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원 공략에 포기는 없다”
  • 상하이·이철현 기자 (lee@sisapress.com)
  • 승인 2010.09.27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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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기업 꿈꾸며 중국 시장 진출한 화장품·할인점 국내 1위 업체의 도전과 응전

아모레퍼시픽과 신세계는 중국 시장 선두 업체가 아니다. 일찌감치 중국에 진출한 것치고는 실적도 크지 않다. 화장품과 할인점 업종에서 국내 1위 업체이지만 중국 시장에 지나치게 신중하게 접근하거나 한때 패퇴한 적도 있다. 아모레퍼시픽과 신세계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것을 꿈꾸고 있다. 중국 시장에서 상당한 성과를 내야 이룰 수 있는 목표이다. 중국 시장이 글로벌 기업을 꿈꾸는 국내 기업들에게 외면할 수 없는 거대 소비시장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1993년 선양에 현지법인을 설립했으나 동북 3성(선양·장춘·하얼빈)에 마몽드와 아모레 브랜드를 공급하는 데 그쳤다. 아모레퍼시픽은 신중했다. 상하이에 진출하기 전에 홍콩에 먼저 상륙했다. 지난 2002년 5월 홍콩에 들어가 유통망을 확보했다. 지금 홍콩에서 운영하는 20개 매장에서 매달 1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상하이에 들어가기 전에 상하이 시민 3천5백명을 상대로 라네즈라는 제품에 대한 소비자 조사를 벌였다. 소비자 조사 결과에 기초해 상하이에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2002년 9월 라네즈를 출시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내 60개 도시 2백개 백화점에서 라네즈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동북 3성에 공급하던 마몽드 브랜드로 상하이 백화점까지 진출했다. 3백개 백화점 2천10개 전문점에서 마몽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법인장과 지사장은 중국 현지인을 기용해 권한을 대폭 이양했다. 이종현 아모레퍼시픽 상하이법인 부장은 “아모레퍼시픽에게 중국은 제2의 내수 시장이다. 최고 경영진은 한국과 중국을 구분하지 말고 중국 사업을 지역사업부 개념으로 파악하라고 지시한다”라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은 2015년 해외 시장에서 매출 1조2천억원을 거둔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난해 해외 매출은 2천8백30억원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과 비교해 21% 성장했다. 해외 매출 비중은 지난해 12%에서 2015년 29%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가장 눈에 띄는 지역은 중국이다. 중국에서 거둔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백79% 폭증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안에 최고급 브랜드 설화수를 중국에 선보인다. 아모레퍼시픽은 2015년까지 10개 글로벌 메가 브랜드를 육성하고, 세계 10대 화장품 회사로 성장한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 그 비약의 발판은 중국이다.

한국에 있던 중국 사업본부를 상하이로 이전 

신세계는 중국 상하이나 텐진 지역 위주로 대형 할인점 이마트를 출점하고 있다. 올해 안에 6~7개 점포를 추가 개장해 모두 30개 점포를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신세계는 한때 중국 시장에서 쓴맛을 보았다. 1997년 2월 이마트 상하이 1호점을 출점하면서 중국에 진출했으나 월마트나 까르푸와 경쟁하다 패퇴했다. 그 후 7년이 지나기까지 신세계는 중국을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2004년이 되어서야 상하이 2호점인 루이홍점을 출점했다. 중국 정부가 2004년 말 유통 시장을 완전 개방하면서 단독 출점이 가능해졌다. 

신세계의 전략은 고급화와 현지화이다. 창고형 할인점이 아니라 고급형 할인점을 내세워 까르푸나 월마트와 차별화하고 있다. 지난 2006년 7월부터 외국 대형 마트로는 처음으로 모든 점장을 중국 현지인으로 임명했다. 2008년 2월에는 한국에 있던 중국 사업본부를 상하이로 이전했다. 신세계는 2014년까지 60개 점포를 개장하고 매출 2조원을 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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