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 가르치던 ‘빨간 돼지’를 대신한 것은…
  • 김세희 기자 (luxmea@sisapress.com)
  • 승인 2010.06.29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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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일보 제공

빨간 돼지 저금통이 사라져 가고 있다. 동전이 생기면 꼬박꼬박 저금을 하고, 돼지 배가 불룩해지면 흡족한 표정으로 은행을 찾아가던 모습을 이제 찾아보기 힘들다. 어린 아이들에게 처음으로 저금이라는 경제 개념을 깨우쳐주었던 빨간 돼지. 요즘 아이들은 무엇을 저금통으로 사용하고 있을까.

최근 울산 화봉중학교(교장 이성식)가 학생들에게 주택청약저축통장을 준 것이 화제이다. 이 학교 ‘방과 후 학교’에 참여하는 학생 1백59명은 얼마 전에 학교가 나누어준, 각각 2만원씩이 든 주택청약저축통장을 받았다.

빨간 돼지의 2010년 버전이다. 물론 학교측은 2년 동안 통장을 해약하지 못하도록 잠가놓았다. 좀 더 체계적으로 교육을 하기 위해서다. 왜 일반 통장이 아닌 주택청약저축통장일까. 화봉중학교는 학생들에게 용돈 관리 방법과 경제 개념을 심어주고자 교육인적자원부의 지원금을 받아 이번 교육을 진행했다고 한다. 통장을 받아든 학생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박진미 교사는 “이번에 나누어준 통장을 이용해 학생들이 자신의 돈을 관리하고 불려나가면서 개인 살림살이를 익히도록 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무절제한 소비로 학생들의 경제 관념이 희미해지면서 통장을 사용하라고 권유하는 경우는 많다. 화봉중의 경우는 특별하다. 일반적인 용돈 관리뿐만 아니라 주택의 경제적인 개념이 더해졌다. 학생들은 이 통장을 사용하면서 미래에 대한 설계를 할 수 있다. 용돈을 받아 쓰기에 급급한 중학생들에게는 색다른 경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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