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성 지키려 늘 노력 중”
  • 김지영 기자 |정리·임송 인턴기자 (young@sisapress.com)
  • 승인 2010.08.17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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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향력 1위 언론인’ 손석희 성신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인터뷰 “기본적으로 정치권 인사들은 거의 안 만나…광고 출연도 적절치 않다고 생각”

‘어떤 상황에서도 흥분하지 않고 초연히 사람을 압도하는 언론인’(강준만 전북대 교수), ‘목표물을 향해 공중에서 일직선으로 내리꽂는 매’(정혜신 정신과 전문의). 손석희 성신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에 대한 평가이다.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을 10년째 진행하고 있는 손교수는 전문가들로부터 20.9%의 지목률을 받아 ‘2010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인’으로 뽑혔다. 6년째 1위를 지키고 있다. 그는 ‘현존 인물 중, 멘토로 삼고 싶은 인물’에서도 7위(1.4%)에 올랐다. 8월11일 오후, 서울 성신여대 연구실에서 손교수를 만났다. 그는 1시간30분 동안 때로는 ‘진지한 표정’으로, 때로는 ‘농담’을 섞어가며 <시사저널>과 대화를 나누었다. 

ⓒ시사저널 이종현

 ▶6년째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인’ 1위에 올랐다. 스스로는 그 이유가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나?

나와 <시선집중> 제작진은 늘 공정성을 지키려고 노력한다. 감사하게도, 그렇게 인식하신 것이 아닌가 싶다. 

▶시사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중립적 자세를 지키기가 쉽지 않을 텐데.

한 가지 이슈가 있을 때, 다들 ‘이쪽’에서 볼 때, <시선집중>에서는 ‘저쪽’에서도 보려고 한다. 진보이든 보수이든 어느 쪽이 대상이든 간에 다양한 각도에서 접근해보려고 노력한다. 그것이 결국 공정성으로 통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여당이든 야당이든 어디가 더 많이 출연한다고 해서 득이 되는 것은 아니다. 누가 더 많이 출연하느냐에 따라 ‘편파적’이라고 지적하기도 하는데 그것은 양적으로 평가할 것이 아니다. 질적으로 평가하면 전혀 다른 답이 나올 수 있다.

▶민감한 이슈를 다루다 보면 방송 이후 항의를 해 오는 경우도 적지 않을 것 같다.

없다고 할 수는 없다. 그것은 그분들에게 반론권을 드림으로써 해소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시선집중>의 강점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것도 마음대로 안 될 때가 있다. 항의만 하고 출연은 안 하는 분들이 있다. 그러면 우리가 오해를 받는다. 그럼에도 노력은 계속하고 있다.

▶기억에 남는 인터뷰는 무엇인가?

정치권이나 해외 인사들과 논쟁적 인터뷰를 해서 화제가 된 것도 기억에 남지만, 그보다는 평범한 분들과의 인터뷰가 더 기억에 남는다. <시선집중>의 ‘미니 인터뷰’가 그런 경우이다. 좀 더 인간적인 인터뷰, 딱딱하지 않은 인터뷰, 그러면서도 듣는 분들에게 감동도 드릴 수 있는 인터뷰가 기억에 오래 남는다. ‘운전하며 가다가 방송을 듣고 울컥해서 차를 세워놓고 마음을 가라앉히고 갔다’라는 식의 피드백이 오면 큰 보람을 느낀다.

▶대학 교수와 방송인을 겸임하고 있는데 어느 쪽이 더 힘든가?

두 가지 일은 동떨어진 것이 아니다. 규모의 크고 작은 차이는 있겠지만 둘 다 대중을 상대하는 일이다. 힘들기는 둘 다 마찬가지인 것 같다. 방송 일에 더 신경을 쓰면 학교에서 서운해할 것이고, 학교 일에 신경 쓰면 방송국에서 서운해할 것이다. 양쪽에서 오해받지 않도록 열심히 하는 ‘척’이라도 해야 한다.(웃음)

▶<시선집중>을 언제까지 진행할 것으로 보는가?

철저하게 청취자에게 달렸다. 청취자들이 ‘이제 싫증난다’고 인정하지 않으면 그것은 청취율이 증명해줄 것이다. 청취율이 떨어지는데 버틸 수 있는 장사는 없다. 청취율이 떨어지면 6개월도 못 버틴다. 어디까지나 청취자들에게 달렸다. 

▶선거철마다 정치 입문설이 나돈다. 이번 6·2 지방선거와 7·28 재·보선 때도 그랬다.

지난번 <시선집중> 홈페이지에 글을 올렸는데 그것이 내가 가진 생각의 전부이다. (손교수는 지난 7월5일 홈페이지에서 “정당 관계자로부터 (정치권 영입) 제안을 받은 적이 전혀 없다. 제가 안 나갈 것을 알면서도 이름을 거론하고, 그것이 언론에 한동안 운위된다. 아마 정치권의 마케팅 방법이 아닌가 한다. 공당으로서 온당치 않은 처사라고 생각한다”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나는 기본적으로 그쪽(정치권) 사람들을 거의 안 만난다.   

▶요즘도 광고 출연 제의가 오나?

지금도 공익광고를 비롯해 여러 군데에서 다양한 제의가 들어온다. 아주 솔직히 말해, 나는 광고에 나오는 나를 상상할 수 없다. 상상하지 못했기 때문에 현실이 안 되는 것이다. 또, 시사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광고에 나간다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나이(54세)에 비해 동안인데, 특별히 신경 쓰나?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우리 아버님은 돌아가실 때까지 로션 한 번 안 바르셨다. 평소 ‘마초’적이지 않으셨는데, 그 부분은 마초적이셨다. “남자가 무슨 로션을 발라” 하는 이데올로기가 집안에 있었다. 개인적으로 로션만 바를 뿐이다. 방송할 때도 몇 번을 빼고는 메이크업을 거의 안 했다. <100분 토론> 할 때도 얼굴 점 몇 개만 가렸을 뿐이다. 그래서 분장실 선생님들이 좋아하셨다.(웃음)

▶언론인 지망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개인마다 생각하는 바가 있겠지만, 문제의식을 가진 사람이 들어오는 것이 좋다고 본다. 문제의식이 있어야 문제가 보이는 것이고, 문제 제기를 할 수 있다. 또, 문제 제기를 해야 문제가 해소될 수 있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덕목이 아닌가 싶다.

▶‘평소에도 날카롭고 딱딱할 것 같다’고 보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데.

방송이 만들어낸 이미지이다. 내 주변 사람들은 그렇게 보지 않을 것이다. 기본적으로 나는 딱딱한 사람이 아니다. 내 입으로 말하기 좀 그런가? 썰렁하지만 농담도 잘한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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