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설치미술이 ‘대세’ 이불이 미래의 ‘이불’ 편다
  • 감명국 (kham@sisapress.com)
  • 승인 2010.10.18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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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연속 1위 고수…서도호·최정화·이재효, 공동 2위

 

‘설치미술’이 점차 미술계의 흐름을 주도하는 양상이다. <시사저널>의 ‘차세대 리더’ 전문가 여론조사에서 미술 분야 1위는 이불씨, 공동 2위는 서도호·최정화·이재효 씨로 각각 나타났다. 이불씨와 서도호·최정화 씨 등은 모두 국내를 대표하는 설치미술가들이다. 조각가 이재효씨 또한 설치미술 장르에 가깝다. 설치미술은 흔히 회화·조각 등의 순수미술과는 대칭되는 개념이다. 회화·조각 등은 작품 그 자체만으로 전시하는 데 반해, 설치미술은 작가의 개성적인 진열 방식을 도입해 작품의 메시지를 좀 더 효과적으로 전달하고자 한다. 소재가 다양하고 주제도 파격적이며, 시각·청각·후각·촉각 등 다양한 감각을 총동원한다.

미술평론가 이재언씨는 “전통적인 미술은 고정적이지만, 설치미술은 하나의 주어진 공간을 가변성을 갖고 다양하게 연출하는 것이다. 거기에 미디어도 들어가고, 음악적인 것, 퍼포먼스적인 것 등이 모두 들어가는 종합 예술의 성격이다. 어떤 때에는 관객까지 작품에 참여시키기도 한다. 최근 국제 미술계의 경향이 여기에 있다 보니 국내에서도 설치미술가가 점차 각광받는 추세이다”라고 설명했다.

▲ ⓒ시사저널 박은숙

이불, 도발성 강한 작품으로 관심 집중

설치미술은 비엔날레를 통해 주목을 받아왔다. 이불씨가 대표적이다. 그는 1999년 베니스비엔날레 국제현대미술전에서 ‘노래방 설치 작품’으로 특별상을 수상했다. 사랑을 주제로 한 90곡의 팝송을 관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두 개의 노래방 캡슐에 함께 설치한 작품인데, 남성 중심 사회에서 강화되는 여성에 대한 억압과 성 상품화 등을 형상화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통큰 여전사’로 불릴 정도로 도발성이 강한 것으로 평가받는 이씨는 지난 2008년과 2009년에도 본지가 조사한 미술 분야 ‘차세대 리더’에서 줄곧 1위를 지키며, 이제 모름지기 한국을 대표하는 미술계 리더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오는 11월 서울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의 민간위원으로 위촉되어 행사장 설치미술을 담당하고 있기도 하다.

 

현재 뉴욕에서 활동 중인 서도호씨 역시 국제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올해 베니스비엔날레 건축전에서 동생 을호씨와 함께 공동 작품을 출품하기도 했다. 특히 그는 한옥의 아름다움을 작품 속에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동안 영화, 인테리어, 출판사 아트디렉터, 건축디자인과 교수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었던 최정화씨는 올해 연극에까지 그 영역을 넓히고 있다.

조각가 이재효씨의 새로운 등장도 주목된다. 서울 여의도 63빌딩 앞에 설치된 커다란 나무 공 작품 등 최근 도심 곳곳에 그의 작품이 많다. 15년 전 가난했던 시절, 같은 조각가인 아내 차종례씨와 함께 경기도 양평에 자리를 잡은 이씨는 지금 건평 5백평 규모의 전시장과 작업실을 만들었다. 나무를 소재로 하는 그의 작품은 해외로부터 전시 요청이 잇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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