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술한 얼개 덮어버리는 ‘속도감’
  • 정덕현 | 대중문화평론가 ()
  • 승인 2010.07.06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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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신파 드라마에서는 한 가지 막장적인 요소를 갖고 질질 끄는 것이 하나의 트렌드였다. 예를 들어 ‘혼사 장애’는 그 요소 하나로 드라마 한 편을 만들 수도 있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른바 막장 드라마라고 불리는 드라마들의 새로운 트렌드는 보통 드라마에서는 느낄 수 없는 빠른 속도감이다. 그 특유의 속도감으로 허술한 얼개를 덮어버린 <아내의 유혹>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제빵왕 김탁구>의 속도감도 여기에 만만치 않다. ‘출생의 비밀’ 같은 자극적인 코드를 단 몇 회 만에 드러내고, 며느리와 시어머니의 팽팽한 대결 구도는 단 4회 만에 시어머니의 죽음으로 마무리된다. 이제 자극적인 요소들은, 등장해서 어떤 소기의 성과를 달성하면 곧바로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것이 추세가 되었다. 이 속도감은 이제 그만큼 드라마의 극적 요소들을 꿰뚫고 있는 시청자들 덕분이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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