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에서 활짝 핀 ‘대가’
  • 김진령 (jy@sisapress.com)
  • 승인 2010.07.20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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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가 이재효씨

 

나무로 만든 대형 도너츠로 유명한 조각가 이재효씨(45)는 경기도 양평에 작업실을 열고 있는 100여 명의 작가 중에서도 큰 형님으로 불린다. 스튜디오가 있는 지평면에서는 가장 고용 인원을 많이 둔 성장 동력(?)이기도 하다. 10명 안팎의 동네 주민들이 그의 작업실에서 나무를 깎고 다듬고 못을 박고 불에 태워 다시 갈아내는 작업을 돕고 있다. 경상도 출신인 그가 홍익대를 졸업한 뒤 양평에 정착한 것은 경제적인 궁핍 때문이었다. 1995년 단돈 2백원을 가지고 결혼한 그는, 신혼집으로 경기도 마석의 우사에 방 하나를 들이고 정착했다가 곧 양평으로 이주했다.

그의 작업은 양평에서 만개했다. 작품은 서울 W호텔이나 63빌딩, 유럽의 제네바와 베를린, 미국 MCM 호텔 체인 등에 설치되었다. 양평의 굴참나무와 밤나무가 그의 손길과 동네 농부의 도움으로 새로운 생명력을 부여받고 전세계로 진출한 것이다.

그는 양평 작업장 옆에 작업 전시실을 겸한 대형 스튜디오를 설계부터 시공까지 1년 반 동안 직접 해서 최근 완성했다. 조각가가 아니면 목수가 되었을 것이라는 그의 말은 빈말이 아니었다. 전시실에는 그가 대학 시절에 만든 습작부터 최근의 대형 작품까지 모두 전시되어 있다. 팔려나갔던 것을 다시 사와 전시하기까지 해 스튜디오 안은 열정으로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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