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션스쿨 총동창회’에 낯익은 얼굴들 다 나왔네
  • 황진미 | 영화평론가 ()
  • 승인 2010.08.17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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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주일의 리뷰

실베스터 스텔론, 이연걸,

실베스터 스텔론, 이연걸, 미키 루크, 브루스 윌리스, 아놀드 슈왈제네거가 한 영화에 나온다면? 거기에 현역 제이슨 스태넘이 가세한다면? 액션스쿨 총동창회 같은 영화가 만들어졌다. 1980년대 액션영화에 향수를 지닌 386세대와 액션 ‘폐인’들에게 ‘CG와 와이어가 없는 우직한 액션이란 이런 것이여~’를 보여주기 위해, 동창회장 스텔론이 총대를, 아니 메가폰을 멨다. 

 

실베스터 스텔론이 이끄는 용병 팀은 브루스 윌리스로부터 (아놀드 슈왈제네거가 포기한) 일을 얻는다. 남미의 섬 빌레나의 독재자를 죽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섬을 장악한 자는 전직 CIA 출신 미국인이다. 그가 섬에서 재배된 마약을 독점한다. 찜찜한 느낌에 발을 빼려던 스텔론은 장군의 딸 때문에 나선다. 용병이 전직 CIA와 결탁한 남미 정부를 악의 축으로 삼아 괴멸시킨다는 구도가 부담스러웠던지, 영화는 무언가 명분을 지닌 듯한 딸을 대안 축으로 삼는다. 그러나 그녀가 표상하는 애국심이 무엇인지, 영화가 알 바 아니다.

줄거리는 물론이고 액션도 ‘구리기’는 마찬가지다. 창의성 없이 화력만 높인 후반부 액션은 TV 전쟁물을 보는 듯하다. 각자 캐릭터와 전설을 지녔던 이들이 ‘창고 대방출’ 마냥 쏟아져나온 모습도 유쾌하지만은 않다. 특히 <황비홍> 등으로 ‘중국의 자존심’을 얼굴에 새긴 이연걸이 ‘꼬마’ 취급을 받으며, 초라한 액션시퀀스 하나를 할당받은 모습은 안쓰럽기까지 하다.

영화는 대단히 시대착오적이면서도 한편으로는 시대정신에 걸맞다. 노골적인 물신의 욕망 외에 어떠한 명분이나 ‘분장’도 소용없어진 신자유주의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섭외력만 지닌 채 맥 빠진 과거 형식을 답습하며, 원래 그것을 표방했던 것이라 우기던 <박중훈 쇼>를 극장에서 보는 느낌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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