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집히면 천적 앞에서 대책 없는 전복
  • 박수현 | 국제신문 사진부 차장 ()
  • 승인 2010.08.30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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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영도앞바다 해변

전복은 연체동물 복족류에 속하는 조개로 고둥과 같이 크고 넓적한 발을 움직여 기어다닌다. 전복이 유명세를 치르는 것은 맛이나 영양 면에서 해산물 가운데 으뜸이기 때문이다. 중국의 진시황제가 불로장생을 위해 먹었다는 기록이 전해지며, 현재에도 자양강장 및 병후 회복에 좋은 식품으로 대접받고 있다.

전복은 한 쌍의 촉수와 눈을 패각 밖으로 내밀고는 크고 넓적한 발을 이용해서 기어가는데, 그 움직임이 무척 조심스럽다. 조금이라도 이상한 낌새를 느끼면 밖으로 내밀고 있던 촉수와 눈을 패각 안으로 거두어들이고는 마치 돌덩이처럼 그 자리에 딱 달라붙어 은신을 시도한다.

 전복의 몸이 뒤집히면 어떻게 될까? 전복은 패각 밖으로 노출된 연체(살)를 보호하기 위해 몸을 원상태로 돌리려고 안간힘을 쓴다. 노출된 연체를 왼쪽 오른쪽으로 뒤틀면서 조금씩 반동을 주기 시작하는데 10여 차례 정도 반복하다 보면 몸을 다시 돌릴 수 있을 정도의 반동력이 생긴다. 그러는 동안 주변을 맴돌던 불가사리가 안테나를 세우듯 안점(眼點)이 있는 다섯 팔을 치켜올려 좀 더 정확한 정보를 수집하기 시작하고, 식탐이 강한 용치놀래기는 전복 연체를 뾰족한 주둥이로 툭툭 건드려본다. 만약 전복이 서두르지 않는다면, 용치놀래기의 공격에 상처 입고 몸을 돌려놓지도 못해 노출된 전복의 연체는 뒤이어 기어온 불가사리 무리에 둘러싸이고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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