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 상황에도 꿋꿋한 따개비
  • 박수현│국제신문 사진부 차장 ()
  • 승인 2010.10.18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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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장소│부산시 영도구 해안


생물이 살기에 열악한 환경 중 한 곳이 조간대(만조 때 해안선과 간조 때 해안선 사이의 부분)이다. 이곳은 해양생물에게는 혹독한 시련을 겪으며 적응해야 하는공간이다. 물에 잠겨 있을 때와 공기 중에 노출될 때라는 상반된 환경에 삶을 맞춰나가야 할 뿐 아니라 갯바위에 부서지는 파도의 파괴력도 견뎌내야 한다. 또한 조간대에서는 비가 내려 빗물이 고이거나 뜨거운 햇볕에 노출되는 등 극단적이고 변화무쌍한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생물만이 살 수 있다.

조간대에 사는 생물로는 거북손, 고둥, 군부, 따개비, 말미잘, 진주담치 등을 들 수 있다. 이 중 조간대의 대표격은 따개비(절지동물문 갑각강)이다. 삿갓 모양의 단단한 석회질 껍데기로 덮여 있는 따개비는 외기에 노출되어 있을 때는 수분의 증발을 막기 위해 껍데기 입구의 문을 꼭 닫은 채 밀물 때까지 버티다가, 물에 잠기면 입구를 활짝 열고 넝쿨같이 생긴 여섯 쌍의 만각을 휘저어 물속의 플랑크톤을 잡아먹는다.

만각을 휘젓는 모습(사진)은 여간해서는 관찰하기가 힘들다. 몸이 물에 잠길 때에 맞춰 순간적으로 이루어지는 데다 낌새가 이상하면 만각을 노출시키지 않기 때문이다. 따개비는 겉모습만 보면 연체동물인 조개와 같은 종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만각에 마디가 있어 새우나 게와 같은 절지동물로 분류된다. 부착성이 강한 따개비는 해안가 바위뿐 아니라 선박이나 고래, 바다거북의 몸에도 석회질을 분비해 단단히 들러붙어 일생을 지낸다. 따개비는 한 번 부착하면 이동할 수 없다. 그리고 이들은 번식을 위해 교미를 한다. 그렇다면 움직일 수 없는 따개비가 어떻게 상대를 찾아 교미를 할까? 이들은 교미침이라는 길고 유연한 생식기로 이 문제를 해결한다. 여러 개체가 가까이 밀집해서 살아가는 따개비는 옆에 있는 개체를 항해 교미침을 뻗어 정액을 주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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