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아닌 독서 열풍이다. 더위가 막 시작될 무렵, 마이클 샌델 하버드 대학 교수의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인문 서적이 열풍을 일으키면서 서점가를 놀라게 했다. 폭염이 시작된 7월28일 출간된 <1Q84> 3권은 출간 1주 만에 판매 1위에 등극했다. <정의란 무엇인가>는 4주간 지켜왔던 정상 자리에서 밀려나면서 2위로 내려왔다.
<김대중 자서전>의 인기도 뜨겁다. 지난 7월18일, 1주기를 앞두고 나온 김대중 전 대통령의 <김대중 자서전>은 발간 1주 만에 초판 2만부가 매진되었다. 예상 밖의 호응에 출판사조차 놀랐다는 반응이다. 출판사 삼인은 “1천4백쪽으로 분량이 방대한 데다 책값(5만5천원)도 비싼 편이어서 반응이 이처럼 폭발적일 것이라고는 예상치 못했다. 추가 주문분 1만부를 제작이 완료되는 대로 출고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가을이 독서의 계절이라고 하지만, 실은 가을에 워낙 독서량이 적어 의도적으로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고 홍보하면서 나온 말이다. 실제로 더위가 너무 심할 때 오히려 서늘한 도서관에 가서 독서하는 이들이 훨씬 더 많다. 또, 여름휴가 때 시간을 내서 독서를 하는 사람들도 많다. 삼성연구원에서는 해마다 최고경영자(CEO)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해 ‘여름휴가에서 읽을 책’을 선정해 발표하기도 한다. 오히려 장시간 독서할 수 있는 시간이 여름에 많다는 방증이다. 또한 열대야로 잠 못 드는 밤에 억지로 잠을 청하기보다는 가볍게 독서를 하라고 전문가들은 권한다. 이 밤, 책을 읽으며 더위를 잊어보는 것도 폭염을 피해가는 슬기로운 방법이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