반 생산 과정에 쓰이고 남은 스팀은 다른 건물에서 생산하는 다시다 건조에 필요한 열에너지로 전환해 쓰고 있다. 이런 노력을 통해 연간 5천6백 톤의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이런 탄소 절감 노력을 바탕으로 정부가 ‘탄소 인증제’에 이어 도입을 준비 중인 ‘저탄소 인증’을 업계 최초로 받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의 친환경 경영 전략은 최근 의미 있는 신제품 출시로 이어지고 있다. 인체 유해성 논란이 큰 항생제를 대체할 수 있는 사료용 항생제 대체재 ‘바이오텍터’를 개발해 시장에 내놓은 것이다. ‘바이오텍터’는 병원성 세균만 골라서 잡아먹는 미생물을 활용하기 때문에 인체에 무해하고 내성 우려가 없는 신개념의 사료용 첨가제이다. 미생물 발효 기술을 기반으로 한 친환경 비즈니스로 사업 영역이 확대된 것이다. CJ제일제당은 바이오텍터 출시에 그치지 않고 ‘바이오 플라스틱’ 같은 신소재 물질이나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여주는 사료 첨가제 등 ‘친환경 바이오’ 분야를 집중적으로 육성해 녹색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삼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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