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주의 아니라 과학이다”
  • 경주ㆍ노진섭 기자 (no@sisapress.com)
  • 승인 2010.09.27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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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식 자연의원 원장 인터뷰 /“환자 개개인에 맞는 자연 치유법 써야 효과”

 

ⓒ 시사저널 전영기

행정구역상으로는 경북 경주이지만 산골 깊숙한 곳에 자리 잡은 의원이 있다. 환자가 올까 싶지만 암과 같은 난치병 환자가 물어물어 찾아든다. 다른 병원에서 더 이상 치료가 어렵다고 판정받은 사람이 많다. 이 의원에서는 약 대신 복식 호흡·명상·식이 요법·정신 요법 등을 처방한다. 이른바 자연 치유로 난치병을 호전시킨 사례가 적지 않다. 이 의원에서 환자는 환자복 대신 운동복을 입는다. 약이나 주사도 없으니 병원 특유의 냄새도 없다. 대신 구수한 밥 냄새가 실내를 휘감고 있다. 지난 9월15일 현대 의학에서 자연의학으로 분야를 바꾼 자연의원 조병식 원장(47)을 만났다.

▶의사 생활을 접고 자연 치유를 하는 배경이 궁금하다.

부산대 의대를 졸업한 후 10년 정도 정신병원과 요양병원 등 여러 의료 기관에서 가정의학과 의사로 일했다. 그런데 환자에게 약을 처방해주는 것밖에 할 수 없다는 점에 회의를 느꼈다. 또 병은 없는데 환자는 어딘가 아프다고 한다. 이런 상태를 미병 상태(반건강 상태)라고 하는데, 현대 의학으로는 진단을 내릴 수가 없으니 고칠 수도 없다. 그래서 8년 전부터 자연의학을 공부했고, 자연이 있는 산골에서 자연 치유를 해야겠다는 결론에 도달해서 5년 전 이곳에 의원을 차렸다. 의사의 본업은 환자의 생명과 건강을 책임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실천할 뿐이다.

▶아무리 좋은 천연물이라도 사람에 따라 약이 되기도 하고 독이 될 수도 있다. 의사가 아닌 사람이 자연 치유를 빙자해서 돈벌이를 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의사 출신은 아니지만 10~20년 경험과 비법을 가지고 자연 치유 행위를 하는 사람이 있다. 그렇더라도 의사 입장에서 보면 미흡한 점이 보인다. 예컨대 단식원·요양원 등에서 지내다가 더 병이 심해져서 이곳으로 오는 환자가 있다. 무리한 단식 요법을 적용하는 등 환자 개개인에 맞지 않은 자연 치유법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연 치유도 제대로 공부한 사람이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직은 자연의학이 제도권 밖의 의술이지만 앞으로 법률을 만들어 자연의학을 전공한 사람이 환자를 치료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외국에서 자연 치유는 어떻게 행해지는가?

독일은 2백년 역사를 가진 자연의학 선진국이다. 서양 의학과 자연의학을 결합한 통합 의학을 지향한다. 의사가 자연 치유법을 처방해도 된다. 숲 치유법을 처방받은 환자는 보험 혜택도 받는다. 환자의 생명과 건강에 도움이 된다면 자연 치유법도 사용하자는 것이 기본에 깔려 있다. 일본에도 온열 요법·면역 요법 등을 병행하는 병원이 늘고 있다. 미국은 아예 국가적으로 연구해서 과학적인 분석을 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자연 치유와 관련한 법이 없는 나라는 한국뿐이다. 한국에는 제도권 의사들이 자연의학을 쳐다보지도 않는다. 자연의학은 신비주의나 사이비 의학이 아니라 과학이라고 확신한다. 나는 앞으로 임상 사례를 많이 쌓아 과학적인 근거를 만들 계획이다.

▶지난 5년 동안 치료한 환자 수는 얼마나 되나?

약 1천2백명의 환자를 치료했다. 현재 입원자는 40명이다. 그중에서 건강을 되찾은 사람은 30% 정도이다.

▶천연물은 어떤 상태로 처방하는가?

무조건 채식 위주를 강조하지는 않는다. 단백질도 중요한 영양소이다. 문제는 그 환자에 맞는 식단을 짜야 한다는 점이다. 상당수의 환자는 병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면역력은 물론 소화 흡수력까지 바닥난 상태에 이른다. 이런 환자에게 일반 식단은 무리이다. 아미노산, 비타민, 미네랄, 인삼 추출물, 버섯 추출물 등의 형태로 처방한다. 특히 산삼 약침은 효과가 좋아 관심을 가지고 사용하는 중이다. 

