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인플루엔자 대책 세워라”
  • 노진섭 (no@sisapress.com)
  • 승인 2010.10.04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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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환종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인터뷰 /“대유행 가능성 커…치료제·백신 미리 준비해야”

 

ⓒ시사저널 박은숙

지난해 세계는 신종 인플루엔자로 홍역을 앓았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최고 등급의 경종을 울릴 정도로 대단했다. 그러나 그 이전부터 국내외 바이러스 전문가들은 H5N1 바이러스가 전세계적으로 유행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조류인플루엔자(AI)가 창궐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물론 이 예측은 지금도 유효하다. 실제로 최근 외국 학자들은 H5N1 바이러스가 신종플루 이후에 대유행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전망하고 있다. 바이러스 전문가인 이환종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당장 내일이라도 이 바이러스가 창궐하지 말라는 법이 없다”라고 경고했다.
 
▶신종플루에 이어 조류인플루엔자(AI)가 세계적으로 대유행할 가능성이 가장 크다는 경고를 어떻게 받아들이는가?

최근 100년 동안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10~40년을 주기로 창궐했다. 오래전부터 국내외 전문가들은 H5N1 바이러스(AI)가 창궐할 때가 되었다고 예측하고 긴장했다. 그런 가운데 1993년에는 사스가, 지난해에는 신종플루가 먼저 퍼졌다. 그렇다고 해서 H5N1 바이러스가 사라진 것이 아니다. 틀림없이 온다.

▶어느 정도 강할지가 궁금하다.

태풍이 올 것은 예측하더라도 얼마나 강할지는 아무도 모르듯이 바이러스도 얼마나 강한 것이 올지 알 수 없다. 전염성이 강할 수도, 독성이 강할 수도, 둘 다 강할 수도 있다. 물론 그 반대도 생각할 수 있다.

▶조류에서 사람에게 옮아간 AI가 사람 간에도 전파될지가 관건이다.

가능성은 항상 있다. H5N1이 1997년 홍콩에서 처음으로 조류에서 사람에게 감염되었다. 그 당시에는 사람 사이의 전염이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러나 바이러스는 어떻게 변할지 모르기 때문에 사람 사이에 감염을 일으키는 돌연변이는 얼마든지 생길 수 있다. 일반적으로 종 간 벽(interspecies barrier)이 있어서 조류 바이러스가 사람에게, 사람 바이러스가 조류에게 옮지 않는다. 그런데 변종이 생기면 종 간 벽을 뛰어넘어 퍼진다. 조류와 사람의 유전자가 섞이면서 어떤 돌연변이가 생길지 아무도 알 수 없다.

▶철새 이동 시기가 다가오면서 바이러스 확산이 빨라진다는  전망도 있다.

지역 사회에서는 닭·오리와 같은 가금류나 돼지 등을 통해 AI가 퍼지고 사람에게도 옮는다. 국가 간 전파는 야생 조류가 매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본다. 야생 조류에도 육생과 수생이 있는데 특히 수생 조류가 바이러스를 잘 옮기는 것 같다. 그래서 철새 이동 경로를 연구하는 바이러스 전문가들이 많다.

▶어떤 대비가 필요한가?

사스나 신종플루는 연습 게임이었다. 즉,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보내는 경고라는 말이다. 우리는 백신을 만드는 연습을 잘했다. 그런데 한국은 닥쳐서야 대책을 마련하는 모습도 보였다. 앞으로는 치료제나 백신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 예측할 수 없는 위험에 대비하는 것이 보험 아닌가. 바이러스 돌연변이에 보험을 들어야 한다. 물론 예산을 허비할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아무런 대비도 하지 않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다. 

▶신종 바이러스가 퍼질 경우 일반인은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바이러스는 일반적으로 호흡기를 통해 전파된다. 환자의 기침 분비물 등을 통해 바이러스가 옮겨 간다.
과학적으로 입증된 바는 없지만, 이론적으로는 마스크를 쓰면 효과가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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