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1.독서 잘하는 방법은?]‘그 부모에 그 아이’ 대물림되는 독서 책이 꽃피는 가정에서 ‘능력’이 꽃핀다
  • 조미아 | 성균관대학교 정보관리연구소 선임연구원 (webmaster@sisapress.com)
  • 승인 2010.09.11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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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잘하는 아이 만드는 법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부모가 먼저 책 읽는 모범 보여야

 

ⓒ시사저널 유장훈

■ 가정 환경에 따라 독서 생활이 달라질 수 있다.

얼마 전 태풍 곤파스의 영향으로 초등학교의 등교 시간이 2시간이나 늦추어진 상황에서도 예정되었던 B도서관의 오전 강연회에는 걱정했던 것과 달리 독서 교육에 관심 있는 부모님들이 이른 시각부터 많이 참석했다. 필자는 부모님들께 “아이들의 독서 교육은 그때 그 상황에 맞게 수행하라”라고 말했다. 즉, 태풍의 위력과 영향을 아이들이 몸으로 느꼈을 것이며 텔레비전의 뉴스 등 대중 매체를 통해서 태풍의 피해를 보면서 태풍에 대한 대화를 자연스럽게 나누고 과학에 대한 책 가운데 태풍에 관한 책을 읽도록 하면 효과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모든 것은 자연스러운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학습하는 것이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가정 환경 여건에 따라 독서 생활이 달라질 수 있다. 독서 환경을 어떻게 해주는가에 따라 아이들을 독서할 수 있도록 자극시킬 수 있다. 즉, 가정에서 편안하게 독서를 할 수 있는 분위기인가? 볼만한 책은 얼마나 많은가? 부모의 관심도는 어떠한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첫째아이에게는 교육적인 관심을 많이 기울이다가도 둘째부터는 이상하게 관심이 저하된다는 말을 하는 학부모를 많이 보게 된다. 어떤 학부모는 첫째아이에게는 어려서부터 책을 읽어주고 책을 가까이하도록 노력했지만 둘째부터는 그냥 내버려둔다고 말했다. 연필 쓰기 훈련 연습을 했던 예전의 교육 방식과 달리 요즘 초등학교에서는 ㄱ, ㄴ, ㄷ을 한 번 죽 읽고 나서 곧장 책읽기 수업으로 옮겨간다. 그렇기 때문에 어려서부터 독서 교육을 시킬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일찍 독서를 시작한 아이들은 독서에 대한 자극을 풍부하게 받고, 읽을 책들이 있는 가정 환경 속에서 스스로 깨우친 경우가 많다는 것이 여러 연구에서 입증되었다. 유아기부터 책을 읽고, 집에 읽을 책이 있으며, 책 읽는 부모를 둔 아이들은 대부분 책을 잘 읽는 아이가 된다고 한다. 읽기 능력의 기초는 학교에 다니기 전에 형성되기 때문에 어려서부터 독서하는 환경을 만들 필요가 있다.

미국의 경우에는 책 자체가 언어 능력 발달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만들어지고 부모들은 아기 때부터 이야기 책을 많이 읽어준다. 독서 능력이 뛰어난 부모는 독서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아이에게 책을 많이 읽어주며, 아이가 책 읽는 것에 대해 칭찬을 많이 한 부모라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지나친 기대를 가지고 아이에게 독서하라고 윽박지르는 등 강압적인 방법으로 하는 방법은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독서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고 높은 독서 성취도를 나타낸 아이들 가운데는 가정 내에 독서 자료가 풍부한 경우가 많았다. 책의 양이 많은 것도 중요하지만 책의 종류가 아이의 읽기 발달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므로 책을 많이 구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주제별로 골고루 구입해놓을 필요가 있다.

가정이나 학교 및 주변 환경을 통해 독서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적은 아이에게는 읽기 부진이 나타났다. 가정에서 보유하고 있는 책 중에서도 아이의 독서 수준에 맞지 않는 책이 많을 때에도 읽기에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으므로 부모는 아이의 독서 수준에 맞는 책을 구입해놓아야 할 것이다.

■ 부모 자신부터 아이의 독서 모델이 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아이의 독서 발달에는 가정의 사회·경제적 배경보다 부모가 자녀와 보내는 시간, 자녀 교육에 대한 부모의 태도, 가정에서의 대화, 아이에 대한 부모의 관심과 기대, 부모-자녀 간의 친밀도와 부모의 양육 태도 등이 더 영향을 미친다. 아이가 성장해서 잘 되기를 바란다면 부모는 내 아이가 무슨 책을 좋아하는지, 어떻게 하면 내 아이가 독서를 즐거운 활동으로 생각하도록 교육시킬 수 있는지 고민해보아야 한다.

엄마와 아빠가 저녁마다 텔레비전을 보는 모습을 보여주면 아이도 부모를 따라 텔레비전 보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가 된다. 교수님 댁의 자녀 중에서 교수가 되는 경우도 많은데 어려서부터 교수인 부모님의 책 읽는 모습을 보면서 자연스레 책을 가지고 놀다가 책에 가까워지기 때문에 학자의 길로 들어서기가 쉽게 되는 것이다. 부모가 책을 읽지 않으면서 아이들에게 책을 읽으라고 하면 아이들이 과연 책을 좋아하는 아이로 성장할 수 있을까?

결혼하기 전에 가정 방문 학습지 교사였던 여동생은 수십 가정을 방문하면서 한 가지 공통점을 발견했다고 한다. 엄마의 지식 수준이 높고 책을 좋아하는 경우에 그 집 아이는 어김없이 공부할 때 집중력도 강하고 학습 의욕도 높은 데 비해, 엄마가 공부나 책에 관심이 없는 경우에 그 집 아이들은 산만하고 학습 의욕이 낮다고 한다. 그것은 경험상 ‘100%’라고 했다.