▶침술은 한의사의 몫이 아닌가? 

이 병원에 한의사도 같이 치료와 연구를 하고 있다. 침이나 뜸은 과학적으로 근거가 부족하지만 수천 년 동안 임상시험이 이어져왔다. 실제 사용해보니 효과가 좋다.

▶평소 정신 요법을 강조하는데, 이유가 무엇인가.

처방이 아무리 좋아도 환자가 불안감이나 스트레스를 버리지 않으면 자연 치유가 쉽지 않다. 자연 치유의 기본은 마음을 비우는 것에서 출발한다. 직장암 4기 판정을 받은, 나이가 비슷한 두 명의 환자가 있었다. 모두 수술 후 암이 폐로 전이된 상태였다. 한 명은 자연 치유로 암이 사라지고 있고, 다른 한 사람은 종양이 커져 결국 뇌로도 전이되었다. 차이점은 마음가짐이었다. 자연 치유를 몇 개월 받았는데도 암이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늘면 환자는 조바심이 생긴다. 수십 년 동안 몸이 고장 난 상태였는데 금세 치유될 이유가 없다. 자연 치유는 적어도 6~12개월 정도 되어야 효과가 나타난다.

▶일반인에게 육류, 유제품, 생선을 먹지 말라고 하면 현실성이 떨어진다. 어떻게 해야 하나?  

환자에게는 그런 식품을 먹지 말라고 처방한다. 그렇지만 일반인이 환자의 식단을 꼭 고집할 필요는 없다. 환자는 현미 잡곡밥을 먹어야 하지만 일반인이라면 쌀눈이 있는 것을 먹어도 된다. 육류는 기름을 빼거나 구운 것보다 수육 형태로 먹으면 된다.

▶병원 운영에 어려움은 없나?

2인실 사용료가 한 달에 1백60만원이다. 진료비 등을 합하면 3백만원 정도 든다. 보험이 안 되니 고스란히 환자가 부담해야 한다. 이런 환자가 계속 들어온다. 그러니 시쳇말로 대박이라고들 한다. 그런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 1~2년 전까지만 해도 아이 학원비 낼 돈도 없었다. 조금 나아진 지금도 어머니 용돈과 아이 교육비를 댈 정도의 벌이이다.

▶경영 상태가 좋아지지 않으면 다시 일반 병원으로 돌아갈 것인가?

몇몇 의사가 뜻을 가지고 자연의학을 시작했다가 수지가 맞지 않아 중도에 포기한 사례가 있다. 나는 각오하고 자연 치유를 시작했다. 의사가 자연의학을 해도 굶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사실, 빠르면 올해 안에 서울에도 의원을 하나 낼 계획이다.                                                

 면역 증강 요법으로 살아난 환자들

60대 초반인 정희문씨(가명)는 7~8년 동안 뇌허혈 발작으로 고생했다. 뇌허혈 발작은 뇌에 일시적으로 혈액 공급이 중단된 상태를 말한다. 이 때문에 수시로 쓰러져 병원 응급실로 수십 차례 실려갔다. 이런 과정에서 그녀의 면역력은 급속히 떨어졌고, 가끔 호흡 곤란과 정신이 흐려지는 증세도 나타났다. 조병식 원장은 “천연 혈전용해제와 기력 증강을 위한 약침을 처방했다. 마음을 가라앉히고 혈액 순환을 개선하기 위해 명상과 단전 호흡도 병행하도록 했다. 3개월 후, 뇌허혈로 쓰러지는 증세가 한 차례도 나타나지 않았다. 호흡 곤란과 저혈압, 무기력 증세도 사라졌다”라고 말했다.

사회 활동을 하는 40대 후반의 연손미씨(가명)는 6년 전 유방암 3기 판정을 받고 부분 절제 수술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었다. 한여름에도 긴소매 옷을 입어야 할 정도로 몸도 쇠약해서 독한 항암 치료를 이겨낼 상태도 아니었다. 조원장은 “3개월간 휴직을 권고했고, 청국장과 버섯 추출물을 처방했다. 면역 증강 운동법도 병행하도록 했다. 4개월 후부터 긴소매 옷을 입지 않아도 추위를 느끼지 않을 정도로 면역력이 생겼다. 5개월 이후 CT에서 종양은 보이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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