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보장’이 100점은 아니다
  • 송승용 | ㈜희망재무설계 컨설팅 팀장 ()
  • 승인 2010.07.20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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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수명 늘었다고 만기 늘린 보험 상품 속속 등장…갈아타기 전에 보장 내용 충분히 비교해야

ⓒ시사저널 윤성호
28세 회사원인 최동이씨는 얼마 전 100세 만기 보험에 가입했다. 기존에 가입했던 보험의 의료비 보장 만기가 80세였는데, 아는 보험설계사가 100세 만기가 좋다고 갈아탈 것을 권했기 때문이다. 보험료도 12만원에서 13만원으로 부담이 늘어났다. 보장받는 기간이 길어지면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고 위안을 삼고 있지만 100세까지는 까마득하게 느껴지는 데다, 보장 내용도 복잡해서 잘한 결정인지 판단이 서지를 않는다.

평균 수명이 늘어나면서 100세 만기 상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만기가 긴 상품으로 갈아타기 전에 몇 가지 확인해야 할 사항들이 있다.

첫째, 새로 갈아탈 보험의 보장 내용이 더 좋아야 한다 | 예를 들어 뇌졸중에는 뇌출혈과 뇌경색이 포함된다. 즉, 뇌졸중을 보장하는 보험이 뇌출혈이나 뇌경색만 보장하는 보험보다 보장 범위가 넓다. 심장질환도 마찬가지다. 급성 심근경색은 심혈관질환의 일부에 속한다. 따라서 급성 심근경색만 보장하는 보험보다는 심혈관질환을 보장하는 보험이 좋다. 암 진단비도 중대한 암보다는 일반 암의 진단비가 중요하다. 모든 암을 보장하는 일반 암의 보장 범위가 넓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상대적으로 발생 가능성이 작은 중대한 암의 진단비를 높이면서 보장이 넓어진 것처럼 유혹하는 보험들이 많다. 그러니 기존 보험의 보장 내용이 좋지 못한 경우에만 갈아타는 것이 효율적이다.


둘째, 기존 보험보다 보험료 부담이 적어야 한다 | 보장 내용은 오히려 좋아지면서 보험료 부담도 낮추는 것이 가장 좋다. 이렇게 보험을 구조조정하려면 환급형보다는 소멸형을 이용하면 된다.

셋째, 80세 정도가 만기이고 보장 내용이 좋다면 기존 보험을 유지해도 무방하다 | 길어진 수명을 감안해 의료비 보장은 긴 것이 좋다. 그렇더라도 나이가 젊은 경우, 예를 들어 20~30대 이하인 경우에는 굳이 100세 만기 상품에 연연할 필요는 없다. 보험에서는 지속적으로 진화된 상품이 나올 수 있는 데다 물가 상승률을 감안하면 수십 년 후의 보장 금액은 크게 느껴지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나이가 젊다면 기존 보험보다 보장 조건이 월등히 좋은 경우에만 100세 만기로 교체할 필요성이 커진다고 보면 된다.

넷째, 보험은 나이가 많을수록 보험료가 올라가기 때문에 필요한 경우에만 보험 교체를 생각해야 한다 | 또한 시간이 흐를수록 보험료가 변동되는 갱신형 특약 비중이 어떤지도 따져보아야 한다. 갱신형 특약은 정기적으로 해당 특약의 보험료를 보험사가 다시 산출하는데, 사망 보장을 제외한 의료비 특약 보험료는 나이가 많아질수록 올라간다. 기존에 가입한 보험의 보장 내용이 부족하거나 보험료 부담이 클 경우에는 앞서 언급한 내용들을 참고해서 득실을 따져본 후에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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