필자는 2007년에 학부모가 자녀의 독서 활동에 얼마나 개입하는지 조사해보았다. 당연히 학력이 높은 부모의 아이가 책을 많이 읽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조사 결과는 달랐다. 부모가 책을 많이 읽고, 책읽기에 관심이 많을수록 그 자녀가 독서를 많이 하고 있었던 것이다.

부모의 학력은 자녀의 독서량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으며 독서에 대한 부모의 관심도와 적극성이 자녀의 독서량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졌다. 부모는 책 한 번 들여다보지 않으면서 열심히 책 읽고 공부하는 아들 딸이 나오기를 바라는 것은 애당초 무리이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는 속담이 괜히 생긴 말은 아니다.

■ 독서 양육은 엄마 아빠가 함께 수행해야 한다

아빠가 아이에게 미치는 영향력은 얼마나 될까? 교육학자 램브는, 아버지가 아이의 양육에 참여하는 시간이 적다고 해도 아이의 발달에 미치는 영향력은 엄마와 비슷하며, 오히려 자녀의 요구에 대해 어머니가 아버지보다 훨씬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밝혔다.

자녀의 학교 생활, 자녀의 직업 선택에 이르기까지 아빠의 영향은 크게 미친다. 자녀가 어느 과목을 좋아하고 얼마나 공부를 잘하는지까지 영향을 줄 수 있을 정도이다. 아빠의 태도와 행동, 격려는 자녀가 읽기를 좋아하고 수학을 싫어할 것인가 혹은 비평가나 역사학자보다는 물리학자나 기계공학자가 될 것인가를 결정하는 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부드럽고 자상한 아빠는 자녀의 성취 동기를 키워준다.

아빠와 엄마는 각각 유아의 인지 발달(자극을 받아들이고, 저장하고, 인출하는 정신 과정인 지각·기억·상상·개념·판단·추리를 포함해 무엇을 안다는 것)에 도움을 주지만 그 방법이 다르다. 아빠는 자녀의 놀이 상대로서 물리적인 기술을 통해, 엄마는 목소리와 천부적인 재능을 통해 자녀의 인지 발달을 돕는다. 친절하고 격려해주며 잘 도와주는 아빠의 아이는 인지 검사에서 높은 점수를 나타냈으나 차갑게 대하는 아빠의 아이는 점수가 낮게 나왔다.

그러므로 독서 양육은 엄마만 담당할 것이 아니라 아빠도 함께 수행해야 한다. 부부가 마음을 터놓고 주말이면 아이를 위해 무엇을 해줄 것인가에 대해 자료를 찾아보고 서로 의논을 하고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항상 아이와 함께 있는 엄마는 책읽기를 통해 아이의 지적·정서적 발달을 돕고, 절대적으로 시간이 부족한 아빠는 많은 스킨십을 아이에게 해주고 주말이면 도서관 나들이, 책방 순례를 계획에 넣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아빠를 잡지 못하면 육아는 반쪽밖에 안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시사저널 이종현

 ■ 아이의 특성을 배려한 독서 교육을 하자

몇 년 전에 EBS 교육방송에 출연했을 때의 일이다. 한 엄마가 “아이와 책을 읽고 나서 항상 독서 감상화를 그리고 있다. 아이가 독서 감상화를 그리는 것을 싫어하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라고 질문했다. 나는 아이가 싫어한다면 당연히 독서 감상화를 그리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독서 감상화 그리기 말고도 다양한 독서 활동이 많으니 그것을 해보라고 답변해주었다. 무엇보다 독서는 즐거움이 되어야 하는데 아이는 책을 읽기도 전에 이 책을 읽고 나면 또 싫어하는 독서 활동이 기다리고 있다고 심리적으로 부담을 느껴 책 읽는 것 자체를 싫어하게 될 위험이 있다.

한편, 아이의 독서 능력은 생각하지도 않고 너무 분량이 많은 도서를 읽히려고 하는 부모들이 있다. 몇 살에는 이런 책을 읽어야 한다고 제시된 추천 목록을 보고 자기 아이의 독서 수준이나 독서 능력과 상관없이 그 책을 읽도록 강요하는 부모도 의외로 많다. 천재라고 소문난 옆집 아이는 이런 책을 읽고 있으니 우리 아이도 그 정도는 읽어야 따라잡을 수 있다는 생각, 즉 우리 아이와 다른 집 아이를 비교하는 데 문제가 있다.

아이가 책 읽는 것을 힘들어한다면 부모님이 아이에게 요구하는 독서의 수준을 먼저 살펴보아야 한다. 그래서 아이 관심과 수준에 맞도록 읽게 해야 한다. 그래도 만약 아이가 독서에 전혀 흥미를 갖지 않고, 산만하기만 하다면 다양한 독서 활동, 예를 들어 그림 그리기, 만들기, 책 속에 나온 장소 여행하기, 요리하기, 공연하기 등의 활동을 통해 흥미를 유발할 수 있을 것이다.

책의 형태도 책자형뿐만이 아니라 팝업북이나 크기가 다양한 책을 제공해주어서 아이의 흥미를 끌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꼭 기억해야 하는 것은 독서 육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의 시선과 눈빛을 읽고 내 아이가 가장 즐거워하고 행복해할 수 있는 방법으로 진행해야 한다는 원칙이다.

아이가 독서하는 것을 싫어한다면 독서에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유도하는 일이 중요하다. 아이와 함께 도서관이나 서점을 방문해 많은 책 중에서 아이가 관심을 갖는 주제의 책을 고를 수 있도록 기회를 갖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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